2013년 7월 20일(토) DAY60
오늘의 원래 계획은 티티제에서 바로 알펜가도(E308, E309국도)를 지나 퓌센을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빠가 스위스에서 우리 사용하려고 산 과도칼이
정말 마음에 들으셨는지 선물로 몇 개 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빅토리녹스 칼이라서 독일에서 찾기 힘들까봐....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티티제에서 퓌센 가는길에 스위스 국경 한 번 살짝 넘어보지 뭐~
해서 또다시 넘게된 국경 ㅎㅎㅎㅎ
오직 빅토리녹스 과도를 사기위해서 ㅋㅋㅋㅋ
다시 스위스 땅을 밟게 될 줄이야.
그냥 지나가면 섭섭하니 샤프하우젠에서 유명한 라인폭포 한 번 보고 갈까?
우선 샤프하우젠도시명을 내비에 입력하고 동네를 돌다보니
갈색의 이정표에 라인폭포라고 쓰여져있는 것 발견!
(이정표가 갈색으로 되어있는 곳은 관광지로 가는 길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주차장으로 진입하는데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차가 꽤 많았다.
차를 주차하고 사람들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따라 걸어가보니~
시원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라인폭포
폭 150m에 높이 23m정도의 가로로
넓은 폭포라서 다른 폭포들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폭포였다.
주차장으로부터 이어진 산책길을 따라 조금 더 가까이 걸어가보기로 한다.
폭포를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유람선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가까이서 봐도 딱히 더 멋있을 것 같지는 않고
머리랑 옷만 젖을까봐 우리는 멀찌감치서 바라보기로 ㅎㅎ
소리가 하도 커서 눈으로 보는 폭포가 아니라 귀로 듣는 폭포 같았다.
뿌연 물거품이 이 샤프하우젠의 매력인 듯?
가까이 기념품상점이 있고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다리를 건너려고 하는데 밑을 보니 물고기들이~~!!
정체모를 거품이 떠다니긴 하지만 물속이 훤히 보여 물고기가
물살에 저항하여 반대쪽 방향으로 힘을 주고 있는게 느껴졌다.
저~기 전망대 까지 올라갈 수도 있긴 하지만 멀리서 지켜봄으로써 만족하기로 ㅎㅎㅎ
유람선이 정말 가까이에 가던데 옷 다 젖겠네 ㅋㅋㅋㅋㅋ
샤프하우젠 마을을 둘러보지는 않고 지나는길에 들렀던 라인폭포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다른 폭포들과는 다른 모양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폭포는 사진보다 동영상이
시원한 폭포 구경도 했으니~ 우리의 목적을 달성해야지!!!
라인폭포 근처에 있는 기념품가게에서는 맥가이버칼은 파는데
우리가 찾는 빅토리녹스 과도가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주차장 들어가기전에 Migros를 발견해서 그 곳에 팔 것 같아서 차로 이동을 했다.
다행히 샤프하우젠 주차장도, 미그로스 주차장(유료)도 유로로 결제 가능했다.
주방용품코너에 있었던 빅토리녹스 칼 (4.5프랑)
키르호퍼에서 구매했던 것 보다 조금 저렴했었다.
이 칼이 과일도 채소도 고기도 정말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서 아버지가 참 마음에 들어하셨다.
찾고 반가워하시는 아버지는 다섯개를 구매하시고,
나는 스위스에 다시 돌아왔는데 그냥 가는게 아쉬워 동생 줄 초콜릿을 사고...
우리는 스위스에 칼 몇개 사겠다고 국경을 넘나드는 그런 가족 ㅋㅋㅋㅋㅋㅋㅋ
만약 여기 없었으면 다른 미그로스나 쿱을 찾아야 했을 뻔....
그렇게 우리는 진짜로 스위스에 안녕을 고하고 다시 독일 국경을 넘는다.
내비에 알펜가도를 따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퓌센 방향으로 가다가
308국도 이정표를 발견하고 빠져서 310국도로 연달아 달리다 보면
정말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검은숲 드라이빙 코스보다 알펜가도가 더 아름다웠다.
하지만 알펜가도를 달리는 사진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알펜가도 초반에 숲길을 달리는데 내가 운전을 험하게 한다는 이유로
엄마와 옥신각신을 하다가 말 한 마디 없이 달리는 바람에
차 세워서 구경하지도 않고 오로지 운전만 했었다.
점심을 쉼터에서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는데 다 입맛 없다해서 점심도 굶고..............
몇일 뒤에도 다툼이 있는데...우리 이 때 왜 그렇게 예민했는지 ㅎㅎㅎㅎ
운전만 하다가 한 마을을 지나가게 되는데,
정말 느낌상 직감으로 공구 상가로 보이는 곳을 발견 했다.
