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곰 인형의 꿈
유옹 송창재
눈은
밤을 더 깊게 한다.
초저녁 짧은 잠에
오래된 꿈을 꾼다.
예쁜 떡애기는
엄마 품에 안겨
하얀 눈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달려나가
썰매를 타고 싶었다.
그러나
얼마 지난 그 후에는
눈밭에 나가
미끄럼을 타고 싶다는 꿈은 결코 꾸지 않았다.
눈 많이 온 날
추운 마당 모서리에
솔가지 눈썹 꺽어 단
다른 사람을 만들어 세워두고
내가 만든 사람은
죽지 말라고 꿈을 뀠더니
꿈은 만들어져 있었다.
기척도 없이 쌓인 눈이
내다놓은
곰인형 한 마리를
찬 바람속에
커다란
북극 흰곰으로 만들어 주었다.
내 꿈이 이루어져 있었다.
눈은 밤을 더 깊게 만들어
꿈만 꾸게한다.
미끄럽지 않은 눈이
밤새
산처럼 쌓이면
동굴을 뚫어
저 밖으로 나가 봐야겠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
첫댓글 유년의 추억을 돌아 보네요
언제나 아름다운 감동 글 감사합니다
새우는집 머슴아 수필가 시인님!!
문운 가득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아끼없는 사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