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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저에게 찾아왔던 몇가지 행운 중의 하나는 김정훈 선수와의 원포인트레슨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클리퍼CR WRB는 스티가스폰 선수인 김정훈 선수의 블레이드입니다. 김정훈 선수의 동호인과의 교류가 동호인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덩달아 클리퍼CR WRB의 인기도 굉장히 높아진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7mm에 육박하는 두께의 7겹합판.
김정훈 선수가 쓰는 것은 눈앞에서 보면서도 한동안 저의 호기심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던 이유는 위와 같은 특징에서 갖고 있던 선입견이었습니다. 여러 블레이드들을 사용해오면서 저에게 가장 맞는 블레이드의 두께는, 아니 표현을 바꿔 제가 소화할 수 있는 블레이드의 두께는 5.8 - 6.3 정도의 범위였습니다. 그립의 문제와는 별개로 기본 블레이드의 두께가 이 범위였을때 플레이하기가 가장 편안했습니다. 예전에 7mm의 제트로쿼드를 사용했던 적도 있지만 역시 블레이드의 두께도 제 경우는 플레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의 CS7 벨로시티도 7mm의 두께를 극복하지 못하고 짧은 인연으로 이별을 했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지라 그와 유사한 두께 6.8mm의 빠른 7겹이라는 선입견에 클리퍼CR WRB는 저의 리스트에 쉽게 오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전설적인 레젼드 그립
스티가 블레이드들을 늘 2-3개씩은 보유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늘 스티가 제품중에 제가 원하는 감각과 유사한 블레이드를 찾아가고 있는 이유 또한 해당됩니다. 여러말 하면 잔소리가 될 스티가 블레이드의 레젼드그립. 위에서 언급한 스펙상의 개인적인 결격사유 혹은 커트라인에 해당되었음에도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두께가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레젼드그립이 상쇄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었습니다. 특히나 관심있게 보던 중 레젼드그립의 가벼운 특주물량이 입고가 되면서 어느새 지름신은 제 오른손 검지에 내려와있었습니다. 그리고 클릭.
아디다스의 삼선 VS 스티가의 붉은 두줄
용품방황이 끝났음에도 하나둘씩 제 서랍에 들어오는 블레이드들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것들입니다.
“내가 선호하는 감각의 일정범위 내에 위치하고 디자인이 유려하거나 독특할 것.”
클리퍼CR WRB의 전체 블레이드의 측면부를 지배하고 있는 붉은 두줄의 라인은 하이브리드우드 NCT의 그것과 유사합니다만, 하이브의 흑색과 붉은 색의 어울림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밝은 우드톤과 붉은 두줄은 매우 조화를 잘 이룹니다. 스티가 특유의 목재 결과 스킨의 느낌을 살리는 엔틱한 그립 자체의 매력과 더불어 상당한 유혹을 불러일으킵니다. (개인적 관점)
이 강렬한 붉은 두선은 감히 아디다스의 핵심디자인 요소인 삼선과 맞짱을 뜰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디자인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적인 매력이 몇가지 결격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테스트하게된 계기로 작용하였습니다.
94-93-93-88-98 >CLIPPER CR
91-91-90-93-91 >C100
고슴도치님의 수치를 보면 클리퍼CR의 중량과 경량개체의 수치가 표기되어 있는데, 약간은 차이가 있을지라도 거의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테스트한 결과도 저 기계적 수치에서 큰 오차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다만 스피드는 약간 더 높지않나 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만 자신이 없군요. 에전에 잠깐 사용해봤던 안드로 CS7 벨로시티의 그것(스피드 수치는 98)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억에 의존한 비교라 거의 의미는 없어보입니다. ㅠㅠ
전면 블루파이어 M2 + 후면 에볼루션 F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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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00과 비교에서, 스피드는 두꺼운 7겹합판다운 빠른 스피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부담스러운 스피드가 아니며, C100을 쓰던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오히려 파워나 스피드에 미련이 남아있던 분이라면 최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C100보다 아주 미세한 울림이 더 느껴지며, 단단하기는 하지만 딱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메이플우드7과 같은 깊게 감싸안는 특징은 없습니다. 시타를 하면 할수록 들었던 생각은 빠른 카본 블레이드에서 합판으로의 전향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첫 번째로 권해드릴 수 있는 블레이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예전에 7mm의 제트로쿼드를 한동안 주력으로 썼던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두께에서 과하지 않은 손맛을 느끼고 싶으면서 스피드를 약간 줄이고 컨트롤의 비중을 높이고 싶은 분들에게는 최적의 블레이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스매싱에서는 짜릿한 그것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타법을 구분하여 치는 스타일에게도 나쁘지는 않으나 전중진을 오가며 꾸준히 스핀을 걸어주는 양핸드 드라이브전형에게 훨씬 나은 퍼포먼스를 선사할 블레이드로 생각됩니다.
블레이드 자체가 상당한 탄탄한 느낌이긴 하지만 단단한 스폰지의 러버와의 조합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사전에 겁을 먹고, 부드러운 스폰지의 러버조합을 한 탓에, 특히 에볼루션 FX-P의 백핸드에서의 부드러움은 그간 미디엄스폰지에 적응해있는 저로서도 다소 부담스러웠습니다. 오히려 딱딱한 러버와의 조합이 간절히 생각났습니다. 단단히 받치면서도 출중한 스피드가 나오지만, 의외로 마일드한 느낌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클리퍼CR WRB 조합에서 지적할만한 단점으로는 FX-P와의 조합이 살짝 부드럽다는 점과, 여전히 두꺼운 것은 부담스럽다라는 두가지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이라고 한다면 기존 C100 유저로서 전혀 적응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중진에서의 출중한 루핑능력과 파워 및 전중진을 가리지않는 한방의 해결능력은 단연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초합리적인 가성비 --> 초심자 강추 블레이드
누군가가 초심자용으로 가성비 좋은 조합을 추천하면 제가 늘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던 리스트에 클리퍼CR WRB를 포함시켰습니다. 10만원이하의 가격에서 이정도 성능을 뽑아주는 블레이드들이 많지는 않겠지요. 가성비 좋은 5겹합판을 쓰시던 초심자분들은 나중에 7겹과 카본등으로의 외도를 하게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는데, 클리퍼를 선택한다면 기술능력이 향상된 나중에까지 용품방황에 빠지지않을 확률이 보다 더 높고, 여타의 블레이드들의 감각을 비교할 수 있는 분석의 기준으로도 훌륭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블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전설적인 레젼드 그립은 FL그립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200% 짜리 뽀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