이름은 'V-Markt'
아빠가 독일 다니다가 공구상가 나오면
꼭 들르자고 말씀을 하셔서 계속 눈에 불을 키고 찾았는데,
겉으로는 다른 마트와 크게 다를게 없었는데 왠지
공구파는 곳일 것 같아서 무언수행 중에 주차를 했다.
여기 한 번 들어가봤다 오시라고 엄마랑 아빠를 보내드리고 따뜻한
햇살에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정말 꿀잠 잘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창문을 두드리며 나를 깨우는 엄마
시계를 보니......................이 곳에 도착한지 한 시간도 넘었다.
무슨일이냐고 여쭤보니...아빠가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셔서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나올 생각을 안 하신단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하니 니가 가서 도와주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진짜 아빠 때문에 못 살겠음
엄마의 말을 듣고 내부로 들어갔는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큰 공구상가였다. 없는게 없었던 곳
모든 공구류와 캠핑용품도 조금 있었고 인테리어 아웃테리어 소품및 자재들...
정말 우리아빠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돌아다니다가 아빠를 찾았는데........볼게 하도 많으니 마음이 급하셨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시며 구경을 하고 계셨다 ㅋㅋㅋㅋㅋ
그 모습이 어찌나 장난감가게에 홀딱 빠진 어린아이 같던지...
묵언수행은 재껴두고 엄마랑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빠한테 왜 저기 인테리어 자재쪽은 안 가시냐고 물었더니
거기까지 가면 구경하느라 못 나올것 같다 하시던 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웃겨 죽을뻔했네....여러가지 물건을 들었다 놨다가 하시는 아버지
그렇게 몇개의 도구와 보쉬 소형 전자드릴(메이드인헝가리)하나를 구매하시고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던 아버지
여기 안 들렀으면 어쩔뻔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긴 쇼핑을 마치고 이제 자유파에 나온 캠핑장 Camping Bannwaldsee로 고고고!
자유파에 나와있는 사진이 너무 예뻐서 기대되는 곳이었다.
호숫가에 자리하는 캠핑장의 모습을 기대하며 도착했는데....
뭔가...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입구부터 잔뜩 주차되어있는 차와 부산스러운 내부....
리셉션에도 사람이 많고.....
내 순서를 기다리는데....
앞사람이 얘길하다가 돌아가는걸보니 긍정적인 대답이 아닌 것 같았다.
내 차례가 되고 우리 2박 묵을건데 전기되는 텐트사이트 있냐 물었더니.
2박은 안 되고 1박만 가능하고 전기 사용이 불가한 자리란다.....
아 진짜...대 놓고...'아유키딩미??????' 라고 할 뻔 했음
전기요 없이 어떻게 자라고!!!!??? 물론 유럽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도 했지만...
.우리는.....전기가 꼭 필요하다구요...ㅠㅠㅠ
기대했던 캠핑장이었는데 자리가 없대서 멘붕...
우리 여행 중에 처음 겪어본 상황이었다.
성수기에다가 주말에다가 위치도 좋아서 엄청 많은 숙박객이 이 곳을 찾은 듯...
상심에 빠져 탐탐내비로 근처 캠핑장을 검색해서 가기로 한다.
이런상황을 대비해 근처 캠핑장을 찾을 수 있는 기능이 있는 탐탐을 챙겨온게 정말 잘 한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캠핑장 Campingpark Lechsee
내일 가게 될 노이슈반슈타인 성과는 조금 멀지만
그 북적거렸던 캠핑장보다 훨씬 한가롭고 좋았다.
이 곳도 역시 호숫가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경치도 멋졌고~~!!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젊은총각이 한국사람인걸 확인하고 내일 한국인 단체 손님이 있단다.
"그래? 학생들이야? 대학생?"
"음....그건 잘 모르겠고...작년에도 왔었던 단첸데.....아마 니 또래쯤 될거야?"
"내 또래??"
"아....근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내 나이를 듣더니... 미안하단다 너보다 훨씬 아래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8~19세 정도
고맙다...짜식......그 나이 또래로 봐주어서 ㅋㅋㅋㅋㅋ
아마도 어느 대학 신입생 단체이지 않을까 싶다.
혹시 마주칠까 싶었는데 캠핑장이 워낙에 넓어서 결국 만나지는 못했다.
기대했던 퓌센의 캠핑장을 못가게되어 서운했는데
더 좋은 곳에 오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한적한 호숫가에 위치한 대형 캠핑장에서 텐트 사이트도 좋았고~
카라반이 엄청 많은데 장기 투숙객이 많은 것 처럼 보였다.
내일은 차를 몰고 '백조의 성' 노인슈반슈타인성으로 가볼까 한다~^^
7월 20일(토) 총 이동거리 : 358.4km
숙박비 : 32.80유로
주차비(샤프하우젠 + 미그로스) : 8.30유로
자석 : 4.95유로
미그로스 : 25.60유로
Total : 71.65 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