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꽃 여행지 베스트 7
다설 지역인 고창 선운사 일원의 눈꽃
요즘은 이상 기온 탓에 눈 보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고창은 눈 많은 곳으로 꼽힌다. 사철 어느 때 가도 아름다운 선운사는 겨울철 절정의 설경을 선사한다. 하지만 봄 동백의 화려한 명성에 묻혀서인지 이상하게도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눈소식이 들리면 미끄러운 길을 마다않고 이곳을 찾는 사진가들이나 등산객들은 선운사의 설경을 잘 아는 이들로, 한 마디로 행운아들이다. 이른 아침, 눈 덮인 산하에 햇살이 내리쬐면 그야말로 신천지. 마치 먼 나라로 떠나온 듯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매료되어 추위조차 잊는다. 도솔천변 계곡 바위 위에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두터운 눈옷을 입어 따뜻해 보인다.
● 주변 볼거리 겨울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동불암 마애불까지 눈길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멀지 않은 동호해수욕장이나 만돌해변의 낙조를 감상해도 좋다. 그 외 인촌 김성수 생가, 서정주 생가, 상갑리 고인돌군, 도산리 고인돌군도 둘러볼 만하다. 고창 읍내에 모양읍성이 있는데 이곳 또한 설경이 멋지다. 읍성 바로 앞에 소리꾼 ‘동리 신재효’ 고택이 있다.
● 찾아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사IC-22번 국도와 29번 국도 갈림길(주천삼거리)에서 22번 국도 이용하면 흥덕. 이곳에서 선운사 팻말 따라 찾아들면 된다. 월동장비를 철저히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 추천 별미집 이 지역은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유명하다. 음식점이 밀집되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아산회관(063-564-3200)이 괜찮고 그 외 산장회관(063-563-3434), 신덕식당 등 많다. 선운사 가는 길목의 강촌식당(063-563-3471, 반암리)과 고창 읍내의 동백가든(063-563-4141)도 맛이 괜찮다.
● 숙박정보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동백호텔(562-1560), 송악모텔(063-564-8014) 등이 있다. 그 외 민박집 다수. 고창읍에서는 귀빈(063-564-1991)이나 황토방 찜질방(063-563-0303)을 이용하면 된다.
● 사진 포인트 설경 사진은 정상 노출보다 한 단계 밝게 찍는 것이 좋다. 흰색이 햇빛에 부딪혀 눈의 색을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설경은 사진이 제대로 표현되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서 구도를 단순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을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정읍 내장산 설경과 추령고개
내장산(063-538-7875)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진짜 묘미는 겨울 산이다. 내장산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단풍놀이 나선 이들에게 몸살을 앓는 가을철보다는 눈에 덮인 겨울 내장산을 더 사랑한다. 이곳도 다설지역이라서 겨우내 자주 눈을 만날 수 있고 운 좋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주차장에서 절로 오르는 0.5km 구간에 우거진 수백 년 된 아름드리 갈참나무 거목들과 비자림에 설화가 피면 가히 환상적이
다. 어디 그 모습뿐이겠는가? 금천 계곡 물줄기와 백암산 전체가 하얗게 변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눈길의 미끄러움조차도 잠시 잊고, 설국에 빠진 계곡, 서래봉을 지붕처럼 떠받들고 겨울 설산의 산세를 바라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전망대를 향해 아스라이 올라가는 케이블카 주변으로 아름다운 설산이 배경으로 펼쳐진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잇는 숲길, 가을철에 그 아름다움을 뽐내던 단풍 숲길에도 설경이 펼쳐진다. 이내 부도밭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는 교각 위에도, 까치밥으로 남긴 감 위에도, 몸을 누일 수 있는 자리마다 차마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진다.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왼편에 연못과 ‘북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만나는 가람보다도 바로 이곳에 펼쳐지는 풍경에 빠져 발걸음을 서성거린다. 가람 앞 배롱나무에도 몸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두터운 눈이 덮이고, 가람 뒤편으로는 소나무의 푸르름과 새하얀 산 능선, 하늘을 향해 솟은 서래봉 암봉과 백련암이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병풍이다. 절집 옆 금천계곡 등 골짜기마다 눈부신 설경에 빠져 하염없이 걷고 싶은 곳이다.
