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그리움 슬픔을 끌어안고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우울과 불안과 고뇌의 시간을 빈방에 매달아두고 밤낮으로 사투를 벌였다
시와의 이별은 오지 않을 것이라던 산골소녀는 스물여덟이 되든 해 고향을 떠나 자신도 모르게 시를 잊었다 오십 넘어 시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가슴 벅찬 박종화 문학상으로 이력 한 줄 채웠지만 진작 축하해줄 그 웃음은 곁에 없었다
가슴속에 꽁꽁 싸매 두었던 꿈 갈퀴 같은 오십의 언어로 상처를 덧바르며 매 순간마다 깜박이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도 뼛속까지 거창한 일이 생길 것 같지 않아도 다시 꿈꾸었다
환갑이 되면 시를 쓰지 않을 것이라 하였지만 사부곡을 내면서 돌 틈바구니에 피고 지는 민들레처럼 허공으로 사라진 시의 홀씨 이름이 빛나지 않아도 날마다 시어들과 씨름하며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
<시작노트>
비우기 위해 떠나온 수성암자 새벽 스님 비질소리에 선잠을 깨어 심장의 파동을 느낀다 댓돌위에 가지런한 고무신을 신으며 새벽바람 쐬며 숨 한번 크게 쉬어본다
그 기분으로 시집 발간을 하고 독자들이 찾을 때 가슴앓이 하는 숱한 밤, 잠결에 낙서를 하고 운전하면서, 거리를 걷다가 메모한 쪽지를 모아 시시한 시 “쉰과 예순” 사이에서 소녀로 돌아가고 싶지만 명함 한 줄에 문학상을 기록하는 것도 내려놓지 못하는 욕심인가 고뇌의 시간에도 글을 놓지 않으려 구순이 될 때까지 또 다른 시어로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천도화
강원도 삼척 2008 한국작가 등단신인상 한국문인협회회원 /광명문인협회지부장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회원 한국여성문학인회원 계간 『문학에스프리』 이사 불교문예회원 / 시산맥 회원 경기도 문인협회 감사 한국작가회 이사 선진문학가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