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디어 한글자판이 깔린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곳 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7. 중국시간으로 아침 7시군요.
시차적응은 문제없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맨하탄 중부에 있는 제 고등학교 동창집에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아파트 스투디오 (한 달에 1650불)에 살고 있어, 몇 일간 편안히 지낼 것 같습니다.
제가 영어로 보낸 이메일들은 다 잘 받으셨는지요?
하나는 아부다비에서 보내고, 하나는 어젯밤 묵었던 호스텔에서 보냈습니다.
비행여행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타고 간 Etihad 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항공으로 정평이 난 항공이었습니다.
의자도 편하고, 좌석마다 개인 TV도 있고, 비행기에 장착 된 카메라도 볼 수 있어,
비행기 앞과 밑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었습니다. 굳이 창가에 앉을 필요없이
카메라를 보면 밑에 풍경이 잘 보였습니다.
UAE에선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어떤 중국 할머니가 환승 티켓팅을 하는 장소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무슨 연유인지 티켓팅은 안되고, 상황설명도 없이 무조건 기다리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중국사람을 하나도 없고, 다 아랍이나 유럽 사람이라
애를 태우고 계셨는데, 저를 보고는 중국말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할머니와 항공사 직원 사이에서 통역을 하며 한 2시간 가량 같이 붙어다니며
도움을 드렸습니다. 저는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4시간이나 있어서 조금 여유가 있었죠.
그 상황을 자세히 다 설명드리긴 그렇고, 결국은 일이 잘 풀려, 할머니는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7개월 중국에 있으면서 중국어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UAE에서 뉴욕까지는 1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일단 뉴욕의 첫인상은 마음에 듭니다.
공항을 나서자, 여기저기서 도움을 주는 손길이 많았습니다. 흑인 직원들이 많았는데,
먼저 와서 어디가냐, 무엇을 타고 가냐 하면서 구하지도 않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호스텔 근처에 가서도 자전거를 탄 한 흑인아이가 멀리까지 와서 길을 가르쳐 주었구요.
처음 LA를 갔을 때완 달리 뉴욕에선 타인의 친절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공항기차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호스텔에 도착했습니다. LA갈 때와 달리 공항에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저 혼자서 처음 와본 뉴욕을 경험하며 길을 찾아가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그런다고 합니다. 뉴욕은 워낙 대중교통이 잘 되있거든요.
호스텔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나 제 친구 마크가 있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이 맨하탄 중심부에 있구요, 센트럴 파크 바로 옆에 있더군요. 그래서 점심 땐 센트럴 파크에
가보았습니다. 엄청나게 큰 공원이였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주로 앉아서 책을 읽거나
조깅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뉴요커들은 열심히, 적극적으로 사는 것을
좋아하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곳을 한 2시간 가까이 둘러본 후
그 유명한 뉴욕 핫도그를 하나 사먹고 돌아왔습니다. 이 곳 맨하탄은 아주 깔끔하고 멋있는 느낌이 듭니다.
건물들도 하나같이 멋있게, 거리도 생각보다 깨끗한 느낌이 듭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아무래도 돈이 많은 부자들이 사는 지역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걱정하셨던 번역은 잘 되었습니다. 어제 도착해서 보니 그 때까지도 이메일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오늘 마크 집에 와서 보니 번역이 도착해 있었습니다.ㅎㅎ
일단 제가 무사히 잘 도착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제 방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한 번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늘 서현이를 보면 떠올리는 단어 "대단하다" 입니다.
혼자서 저렇게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잇으면..
어릴적 그렇게 징징거리고..울고... 하던 파리삼총사 대장의 모습을 찾을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중국 할머니의 도움 얘기를 읽으면서.
그 할머니로선.... 완전 구세주를 만난듯한 기분이 들었을듯 합니다.
서현아 건강하게 잘 지내길 늘 바란다~
감사합니다.지금은 영감 할멈 둘이서 고요히 보내고 있습니다.착한 며느리가 들어와야 할텐데
언젠가 내가 서현이에게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했더니 아빠가 키운 자녀이면 누구든지 자기정도의 수준이던지
자기 보다 더 훌륭한 수준의 자녀일꺼라고 하더라.
ㅎㅎㅎ 아직 영감 할멈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
나는 그 영감이라고 부를 사람조차.... 베트남가고 ..... 혼자서..대궐같은 50평 빌라를 독차지하고 사는구만뭐.ㅎㅎ
어제 새벽엔 가위눌림을 당해서 얼마나 깨기가 힘들던지.
옆에 누가 있어서 제발 나좀 깨워줬음 좋겠다 싶었지만....아무도 없으니...혼자 힘들게 일어날수 밖에..ㅎㅎ
새벽 가위눌림은 하루종일 사람을 늘어지게 하더만.
어제는 운동 끝나자마자...10시도 안되서..잠들었네...ㅎㅎㅎ
22살.... 지금 희수나이에 시집와서...
어린 서현이, 희수, 희동이 키우며 바글 바글 다글 다글 하던 그 시절이 그리울때가 많아~
그래도 우리 파리삼총사가 아무탈없이..... 잘 자라줘서 너무 너무 감사해.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