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9월 4알(월)*
▲김동률의 음악③
◾반갑고 익숙한 노래들
◀그게 나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답장
◀잔향
◼길병민
◀낙엽
◼기타“정재일. 아코디언:하림
◀동화
◼ft 아이유
◉집에서 보면 맞은편 동쪽에
모양 있는 봉우리를 이고
서 있는 산 이름이
갈기산(葛基山)입니다.
685M 높이의 이 산은
양평군 청운면에서는
가장 높고 멋있게 생긴
명산입니다.
뒷면은 강원도 홍천입니다.
산 이름을 그냥 들으면
말갈기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한자어로는 칡 ‘갈(葛)’에
터 ‘기’(基)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이 산에 오래전부터
칡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칡으로
뒤덮여 있지 않은 산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모든 산과 하천 둑까지
뒤덮고 있는 것이 칡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에게
쓸모가 많았던 구황식물로
대접받았습니다.
칡뿌리의 분말로 만든
칡국수, 칡떡 같은 식품은
인기 있는 먹거리였습니다.
꽃에서는 와인 같은
향기가 나서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습니다.
칡뿌리로 만든 갈근탕은
감기가 들었을 때 먹는
한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옛 조상의 삶은
칡과 관계가 깊었습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생활을
여러 영역에서 도운
유용한 식품이었지만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과 약품이 풍부해지면서
지금은 악명높은 잡초처럼
처지가 전락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을 뒤덮는
유해식물이 됐습니다.
칡을 제거하는 일을 하는
직업까지 생겨났습니다.
가을의 일곱 가지
대표적 식물의 하나로
대접받던 것은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눈총받고 천대받으면서도
어김없이 8월 늦여름부터
칡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지난 주말 산행길 곳곳의
칡 무리 속에서
붉은빛 도는 자주색의
칡꽃을 만났습니다.
홍자색의 꽃에 노란 무늬가
박혀있습니다.
꽃잎은 나비 모양을 닮았습니다.
넓은 잎겨드랑이에서
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칡꽃은 같은 콩과인
아카시아꽃과 비슷한
향기를 풍깁니다.
◉왕성한 번식력을 보이는
칡은 부지런한 식물 같지만
사실은 게으름뱅이 식물입니다.
밤낮없이 잠을 자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낮에는 빛이 너무 강해서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잠을 잡니다.
그때는 잎을 세워서 잠을 잡니다.
밤에는 잎에서 수분이
달아나는 것을 막으려고
잎을 아래로 닫고 잠을 잡니다.
이처럼 자유자재로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잎 아랫부분에 ‘잎바늘’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각도를 틀어가며 효율적으로
햇볕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뙤약볕에 축 늘어져
일하기보다는 그때는 낮잠 자고
남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는 쪽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칡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냥 노는 것 같은데
공부 잘하는 학생 같습니다.
◉칡은 도대체 무슨 비결로
순식간에 주변의 숲을
덮어버릴 만한 능력을 발휘할까?
하나는 줄기가 덩굴성이기
때문입니다.
키 큰 나무를 타고 올라
못살게 굴기도 하지만
나무가 없으면 오히려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나무 없는 둑이나 산비탈이
칡으로 덮여있는 모습을
흔히 봅니다.
칡은 풀이 아니라 나무입니다.
그런데 덩굴성이라 줄기를
다져가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땅 위로 뻗어가면 그만입니다.
다른 하나의 비밀은 굵은 뿌리에
있습니다.
엄청나게 굵은 뿌리에 에너지를
잔뜩 쌓아놓고 무서운 속도로
자랍니다.
◉한때는 이쁨을 받았던 식물이
지금은 눈총받는 천덕꾸러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칡은
자연 속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올해처럼 비가 많이 내려
잦았던 산사태는 절개지(切開地)에
칡을 잘 심어 활용했다면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칡은 콩과식물로 땅을 살리고
비옥하게 만드는 데도
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망토 식물의 하나로
꼽을 수도 있습니다.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
등나무 왼쪽으로 감으면서
서로 뒤틀려 얽히고설킨 데서
나온 말이 갈등(葛藤)입니다.
칡을 싫어해야 하나?
좋아해야 하나?
사람들에게 갈등을
일으키게 하는 자리에 있는
식물입니다.
◉가수 김동률은
음악적 욕심이 많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도
끊임없이 합니다.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익숙한 노래를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김동률은 오는 10월 열리는
자신의 콘서트에서는
음악적 욕심이나
새로운 시도를 접어 두고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무대에 올리겠다고
미리 약속했습니다.
잘 알려진 자신의 노래로
대중적인 무대로 꾸미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의 콘서트 무대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노래 몇 곡을 미리 만나봅니다.
◉‘그게 나야’(Who I Am)은
2014년 김동률의 6집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많은 그의
발라드 가운데서도 수작으로
꼽히는 노래입니다.
앨범이 나온 뒤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별 후 그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후회와 그리움 등 여러 감정을
담은 노래입니다.
◉‘전람회’ 시절부터 김동률의
팬이었던 공유가 13년만에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섬세한 연기력으로
남자의 짙은 감성을
잘 나타냈습니다.
이삿짐을 챙기던 중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정리하면서
여전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뮤직비디오로 만나보는
‘그게 나야’입니다.
https://youtu.be/4GW7xwZkDsY?si=IqwsFr8eCjFzpvSw
◉3집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버클리 음대 유학 후에 나온
앨범에 담겼던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물론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며
인기가 대단했던 대표곡입니다.
