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으로 사는 인생 / 안선희26가족
화폐가 없던 시대에는 물물교환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는데
동물의 가죽이나 과일 곡물 농기구 기타 생활필수품 들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약 3,000년 전, 기자조선(B.C.957)때 자모전(字母錢)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마한(馬韓)의 동전, 진한(辰韓)의 철전
동옥저(東沃沮)의 금은무문전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가 물건살 때 대가 지불한 것 외에
거저 조금 더 얹어 받은 것을 ‘덤’이라한다.
덤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더 받았기 때문인데,
덤으로 주는 장사꾼보다 덤을 받는 사람의 기분이 더 좋다.
대가 없이 받은 것은 그리 소중할 것도 없지만
다시 나누어줘도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덤을 받은 사람의 마음도 이리 좋은데
덤을 줄 수 있는 상대의 마음은 얼마나 좋을까?
물질로 주고받은 덤은 그 기쁨이 오래가지 않는다.
대부분 그 물질이 남아 있을 때까지만 고마움과
기쁨이 존재하고 마음은 좀 더 오래가지만 곧 잊게 된다.
그러나 인생의 덤은 그 기쁨이 나 자신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이에게까지 전달되어서 넓게 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있어 덤으로 사는 인생은
홀가분하고 흥분된 삶을 살아갈 가치를 느끼기도 한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침묵하는 선인(先人)들과
살아서 숨 쉬는 나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깨닫는다.
사람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잃을까 걱정한다.
많은 것을 얻으려하는 것은 염려를 얻으려하는 것과 같이
그런 줄 뻔히 알면서도 한평생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어떠한 얻음도 그 대가를 지불해야 얻을 수 있고
그 대가는 물질도 될 수 있고 노력도 포함된다.
대가를 지불하고 얻어진 유형무형의 것들을 잃는다면?
그러나 얻지 않아도 될 ‘덤’인 경우에는
얻은 다음에 비록 잃는다 해도 조금도 억울하지 않다.
그러니 인생의 덤은 삶에 짐이 되지 않아서 홀가분하다.
짐을 털어버리니 마음이 가벼워서 살만하다.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항상 황홀하다.
나에게 주어진 나머지 삶이 비록 하루를
기약한다 해도 조금도 아쉬울 것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 살면서 진 빚이 있고
그것을 갚지 못했거나 갚을 것을 잊고 살아왔는지를
찾아내어 조금이나마 갚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살면서 좀 늦게 철이 들어서 늦게나마
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음이 기쁘다.
인생의 고뇌를 벗어버린 아스라한 망각의
세월들은 이미 나에게 스쳐지나간 바람이다.
나의 탐욕과 아집의 땀 냄새를 품어 안고
저 먼 하늘로 날아가 산화(散華)해 버렸을
그 세월의 바람은 서쪽하늘 바다 닿은 기슭에서
고뇌 벗은 찬란한 햇빛이 되어 넘어가려한다.
삶이 희망의 연속이라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는 해가 내일을 기약하는 것처럼 말이다.
첫댓글 덤으로 사는 사람이 너무 많고
댓가를 바라는 삶은 아니나
일은 댓가를 바람니다
덤도 덤 나름입니다.
덤으로 향후 얼마나 더 살지 궁금합니다.
재래시장에 가면 덤을 주는데
그 맛에 충동구매가 일어나니 공짜는 하옇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