● 주변 볼거리 내장사 절집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겨울 산행을 즐겨도 좋고 손쉽게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서 설산을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내장사를 지나 추령고개를 넘어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겨울 풍광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태인면과 칠보면에 있는 최치원의 발자취가 어린 피향정과 그의 위패를 모신 무성서원(사적 제 166호)이나 김동수 고가(중요 민속자료 제26호)를 둘러봐도 좋다.
● 찾아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정읍IC-정읍 시내 방향으로 달리다 내장저수지에서 우회전하면 내장산이다.
● 추천 별미집 내장산 지구에 있는 삼일회관(063-538-8131)의 돌솥비빔밥이 먹을 만하다. 정읍시 산외면은 한우촌으로 급부상한 마을.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인근식당에서 먹는데,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질도 좋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 숙박정보 내장산 지구에는 내장산 관광호텔을 비롯하여 모텔, 민박집이 여럿 있다. 정읍 시내의 오대양 찜질방(063-538-9900, 정읍시 상동)을 이용해도 괜찮다. 실내 탕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 두었고, 무엇보다 속옷을 말릴 수 있는 건조대가 있어 여행객에게는 유용하다.
● 사진 포인트 내장사 연못이나 북루를 포인트로 사진을 찍거나 들어가기 전 교각을 중심으로 찍으면 좋다. 단풍터널에 눈 내리는 풍경도 괜찮다. 내장저수지에도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겨울 내내 설화를 감상할 수 있는 덕유산 설천봉과 향적봉 트레킹
겨울 설경지로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이 무주 덕유산(1,614m)자락이다. 이곳 설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고산지대여서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8℃인데다 적설량도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덕유산 북쪽 봉우리인 두문산 기슭, 무주리 일대가 전부 다 하얀 눈 속에 파묻힌다. 눈이 많지 않은 해에도 스키장(063-322-9000, mujuresort.com)의 인공 눈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스키어들로 인해 주변은 늘 어수선하다. 하지만 스키는 타지 않아도 좋다. 설경을 감상하려면 스키어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스키장의 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스키장에서 설천봉(1,520m)까지 6km가 훨씬 넘는 거리를 15분 정도가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눈부신 설화에
탄성이 절로 인다. 설천봉 전망대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새하얀 설화를 감상할 수 있다. 눈이 많지 않아도 차가운 기운 탓에 상고대가 피어난다. 특히 주목나무에 피어난 상고대는 설화만큼이나 아름답다. 송곳처럼 뾰족한 하얀 서릿발이 청량하고 푸른 겨울하늘과 조화를 이뤄 눈부시다. 전망대 주변으로 하얀 눈가루를 뒤집어쓴 크고 작은 연봉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스키어들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 없다. 이 정도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이왕 나선 길, 30분 정도만 눈길을 걸어 올라가면 향적봉(1,610m) 정상에 다다른다. 나무들이 힘겨워 보일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인다. 그 모습이 여행객들을 더 신나게 하고, 가끔은 눈꽃터널을 만나는 행운도 안겨 준다. 겨울 내내 눈이 쌓여 있는 곳이라 아이젠이나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방한용 모자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주변 볼거리 트레킹이나 스키를 타고 나서는 노천탕에 몸을 녹여도 좋다. 그 외 무주 적상산은 향로봉(1,025m)을 거느리고 천일폭포, 송대폭포, 장도바위, 장군바위, 안렴대 등의 자연명소가 있다. 적상산에는 고색창연한 적상산성, 안국사 등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있다. 단 눈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그 외 백련사, 나제통문, 안성면의 칠연계곡이나 폭포도 둘러볼 만하다.
● 찾아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이용. 무주IC나 덕유산 나들목을 이용하면 된다. 리조트는 무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19번 국도(30번 국도와 접도)를 이용해 장계 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적상면에서 치목터널을 지나 설천면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리조트 들어가는 팻말이 나선다.
● 추천 별미집 무주 읍내에 있는 금강식당(063-322-0979)은 어죽으로 이름난 맛집이다. 무주리조트나 구천동 주변으로도 수많은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덕유산회관(063-322-3780)이나 우리마을(063-322-7012)이 괜찮다.
● 숙박정보 호텔 티롤, 무주리조트 가족호텔, 일성무주콘도를 비롯하여 여럿 있으며 덕유산 자연휴양림(063-322-1097,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 산막을 이용해도 괜찮다.