기존의 감동률 스타일의
발라드에 라틴팝 적인 요소를 ‘
보태서 감미롭게 만든 곡입니다.
서로 사랑했다가 오랜 시간 뒤
다시 만난 남녀의 떨리는
감수성을 섬세하게 가사로
잘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이런 노래에
최적화된 김동률의
매력적인 음색이 노래를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 줍니다.
김동률의 목소리에 떨림이
많은데도 저음으로 그 떨림을
잘 가려주면서 음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게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Amore Mio(내 사랑)’
뮤직비디오가 있지만
노래가 나온 10년 뒤
김동률의 생방송 공연으로
들어보는 이 노래입니다.
https://youtu.be/np0s2col2I4?si=42WXQi5AFTylJpS0
◉2014년 앨범 ‘동행’ 이후
3년 만에 돌아와 낸 노래
‘답장’은 공개 즉시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역시 김동률의
파워를 보여준 노래입니다.
이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보내려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하는데
긴 시간이 걸려
6분이 넘는 길이의
긴 노래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첫 가사와
마지막 가사를 이으면
그게 바로 답장 내용입니다.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
사랑해 너를’
◉그래도 뮤직비디오를 보면
몰입감을 가지고
한참을 볼 수 있습니다.
현빈과 이설이 나오는
뮤직비디오의 흐름을 보면
사랑하지만
너무 늦어 버려서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터지는
화려한 폭죽은
결국은 서로의 추억에 작별을
고하는 의미인 듯합니다.
현빈과 이설의 표정 연기와
꽉 막힌 도로의 모습,
서울의 자연스러운 풍경들이
김동률의 노래와 함께
오래 남는 뮤직비디오입니다.
https://youtu.be/kMRLzSQorK0?si=PZLn3WmLYCzZrVDr
◉김동률은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귀국해서
4집 앨범 토로(吐露)를
내놓습니다.
토로는 마음에 있는 것을
최다 털어놓고 말하는 것,
영어의 ‘Speak out’과
같은 뜻입니다.
이 앨범 속에는
잔향(殘響:殘香)이라는
지독한 사랑의 노래가
들어있습니다.
두 가지 의미의 잔향을
한 노래 속에 담았습니다.
잔향(殘鄕)은 남아있는 소리,
잔향(殘香)은 남아있는 향가를
말합니다.
실내 발음체의 소리가
그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소리가 殘響입니다.
◉이런 잔향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도 들려옵니다.
마음속에 갇혀 사라지지 않고
심장과 영혼을 계속치며
귀를 막아도 들라는 것이
잔향입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상사병(相思病)이 됩니다.
김동률의 노래 첫 연은
이 잔향을 말하고 있고
둘째 연은 잔향(殘香),
즉 남아있는 향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사랑하면 이런 제목,
이런 가사가 나올 수 있느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동률은 자기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은 성악가가
그의 노래를 자주 커버 합니다.
이 노래는 특히 성악가들이
탐을 냅니다.
국악 반주를 곁들여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의 노래로
만나보는 ‘잔향’입니다.
https://youtu.be/O1MzfRxLcB8?si=52SR39bmjx9qdAHY
◉아직 낙엽 지는 가을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았습니다.
아마 감동률의 콘서트가
열릴 때쯤에는 낙엽이
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동률이 음악 동지 정재일,
하림과 함께 엮어내는 ‘낙엽’을
시간 앞당겨 들어보도록 합니다.
정재일이 기타 연주를,
하림이 아코디언 연주를
맡았습니다.
2004년 콘서트 라이브입니다.
https://youtu.be/vhpxhUVEBt0?si=j4DaWRCcIvKWwMro
◉김동률이 아이유와 함께
선사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마지막 곡으로 듣습니다.
아이유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김동률의 ‘동화’입니다.
아직은 저 멀리 있는
겨울입니다.
시간을 좀 더 앞당겨
그 겨울 속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노래입니다.
꿈을 잊은 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뿔이 참 멋지네요’라며
잊고 있던 꿈이 여전히
멋지다고 말해 주는 노래입니다.
그러면서 어른들에게
아직은 꿈을 꾸어도 괜찮다며
위로를 건넵니다.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아이유의 맑고 가는 목소리와
김동률의 거칠고 굵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뤄 동화 같은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김동률-아이유의 조합이 주는
폭발력이 대단해서 노래는
2018년 12월에 나오자마자
주요 음원 1위 자리를
모두 가져갔습니다.
애니메이션 영상을 따라
‘동화’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https://youtu.be/OM_QECPyIUg?si=t0p_4OOLunM7VXw_
◉잔서지절(殘暑之節)이라 해서
아직은 더위가 남아있는
9월 초입니다.
그래도 낮이 점점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보니
여름 기운이 꼬리를
감추고 있는 것이 실감 납니다.
아침 6시가 지나야
해가 뜨고
저녁 7시 이전에
해가 집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농사짓느라 힘들었던
농부들은 이제는
쉬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호미를 씻어 걸어두고
더위와 피곤을 푸는
여유의 시간을
가질 때라고들 합니다.
말은 그렇지만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
날은 그라 많지 않습니다.
우선 들쑥날쑥 찾아오는
초 가을비가 신경이 쓰입니다.
이삭이 제대로 패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심이 마냥 편한 때는
별로 없는 모양입니다.
(배석규)
옮겨온 글
첫댓글 시원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