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51년전으로 시간여행을 갑니다. 저의 인생에서 군입대가 3번이라고 하였는데 그 첫번째 입대가 바로 1972년 6월 2일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하여 만 3년(34개월 16일)의 현역복무를 마치고 75년 4월 17일에 제대를 한 이야기가 지금부터 미니 시리즈로 나갑니다.
1972년도! 동년배들은 72학번이라고들 말하는데 나는 72군번으로 탈바꿈을 하고말았다. 워낙 왜소한 체격에 허리 사이즈도 27 정도였으며 당시에 체중이 51kg~52kg 정도밖에 안나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만 18살이 조금 지난 나이에 군대를 지원입대 하려고 당시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해병대사령부에다가 해병대 일반병지원서를 넣고 지원했으나 결과는 이미 불보듯 뻔한것 같이 신체검사에서 보기좋게 낙방!
공군이나 해군은 지원입대 자격여건이 해병대보다 조금더 까다로워서 그래도 제일 수월하다고 생각한 해병대에 지원했는데 보기좋게 신체검사에서 낙방을 하고 실망에 빠져있었는데 누가 정보를 가져다 준다. 육군에도 일반병 지원입대가 생겼다고, 당시에만 해도 육군은 지원입대가 장기하사관 이외에는 지원병 제도가 없었는데 1971년도부터 일반사병도 기술행정병(이하 기행병)제도가 생겨서 사회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그 기술을 이용하여 입대하게되고 훈련소에서 기본훈련인 6주간의 훈련만 마치면 후반기 기술교육을 받지않고 바로 자대로 배치되는 제도라고 한다.
그런데 가지고있는 기술이라고는 밥잘먹고 잠잘자는 기술외에는 없는 내가 어떻게 기행병에 지원입대를 할수 있을까 하고 여러가지로 알아본결과 공업고교를 졸업했거나 사립통신학원에서 통신기술을 수료하면 지원자격이 된다고 하여 당시에 지인가운데 TV통신학원을 수료한 사람의 졸업장을 빌려서 이름을 고쳐가지고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지금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말할수 있다! 입니다. ㅎㅎㅎ 다시 말하자면 사문서위조의 범죄행위랄까... 남들은 군대를 안갈려고 사문서보다 더한것도 위조하는데 저는 어떻게해서 발버둥을 치면서까지 군대를 가겠다고 했는지... 그러니까 평생에 군대를 3번이나 입대하게되는 특이한 이력을 가질수가 있게 되었지요!
어찌 되었든지 자원입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신체검사까지 마친결과 이번에는 영광(?)의 합격을... 병과는 통신행정병 이라나 뭐라나, 그리하여 입영날자를 받고서 72년도 5월말에 용산역에서 논산으로 가는 완행열차를 타고 논산훈련소 수용연대로 입소를 하였다. 입소예정장병들은 논산수용연대에서 며칠을 기다리면서 매일매일 자기이름이 호출되어 훈련소로 입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간은 군대복무기간에 들어가지않고 훈련소에 입소하는날부터 정식으로 군대복무기간으로 계산이 된다.
이곳에서 대기하는 동안에 다시한번 일반상식 비슷한 시험과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주로 물어보는게 사회에 있을때 하던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게 주목적이었다. 나에게도 무슨일을 했었냐고 물어보기에 어린나이라 직장생활도 한적이 없고 그래서 당시에 집에서 부친이 문교부에 반공교재 슬라이드를 제작해서 납품했는데, 슬라이드 필름을 환등기에 넣고 볼수있도록 필름을 가위로 한장씩 잘라서 후레임에 끼워넣는 단순작업을 해본적이 있어서 그것을 얘기했더니 훈련소에 들어가기전에 병적카드에 나의 병과가 920(사진 주특기) 양성병으로 기재가 되었다. 결론은 통신행정병인 병과가 사진주특기 양성병으로 정해져서 드디어 72년도 6월 2일에 논산훈련소 23연대 4중대 5소대로 배정되어 6주간의 호된 논산훈련소 신병훈련이 시작되었다. 당시의 동기생들 논산훈련소 군번은 12268xxxx로 나갔는데 나의 군번은 논산훈련소 입소라도 기행병이라 달랐다. 군번은 7172xxxx인데 나중에 앞의 4자리가 7172에서 7100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로 나의 군번은 7100xxxx이다. 6월 초여름의 뜨거운 날씨속에서 당시에 지급받은 총은 6.25 전쟁때 사용하던 M-1 소총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내 키보다도 더긴 소총을 어깨에 매고 무거운 철모를 쓰고 훈련이라기 보다는 거의 기합에 가까운 제식훈련과 여러가지 포복훈련 등등.