● 사진 포인트 전망대 앞에 있는 앙상한 전나무에 피어난 설화나 향적봉 오르는 길목의 설화터널 등을 포인트 삼으면 된다.
횡계 황태 덕장 위에도 발왕산 정상에도 눈꽃
용평스키장이 우선 떠오르는 강원도 평창군 횡계 지역. 워낙 자연설이 풍부한 곳이라서 겨울 테마여행지로 빠지지 않는다. 행여 이상 기온으로 자연설이 내려주지 않는다고 해도 용평스키장은 인공설을 흩뿌려 겨울의 문을 연다. 그래도 해마다 한 번쯤은 대설이 내려 교통난을 일으키는 지역. 모든 차량을 동원해 도로의 눈을 치우는 것도 찾는 이가 많아서다. 하늘이 내려앉을 정도로 많은 눈을 퍼부어대도 단 하루만 지나면 마술을 부린 듯 도로의 눈은 싹 치워진다. 겨울철, 횡계 주변 어디에서나 설국 감상이 가능
하다. 우선 황태 덕장 위에 눈이 쌓이고, 1월경에는 대관령 눈꽃축제(033-330-2541-3, 평창군청)가 펼쳐진다. 인근에 있는 삼양목장 등에도 다양한 겨울 체험거리가 있다. 용평스키장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발왕산(1,458m) 설경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르다. 스키장에서 드래곤 피크까지 곤돌라 이동거리가 7.4km로 국내 최장. 유리창 발밑으로는 개미처럼 작아 보이는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구불구불, 아슬아슬하게 길게 구부러진 슬로프를 따라 움직인다. 흰 눈에 뒤덮인 산자락을 가느다란 줄에 의지하면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가 드래곤 피크에 닿는다. 잘 지어놓은 건물 주위로 발왕산 설국이 어우러져 마치 외국에 온 것 같다. 주변엔 산세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든 나무 전망대와 ‘겨울 연가’ 드라마 속 배우가 사람 몸체만큼이나 크게 만들어져 있다. 하얀 시루떡처럼 쌓이고 쌓인 눈이 겨울햇살을 받아 빛나고 날씨가 좋으면 강릉 앞바다도 아스라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주목군락, 은백의 자작나무 숲에도 흰 눈이 적당히 자리를 틀고 앉는다. 사람 허리께에 올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이면 눈 속에 파묻혀 인장을 찍고 싶은 곳. 발왕산의 설국 정취에 불어대는 강풍도 피해간다.
● 주변 볼거리 인근 대관령 목장도 여러 가지 겨울철 프로그램을 만들어 두고 있다. 그 외는 바다와 함께 연계하면 좋다. 강릉의 안목항은 물론이고 정동진 주변도 괜찮다. 특히 심곡-헌화로-금진항으로 이어지는 헌화로 해안 드라이브 길을 기억하자. 넘실거리는 파도, 유람선을 쫓아 다니는 갈매기떼,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길이 가히 환상적이다.
● 찾아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 읍내로 우회전하면 스키장 팻말이 있다. 스키장으로 가는 456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면 왼쪽에 눈꽃축제장. 더 가면 스키장. 대관령 목장은 읍내 횡계리 로터리에서 좌회전해 8㎞쯤 달리면 삼양대관령목장이다. 일부 구간이 비포장인데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쌓이므로 반드시 스노 체인 등 월동 장구를 갖춰야 한다.
● 추천 별미집 횡계는 황태덕장으로도 유명하다. 횡계 읍내에는 황태요리를 파는 곳이 많다. 황태회관(033-335-5795)은 저렴하고 푸짐한 반찬으로 인기 있는 곳. 납작식당(033-335-5477)은 오삼불고기로 인기 있다.
● 숙박정보 용평리조트(02-3404-8000, 033-335-5757)나 황토빌(02-571-6276-7, 033-336-2900-3), 홀리데이 하우스(033-335-3920), 해피그린(033-336-0885-6) 등을 이용하면 된다. 피크철에는 진부 쪽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사진 포인트 곤돌라를 타고 휴게소까지 올라가 산 밑을 향해 사진을 찍거나 통제되고 있는 발왕산 비행장까지 걸어가면서 설경을 사진에 담으면 된다.
