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빈(主賓) 바뀐 북한 7·27 '전승절',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목 김정은, 러시아에는 무기 판매… 중국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협력 가능성 태영호(국회의원) 페이스북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벌렸던 북한의 ‘전승절 외교’가 일단 마무리됐다. 김정은은 이번 7·27 행사에 전략핵미사일과 각종 무인기 등을 등장시켜 자신들의 핵보유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묵인을 전 세계에 시위했다. 세계는 북한의 전략미사일이 열병식 광장을 지나는 순간 박수를 보내는 중국과 러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걸 새롭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북한 7·27 행사를 보면 예년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지난 시기와 달리 주빈이 바뀐 것이다. 원래 북한에서 ‘7·27 전승절’은 김정은의 표현처럼 ‘조중인민 공동의 승리’로 치러져 왔다. 그렇기에 북한은 이번 7·27을 맞으며 북한은 중국의 6·25 참전의 상징물인 우의탑을 리모델링하는 등의 공을 들였다. 하지만 막상 이번 ‘전승절 외교’에서 김정은은 중국보다도 러시아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중국은 주빈(主賓) 자리를 러시아에 내주고 옆으로 비켜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냉전 기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등하게 대하는 ‘등거리 외교’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냉전체계 붕괴로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동맹을 파기한 후 당연히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밀착되고 러시아도 이것을 당연히 여겼다. 그러나 이번 7·27 행사의 경우 북한이 러시아에 더 공을 들이는 데 대해서 중국도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잘 되었다고 묵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 왜 중국이 주빈 자리에서 귀빈(貴賓)자리로 이동했을까? 중국은 이번 북한의 ‘전승절 외교’에 로우 키로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거기에는 9월 예견되는 항저우 아시아게임의 성공적 유치라는 당면한 현안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1년 연기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이 코로나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이미지를 세계에 과시할 좋은 기회이다. 중국은 하반년에 한반도에서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고 한국과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적어도 9월 항저우 아시아게임 전야의 한반도 정세는 녹록지 않다. 8월에만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이어 을지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당연히 북한이 가만있을 리 없다. 결국 8월과 9월 한반도 정세를 무난히 넘기는 것이 중국에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 중국이 김정은에게 한반도 정세 안정을 부탁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김여정을 내세워 중국 대표단 앞에서 환영 연설을 시킨 것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김여정을 특사로 보내려는 신호가 아닌가 평가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북한에 고위급 대표단 초청이라든지 정세 안정화를 부탁했다면 김정은은 이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더 많은 무상경제지원을 요구했을 것이고 동시에 러시아에는 무기판매의 길을 열어 놓아 일거양득인 셈이다. 만일 북한이 7·27을 계기로 많은 실리를 챙겼다면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같은 새로운 도발로 나올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아시안게임에 고위급에 와달라는 초청은 없었다고 한다. 외교부 통보에 의하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우리는 선수단 39 종목에 114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