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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시골 출신이 명문대에 가지 못하는 것은, 독서와 몰입 경험이 부족해서이지, 시골의 교육 혜택이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 부모가 TV를 안 보고, 책 읽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 키운다면, 당연히 이 시대에도 시골 개천에서 많은 "용"들이 나올 수 있다. |
“그래도 주변에도 공부하는 애들이 좀 있어야지, 만날 들로 산으로 놀러만 다니면 애가 공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선생님, 요즘 시골에 애들이 있어야 말이죠.”
그렇다 사실 이게 문제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보낸 후, 주변과의 경쟁이나 학습 분위기 안에 들어가는 것은 중학교 후반이나 고등학교 때 해도 늦지 않는다. 고등학교는 시골 마을에 없다. 최소한 읍내나 도시에 나와야 하니까, 고등학교 때 경쟁 분위기로 나와도 늦지 않는다.
Tips. 시골에서 자연과 교감하면서 창의력과 근성을 키운 아이는 도시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단기간에는 뒤지는 것 같아도, 종국에는 더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단순히 대학 진학만을 가지고 보지 않고, 인생의 성공과 만족의 여부로 본다면 이는 더욱 분명해 질 것이다. |
그래서 나는 요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 학부모들을 계속 꼬시고(?) 있다. 한 5 가정 정도가 모여서 서울에서 2시간이내 거리의 분교가 있는 마을로 이사를 가서 초등학교때까지만이라도 거기서 아이들을 키우자고. 초등학교 때 자연과의 교감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다. 자연과의 교감, 독서를 통한 몰입 경험, 화목한 가정과 부모 사랑이 성공하고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3가지 열쇠인데 이중에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자연과의 교감을 꼽겠다. 자연이 가장 좋은 교사요, 사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연 속에서 교감하며, 좋은 공기를 마시고, 맑은 하늘을 보고,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자라면 아이들의 뇌가 변한다. 전두엽 발달에도 좋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도 좋다. 인류 역사상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시골 출신입니다. 최근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2010, 리더스북)에 소개된 카이스트의 유룡 교수님을 예로 들고 싶다.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었던 유룡 교수는 어려서는 자연 속에서 뛰어 놀고, 창의력을 키웠다. 여기에 특유의 끈기와 근면을 더해 한국 최고의 과학자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SBS 프로그램에서 묘사된 대로, 자녀들도 밥상머리 교육으로 잘 키워, 두 남매 모두 카이스트에 진학했고 인성도 훌륭한 아이들로 성장했다.
물론 시골에서 자랐다고 해서 다 큰 인물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그 인물은 못 되더라고 최소한 애는 착한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IQ는 못 지키더라도 EQ는 지킬 가능성이 있다.
아래 도표로 내용을 정리해 보겠다.
구분 |
독서가 받쳐 줌 |
독서가 받쳐 주지 못함 |
자연과의 교감이 있음 |
- 창의력과 자기 주도 학습의 기반이 잡힘 - 중고등학교 이후 읍내나 도시에 나가 경쟁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음 - 명문대 진학 가능성 및 창의력이 있는 인재로 성장 가능성이 있음 |
- 최소한 '착한'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음 - 부모에게 효도하고 인륜에 벗어나는 짓은 하지 못함 - 학교 성적은 좋지 않은 수 있음 |
자연과의 교감이 없음 |
- 시키는 공부는 잘하나 창의력과 근성이 없을 수 있음 -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이 나오나 고등학교 이상의 공부에서는 처질 가능성이 있음 |
- 창의력 부족,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음 - 게임이나, 비행 행위에 휩싸일 가능성이 많음 |
자연과 독서가 받쳐 주면, 지성과 인성이 길러지고, 독서 없이 자연만이라도 있으면 최소한 인성은 지켜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Tips. 최소한 시골에서 자라면 지성이 부족할 지라도 인성과 성품은 제대로 길러질 가능성이 도시 보다 높다. |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이다. 뇌 과학적인 증거, 식품 영양학적인 증거, 환경적인 증거이다. 우선 뇌과학적인 증거로, KBS 추적 60분 <<위기의 아이들 II>>에서 한 실험 결과를 인용하고 싶다. 서울 목동의 초등학교 아이들과 시골에서 자연 교육을 받은 거산 초등학교 아이들의 창의력 테스트 검사 결과를 보여 준다. 결과는 예상 한 대로 시골에서 자란 거산 초등학교 아이들의 창의력 점수가 훨씬 높습니다. 아마 대학 진학률은 목동에 있는 아이들이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대학을 가고,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에서 누가 더 성공하고 만족한 삶을 살지는 모르는 것이다. 프로그램에서는 배양진, 유시형 학생이라는 거산 초등학교 출신 우수 학생들의 인터뷰와 학교생활을 보여 준다. 이 둘은 거산 초등학교에서 자연 교육을 받고, 충남 외고에 진학하여 현재, 외고에서도 최상위권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이 아이들이 성적이 좋을 뿐 아니라 인성이나 교우관계도 좋다고 칭찬한다.