물자가 부족하여 M-1 소총으로 사격연습을 하는데 처음에는 소총의 영점조준을 잡기 위해서 3발씩을 사격하는데 이 M-1 소총이 오래된 고물에다가 총구가 늘어나서 정상적인 교육대로 배운것을 가지고 사격을 하면 영점사격이 잡히지를 않아서 대충 해보고 스스로 알아서 오조준을 해서 영점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훈련소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동안에 1인당 실탄지급이 모두 12발이다. 이것으로 영점조준을 못잡으면 사격훈련은 끝. 그러니 이런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훈련을 마치고 만약에 전방부대로 배치되어 실전사태가 벌어진다면... ㅠㅠ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첫댓글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인데도 또렷하시네요. 역시 총명으로는 감히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윤님이십니다. 드디어 윤님의 인생이야기가 펼쳐지는군요. 기대 됩니다
치매에 걸리지않기 위하여 과거의 기억을 최대한으로 끄집어 내는중입니다.ㅎㅎ
군대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으니 왠일일까요. 반대로 여성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그중에서 압권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랍니다 ㅎㅎ
앗~군복무중 축구경기 한것도 있는데 그 이야기는 하지말아야 하나요?^^
전 76년 6월 8일 수용연대에 입소했는데
저때는 수용연대에 입소했을때부터 군복무기간을 산정했고 출발은 왕십리역, 사격은 M1 과 M16을 했는데
4년 차이가크네요
네, 저희는 훈련소에서 M16은 사격하는것 시범만, 그것도 딱 한번 보았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자대배치 받아간지 얼마 안되어서 기수별로(통신병과는 대전 통신학교 기수가 있습니다 저는 안갔지만) 엉덩이 곤장을..ㅠㅠ
저는 야전침대봉으로 29대를 맞고난후에 고참들의 유혹에 말려들어가서 "너는 고참이 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 말에 순진하게 "네, 저는 고참이 되도 졸병들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가 그날밤 군대생활 3년치의 괴롭힘을 모두 소화해야 했습니다 ㅎㅎㅎ
흥미진진합니다. 저는 얼마전 까지도 꿈에서 영장을 받고 벌벌떤다든지, 제대 2달 남겨놓고 제대 명령이 취소됏다든지 하는 악몽을 수없이 꿨읍니다.. 군에 3 번 가셨으니 군대 다시 가는 꿈은 않꾸시겟네요...ㅎㅎ.
아니요, 자주는 아니지만 몇년에 한번씩은 꿈을 꿉니다. 한국군이 아니고 미군으로 용산에 근무할때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좋았으니까 또 하고 싶어서..^^
다음 글이 기대가 됩니다!
기대가 크시면 실망도 크실텐데요...^^
아니 어떻게 세번이나 군입대가 가능 하나요
CA Yoon님이 나라 사랑이 용암처럼 쏟아 져셔 입니까
아니면 앞으로 연재글 기다리면서 입 꾹 다물고 있을까요
곧 아시게 되겠지만 잠시라도 베일에 쌓이는게 좋을것같아 기다리라고 하실게요...^^
역시 현재까지 댓글 다신 분들이 모두 남자네요 ㅎㅎ
다 읽으면 왜 그리 군대를 사랑하셨나 알게 되겠죠?
재미있는(?) 군대이야기에 여성회원 1호로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3번째까지의 입대 동기를 보시면 그때는 아~하고
이해가 되실겁니다.^^
군대 영화만 보는 옆지기.. ^^
올가미로 다시 갈꺼여?