선자령 눈길 트레킹
대관령은 해발 832m의 백두대간 고원. 대관령 일원은 워낙 다설지역이라서 해마다 한 번은 ‘폭설’을 내려 준다. 그곳에 설경이 아름다운 선자령(1,157m, 강원 평창 도암면, 강릉 성산면)이 있다. 앞서 소개한 횡계 지역의 발왕
산이 일반 가족여행지라고 한다면 선자령은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대관령의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선자령은 눈과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조망까지, 겨울 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그래서 눈이 많이 내리면 등산객들이 앞다퉈 찾아든다. 아이젠은 필수며 바람을 가릴 수 있는 모자와 장갑은 꼭 챙겨야 한다. 5km 정도 걸어야만 선자령 정상과 만날 수 있으니 어지간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옛 대관령 휴게소를 지나 기상대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산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새봉까지만 약간 경사도가 있고, 그 위로 오를수록 평평한 길이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길에 폭폭 빠지면서 걸어야 하므로 결코 쉬운 산행은 아니지만 이곳만큼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도 드물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바라다 보인다. 설국에 난 눈길을 걷는 트레킹만으로도 일상의 묵은 찌꺼기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상쾌함을 만끽할 수 있다.
● 주변 볼거리 산행이 길어서 이곳저곳 둘러볼 시간이 많지 않을 듯하다. 그저 인근의 양떼 목장이나 횡계 주변 목장에 내린 설화 감상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또는 고갯길 넘어서면 만나는 성산면에 들러 보현사 등을 찾아도 좋다.
● 찾아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 삼거리에서 읍내 쪽으로 우회전. 가다 보면 초입 왼쪽에 양떼목장, 선자령 팻말이 있다. 옛 영동고속도로 따라 6km 정도 가면 휴게소. 대관령 관측소 돌 팻말 옆 산길을 이용하면 된다.
● 추천 별미집 옛 대관령 고갯길을 내려서면 강릉시 성산면이다. 이 마을에는 아주 유명한 대구머리찜집이 있
다. 옛카나리아(033-641-9502), 옛카네이션(033-641-9700)인데,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먹어도 좋을 곳이다.
● 숙박정보 용평 주변을 이용하면 된다. 그 외 성산 쪽에 있다면 대관령 자연휴양림(033- 644-8327)을 이용하면 된다.
● 사진 포인트 선자령은 딱히 사진 포인트가 필요치 않다. 새봉 넘어서면 온통 설원이 펼쳐진다.
오대산의 설경
사철 아름다운 오대산이지만 겨울 설경의 빼어남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오대산의 자랑인 전나무 숲. 오랜 세월 잘도 견뎌온 나뭇가지 위로 무거울 정도로 많은 눈이 덮여 황홀한 눈꽃 터널을 만든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심설(深雪)’. 산자락 넓은 품을 촉촉이 적셔주던 계곡 위는 두터운 눈이 덮여 물길조차 가려 버리고 우뚝우뚝 솟아 오른 돌머리만 봉곳이 올라와 있다. 월정사, 상원사 지붕 위에 쌓인 눈도 소담스럽다. 이처럼 이곳의 겨울은 눈 둘 곳 못 찾아 동공을 바쁘게 하는 눈 천국이다. 월정사를 거쳐 거북이 운전을 하면서 상원사(8km 정도)
까지 올라가보는 것도 좋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 가벼운 겨울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눈이 많이 내려도 신도를 위해 말끔하게 눈길을 치워놓은 보이지 않는 손길이 늘 고맙다. 오르는 동안 내내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중대 사자암을 거쳐 어느 지점에 이르면 자그마한 암자 위로 푸르디푸른 하늘이 열리고, 눈길을 파헤치고 나선 신도들의 기도 소리가 적막한 산자락에 퍼져 나간다.
● 주변 볼거리 눈길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비로봉까지 산행을 해도 좋다. 그 외 오대산에는 여러 암자들이 흩어져 있다. 사고지 위에 있는 영감사, 비구니 사찰인 자장암을 비롯하여 관음암, 수정암, 미륵암, 염불암 등도 함께 연계하면 된다. 또는 방아다리약수, 신약수를 연계해도 좋다.
● 찾아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진부IC만 나서면 된다. 진부 읍내에서 월정사 팻말 따라 6번 국도 이용-월정 3거리(월정주유소)에서 좌회전-간평교 삼거리에서 좌회전(4km)-월정사 매표소 가기 전 음식점 단지.