Tips. 시골에서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도시 아이들 보다 창의력 지수가 월등히 높고, 기발한 생각들을 해 낸다. |
둘째로 식품 영양학적으로 볼 때 시골 아이들이 더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점인데, 사람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한 감옥에서 죄수들의 피를 뽑아 일반인의 피와 비교해 보니, 납, 카드늄등의 중금속 성분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많이 먹는 사람이 자제력을 잃고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보고하는 연구는 굉장히 많이 있다. 박정훈 PD의 <<잘먹고 잘사는 법>>을 보면 일본과 미국의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시골에서 지내다 보면,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고, 식단도 가공 식품을 줄일 수 있다. 식단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필자는 개인으로 시금치와 토마토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필자의 경험도 그렇고, 전에 어느 박사 마을이라고 취재한 프로그램을 보니, 그 마을에 박사들이 많이 배출된 이유는 바로 시금치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한다.
Tips. 좋은 공기를 마시며, 오염 되지 않고, 첨가물이 덜 들어간 음식을 먹는 아이들이 지성과 인성이 더 좋은 아이들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
마지막으로 환경적인 요인은 좋은 공기, 좋은 소리, 좋은 풍경을 말한다.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도시의 오염과 소음이 우리를 얼마나 찌들게 하는지 모릅니다. 쥐 한 마리를 갖다 놓고, 우리가 평소에 듣는 자동차 배기음과 소음을 매일 들려주고, 그렇지 않은 쥐와 비교해보면, 정서적으로 생리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열변을 토하면 항상 나오는 반론이 있다.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골... 그런데 왜 못가겠습니까? 직장이 서울이나 도시에 있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지긋지긋해도 도시에 살아야죠. 또, 시골은 병원, 운동 시설, 쇼핑 시설 등편의 시설이 너무 없잖아요.”
“물론 인정합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의 결단이 필요하죠. 그리고 분명한 주관이 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가정과 아이는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정말 진지하게 이 질문에 답을 해 보아야 한다. 내가 12살까지 시골에서 아이 키우기는 제안하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부모들이 있다. 바로 아이가 아토피가 심한 집안이다. 아기 아토피로 1-2년 시달려 본 부모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좋은 공기, 좋은 먹을거리를 찾아서 아빠의 직장, 엄마의 직장도 포기할 마음의 준비가 된다. 이 집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무엇일까? 아빠가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엄마의 보람을 찾는 것보다 아이의 건강이다. 그러면 판단은 쉬워진다. 정말 아이의 정신 건강과 미래에 우선 순위를 두고, 가정에 우선 순위를 둘 수 있다면 여러 가지 고민의 요소는 쉽게 해결 될 수 있다.
왜 2010년대 대학민국에서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을까?
그것은 더 이상, 아이들의 자연속에서 기르고자 하는 용기있는 부모들이 적기 때문이다. 시골과 자연이 줄 수 있는 이 모든 교육 효과를 배제한 채, 도시에 가둬 두고, 게임과 영상 속에 가둬 두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가공식품과 탄산음료,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이고, TV와 게임, 인터넷에 아이들을 노출시키면서 아이들은 시골에서 자라는 장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키워진 아이들 중, 가정적으로 안정되고, 독서 경험이 받쳐 주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 공부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의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모험적인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저력은 부족한 것 같다. 자연이 박탈된 상황에서 부모가 화목하지 못하고, 책까지 읽지 못한 아이들은, 산만한 아이들, 신경질 부리는 아이들, 무기력한 아이들, 게임과 말초적인 자극에만 빠지는 아이들이 되어 가고 있다."
Tips.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것은, 부모들이 더 이상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도시에서 소수의 10%만 승자가 될 수 있는 무한 경쟁(rat race)에 몰두 하고 있다. |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시골로 갈 수 없다. 그렇기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린다. 우선 도시를 벗어날 수 없는 가정은 최소한 일주일에 3-4번 이상은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하며 밥상머리 교육을 하시길 권한다. 자연의 식단을 통해 자연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리고, 주말에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 가족들과 함께 산책이라도 가자. 그리고, 혹시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거나,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어차피 도시에 살 수 없게 된 분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시골에서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면 좋겠다.
사진
필자가 자연출산을 한 가정들과 함께 추진해 보고자 하는 12살까지 시골에서 아이 키우기 후보지로 답사한 양평의 한 초등학교 분교 전경
필자 아버님이 귀농하여 구입 수리한 시골집
약 백평 땅에 7-8천 정도가 소요 되었다.
<<칼럼니스트 소개>>
글쓴이 심정섭은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학사 편입 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IMF 1세대로 중소 무역회사, 컨설팅 회사, 현대 자동차 해외 영업 본부를 거치며, 바닥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시기에 잠깐 했던 영어강사 생활을 통해 본인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사 편입 한 후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10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유태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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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아이에 아빠입니다, 공감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저도 전원생활을 하려고 얼마전 알아봤는데 무엇보다 학교가 근처에 없어서 엄마가 픽업을 항상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건 마을에 또래가 없다는 겁니다.
천안 아산쪽 알아봤는데 뜻있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현실이~안받쳐 주는듯 해요..
공감합니다 천안아산에서그런마을을 찾고있네요^^
조금만 눈을 낮추면 가능하죠.. 좀더 알아 보세요..
좋을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부모입니다. 정말 이제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야 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