농담하면 아주 질겁을 합니다 ㅋ
최전방 군대서 족구 한 그 야그
제가 생중계 해드릴 지경으로 수 십 년 세뇌 중이고요
암튼 홧팅~
대한 건아들도 홧팅~
군대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상처자국들이
이제는 아물때도 되었는데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을 하는것을 보면
군대생활은 치매가 걸려도 기억을 하고있을것 같습니다.^^
@CA Yoon
저는 오빠가 다섯분이라 어지간한 군대이야기는 다 알지요.
큰오빠 제대하면 둘째오빠
둘째오빠 제대하면 셋째오빠
셋째오빠 제대하면 넷째오빠
넷째오빠와 다섯째오빠는 2년차이라 둘이 겹쳐서...
저는 면회를 하도 많이 다녀서~~ 동생이 이쁘면 휴가보내준다며 좋아하던 오빠들~~
둘이상 모이면 군대이야기... 시작해서 끝이 없습니다.
큰오빠는 월남도 두 번이나 다녀오고 그것도 특수부대로
셋째오빠는 헌병인지 매일 바지가랑이에서 철렁 철렁 쇳소리나게 걸어다니고~~
막내오빠는 논산훈련소에서 삽가지고 땅을 파는데 옆에 못된 인간이 장난한다고 밀어서 이가 다 부러져 지금 전부 틀니..
의가사제대를 했는데 원주 국군통합병원에 수도 없이 면회를 다녔지요.
지금같으면 치료를 다 해주었을텐데 그때는 의가사제대로 퉁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로 고생하는데
마음같아서 지금이라도 소송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도 오빠들에게 들은 군대이야기하라면 2박3일은 너끈히 할 수 있을것같습니다.
그 덕분에 어려서부터 오빠들하고 구슬치기, 양이치기, 딱치기, 잣치기, 화투놀이~~못하는게 없지요.ㅎㅎ
군대이야기 여성회원 2호는 완전 전문가이신 Joanna님!
일일이 설명을 안드려도 저보다도 더 잘 아실것같은 느낌이...ㅎㅎㅎ
저도 군대에서의 일을 소송을 하려면 수십개는 될겁니다.
그런데도 재미있는것은 제대를 하고나서 사회에서 그들을 만나면
그런 억하감정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는 불가사이한 일이...
군알못인 저로서는 일단 통신행정병과에 사진주특기 양성병으로 배정받으신 거라고 이해하겠습니다..
남들은 다 피하려는 대한민국 군대를 사문서 위조까지 감행하면서 들어가신 카윤님의 본격적인 좌충우돌 활약이 펼쳐질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네, 정확하게 이해 하셨습니다.
곧 2편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군대이야기... 재미있네요.. 저는 해병대 259기.. 72학번.
제가 72년도에 해병대 합격했다면 청개구리님은 평생 저에게 "충성!" 해야하는데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저도 72년도 연대 입소했습니다. 논산 23연대 ㅋㅋㅋ
여기 72학번 손듭니다! 73년 7월에 이민을 와서 3개월 만인 10월에 미육군에 입대... 생각만 해도 숨이 찹니다!ㅎㅎ
한미연합군 이라면 제가 고참이고 미군으로는 아톰님이 고참인거 맞습니다 ㅎㅎ
저는 군인부대에서 근무했고 12년동안 근무할때 한국 대위들이 "Advance course Engineer" 6 개월동안 공부 하려 와서 맛있는 음식도 자주 해드려서 30년후에 한국에서 지인으로 변해 왕래가 있어서 군인 생활 이야기 자주 들어요 의리 있는군인들이랍니다.
사진을 보니 영화장면 같아요. 제2편의 이야기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군인들중에서 위관급 장교들이 미국으로 단기 교육 오는군인들은 군대내에서도 엘리트에 속한답니다.
그런 대위들이라면 장차 대한민국 군대의 중심에서 군대를 이끌어나갈 초급장교들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군생활과 50년전의 저의 사병생활은 완전히
호랑이가 전자담배 피우던 시절로서 그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않는
옛날 이야기일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