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3/07 (둘째날- 세번째 이야기)
저녁 8시 30분에 떠나는 쿠바행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탑승구에서 비행기까지 이어주는 연결통로가 없는 것은 물론, 그 곳까지 태워다 주는 버스도 없습니다. 우리는 탑승구에서부터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서 뱅기까지 갑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떠난지 꼭 한시간 만에 쿠바 '호세마르티' 공항에 도착했는데 (한 시간 시차땜시 도착 시간은 10시 30분) 공항 곳곳에는 군복입은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고 음~ 분위기 또한 뭔지 모르게 으스스 합니다.ㅋ 어느 나라 보다도 쌀벌해 보이는 입국 심사대.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줄을 서서 가만히 보니 통과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눈에 띄고. 내 차례가 되자 살짝 긴장이 됩니다. 곱슬머리에 어두운 피부색 살짝쿵 무셥게 생긴 얼굴 ㅎㅎ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앞에 서 있는데 사진과 대조해 보며 한 발짝 물러나 보라 하고 엄청 권위적인 표정으로 이리 저리 시간을 끕니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 혹시 내가 여권 위조범이 아닐까 생각 해 보기까지 했다니까여~. ㅋㅋ
모두 무사히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특별한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 만난 모든 가이드는 울나라 사람들이었는데요~ 단지 한 사람, 쿠바 가이드만 현지인이었으니~ 그 이름 '알도!'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시다구여? 자~~ '알도' 나오세요
"안녕하십니까? '방금 소개받은 '알도'라고합네다. 매우 반갑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만 봐도 제가 실제적으루다 미남이라는거 거저 척~하니 알디 않겠습네까~"^^* 크~ 사진속의 알도가 자기 소개를 그럴듯 하게 하고 있네요
마자여~ 말 투에서 모두 짐작하시다시피 우리 말을 꽤 잘 하는 이 남자는 북한에서 공부한 사람입니다. 김일성 대학을 나왔다는데요. 선한 눈매와 성실해 보이는 첫 인상이 호감이 갑니다.
여기서 드리는 한 가지 팁!^^ 가는 버스에서 Habana의 발음에 관해서 알려주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쿠바에서도 스페인어를 씁니다. 스페인어에는 처음에 H자가 오면 묵음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발음하는 하바나(Habana)를 그 곳 사람들은 '아바나'라고 한답니다. '아바나, 아바나' 자꾸 발음 해 보니까 음~ 하바나보다 정겹게 들립니다.^^ 그의 안내로 호텔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어 있었습니다. 열쇠 나누어 주며 오늘은 수고했느니 방에 올라가 발닦고 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찌 그럴 수가 있나요~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고 항상 꿈꾸어 왔던 '아바나' 나의 중남미 여행의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한 이 곳! 쿠바에 이틀을 체류한다 해도 낼은 '바라데로'라는 곳에서 묶고 그토록 마음에 담았던 '아바나'에서 묶을 날은 오늘 단 하루.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아바나'의 느낌과 공기를 맛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우리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체코 손님들을 방금 보내고 돌아와 피곤해 하는 알도에게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아바나'에 오고 싶어 했는지~ 왜 그리 말레콘(방파제)과 old city를 보고싶어 하는지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을 전혀 모르니 안내를 부탁한다고 말 했습니다. 그도 우리의 마음을 이해했고 기꺼이 우리와 동행을 해 주었습니다. (앞의 말은 방송용 멘트고 사실은 우리의 '당치않은 미모' 때문이란거 눈치 채셨져? ㅋㅋㅋ) 다른 일행은 모두 잠든 밤에 우리 씩씩한 독수리 오형제는 드뎌 택시를 부르고 영화에서만 보았던 파도치는 가나~긴 방파제, 말레콘을 향해 갑니다. 슝=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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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으로 가슴으로 아바나의 밤을 만끽 했지만 나의 조그만 카메라는 (어두운 밤에는 특히) 내 눈과 내 가슴을 따라오기엔 벅찼군요. 넘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는 곳이 많았지만 사진은 잘 찍히지를 않았네요. 밤의 아바나는 걍 Tip이라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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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밤거리입니다. 택시에서 내린 우리는 천천히 걸으며 '알도'의 설명을 들으며 아바나의 밤을 만끽합니다 왼쪽에는 말레쿤(방파제)에서 파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혹....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구 시가지 공원 입구에 있는 가로등입니다. 참 운치가 있지요~
차가 통과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곳입니다. 저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화포의 포신(砲身)을 가져다가 일케 골목을 막아놓았습니다. 또 동그란 포탄으로 막아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발상이 참 재미있지 않나요~^^
골목길 한 쪽 벽면이 이런 그림으로 채워져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물감으로 그린 것이 아니고 모래로 만든 것이랍니다. 모래라고 설명 해 주지 않았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광장 한 쪽에 꼬마 전구로 장식 해 놓은 마음에 드는 문입니다. 근데 저 위좀 보세요 힘드니까 따라오지 말라고 글케 알아듣게 얘기 했는데도 칸쿤에 있던 달이 또 따라왔네요~ 에구~ 이*의 인기는 언제나 식을까요~ ㅋㅋ
가로등만 드문드문 있는 어두운 골목길에 뜬금없어보이는 쇼윈도는 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겉옷인지 속옷인지 모호한 가운데 노란 리본을 늘어뜨리는 등, 인테리어에도 꽤 신경쓴 재미있는 쇼윈도 입니다.^^
궁금이 :이 간판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찍었나여? 죄민수 : 아~~~무 이유없어. 그냥 멋져서! ㅋㅋ
한 시간 반 정도 산책을 하고나니 너무 밤이 깊어서 이제는 호텔로 돌아가야 합니다. 콜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는 동안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말레쿤을 바라보며 우리는 노래를 부릅니다.
"배를~ 타고 하~아바나를 떠날때~~~ 나느은~ 슬퍼 눈물이 흘렀네~~ 사랑~ 하는 친구 어~디를 갔느냐~~ 바다~~~건너 저편 머얼고먼 나라로~~~"
어느 멋진 호텔 스위트 룸 부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이리 멋진 방에서 바로 잠을 잘 수는 없는 법. 우리는 오전에 '치첸이사'에서 산 드레스를 침대위에 펼쳐놓고 일단은 드레스만 사진을 찍어주고, 이단은 드레스를 입고, 챙넓은 모자 쓰고 한 방 오밤중에 시커먼 썬그래스 쓰고 또 한 방. 커텐을 부여잡고 서서 한 방~ 귀족같은 의자에 이쁜 다리 꼬고 앉아서 한 방~ ㅋㅋ 갖은 이벤트로 이런 저런 쑈를 하며 새벽 세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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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달콤한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eva
첫댓글 27편이나 되는 여행기를 계속 올리려니 좀 거시기 하네요. 계속 보실 분 계시면 맨 아래 출처에 '달콤한 인생'옆 '원분보기'를 누르시면 제 블로그로 연결됩니다. 27편이 다 완성 된 상태이니 천천히 보시와요. 청랑님두~ 알았쪄~^^*
헌데 한두장 쯤은 에바님 얼굴도 좀 보여주시면 금상첨화일텐데...아쉽네요.
아공 걍 올리시져. 보는 재미는 요기가 더 쏠솔 한디요. 무쟈게 좋았겠어요. 글은 10대 같으요. 잼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