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간 성서공부에 참여하고서
이상용(알벨도ㆍ야곱반)
천주교에 입교하기 전에 구약성서에 나오는 흥미 있는 이야기나, 신약성서에
나오는 거룩한 복음 말씀을 접하여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생활을 해오던 기억
이 새롭습니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성서를 읽어 본다던가 필사해 볼 생각 없이
신심활동,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교회 서적을 간간히 읽어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구약과 신약의 관례에 대하여 확연하게 파악하여야 된다는 생각에 성
서를 통독하리라 맘먹고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지속하지 못하고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던 적이 있습니다. 몇 차례 새로운 결심으로 시동을 걸어봤지만 중
도하차 하였습니다. 어언 간에 여든이 넘는 노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5년 2월 6일을 기해서 본당 신부님이 추진하시는 성서 100주간 운
동에 야곱반의 한 성원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미사
후 10시 30분이면 정기적으로 회합을 갖게 되었는데 고령의 남자 두 명과 여
덟 명의 신심 깊은 젊은 여성 교우, 그리고 중년 여성교우가 모이게 되었습
니다. 성서공부를 하고 감상을 발표하는 모습들이 너무도 진지하고 하느님
을 닮아가려는 순수하고 성실한 자세에서 감동을 받고 시사점을 발견하며
나의 생활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실생활에 어려운 일을 겪으며 웃고
때로는 격하기도 하며 어쩌면 고해성사의 시간 같기도 할 만큼 솔직 담백한
마음의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하느님에게로의 호소의 장이 되기도 하였습니
다. 80평생을 반성하며, 향후 인생에 많은 지침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마음
이 한결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2년 5개월 동안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완전히 통독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는 더 없는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내 나름의 공부를 꾸준히
하게 된 결과로 구약과 신약의 연계 예수님의 복음의 참 의의, 가톨릭 신앙
의 참뜻을 보다 확연하게 획득하게 되니 이것이야 말로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큰 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직도 공부 할 것이 무궁무진하니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생을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내려
합니다.
예수님 이르시기를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 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하셨고,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
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하셨으니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행하는 삶으로 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