● 추천 별미집 오대산 국립공원 내에는 소문난 산채집이 여럿 있다. 비로봉식당(033-332-6597), 동대산식당(033-332-6910), 통일식당(033-333-8855) 등이 괜찮다. 신약수 근처인 계방산 쪽에는 운두령횟집(033-332-1943), 장수촌(033-332-7419)이 맛있다.
● 숙박정보 오대산지구에는 오대산호텔(033-330-5000)의 시설이 가장 좋고, 속사 쪽에서는 자연속으로(033-334-0770, www.naturalpension.com)가 괜찮다.
● 사진 포인트 오대산 입구 전나무 숲길이나 계곡의 설화가 멋지다. 전나무 숲길은 삼각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태백산 설화와 검룡소
해발 600m에 자리한 태백의 겨울은 지루할 만큼 길다. 겨울밤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밤새 사락사락 눈이 내리면 석탄가루에 뒤범벅된 도시는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눈천지가 된다. 차창 밖 고산 밑에 납작납작 엎드려 있는 지붕 낮은 집들을 뒤덮고 있던 석탄가루를 하얀 눈이 모두 덮어 준다. 무엇보다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는 태백산(1,567m)에 설화가 피어나면 산자락엔 무수한 발자국이 새겨진다.태백산에서는 해마다 1월 말이면 당골에서 ‘눈축제’를 연다. 눈축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음 조각, 비닐포대 썰매장, 눈썰매장, 개썰매타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추위도 느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가족 모두 즐길 만하다.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진정한 설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태백산 산행을 감행해도 좋다. 코스는 당골 매표소와 백단사, 유일사, 사길령 등 네 길이 있다. 최단 코스는 백단사나 유일사 코스임을 참조하면 되는데, 어느 쪽으로 가나 경사도가 심하고 생각보다 등산로가 길어서 힘겹다. 게다가 눈이 쌓여 평소 걸음보다 지체가 되므로 오전 일찍부터 서둘러 산행을 시작해야 중도 하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주변 볼거리 검룡소나 황지연못, 구문소, 용연동굴 등을 보고, 태백과 인근하고 있는 탄광촌인 삼척 도계도 찾아볼 만하다. 그곳은 ‘꽃피는 봄이오면’이라는 영화 촬영지. 영화 속 설경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그 외 대금굴이나 환선굴을 보고 삼척 바닷가까지 연계하면서 돌아오면 될 듯하다.
● 찾아 가는 길 태백을 찾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동해나 삼척으로 들어올 수도 있고 정선이나 영월-상동을 통할 수도 있다. 정선 방면에서는 고한에서 414번 지방도 이용해 정암사 들러 만항재를 넘어서
면 태백산 도립공원 입구와 만나는데, 겨울철 눈길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 추천 별미집 태백에서 한우고기 잘하는 집은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이다.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태백산 도립공원 입구의 산골식당(033-553-6622이나 통리 한서방칼국수(033-554-3300)집은 한 끼 먹기에 괜찮다. 그 외 삼척 시내에서는 겨울 별미인 곰치국을 먹으면 좋고, 부일막국수(033-572-1277, 편육), 삼척해물집(033-574-6611, 해물찜)을 기억해도 좋다.
● 숙박정보 호텔 메르디앙(033-553-1266, www.merdian.co.kr), 태백산 도립공원 민박촌(033- 553-7460, minbak.taebaek.go.kr), 하늘연못펜션(033-553-3997, skypond.net), 리베라 모텔(033-552-5691), 훼미리 보석사우나(033-554-3311, 도립공원 입구 24시간 찜질방) 등이 있다. 또는 거리는 있지만 태백시 고원자연휴양림(033-550-2849, 033-582-7238, forest.taebaek.go.kr)의 산막도 추천할 만하다. 기타 모텔이나 민박 이용. 태백시 홈페이지(033-552-1360, www.taebaek.go.kr) 참조.
● 사진 포인트 눈이 많이 쌓여 있지 않는 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눈이 많이 올 때는 험한 길 운전을 감수해야 하고 산정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달력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설경을 만나기는 그만큼 어려운데, 여유를 갖고 망경사에서 잠을 청하고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