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간종주
1. 누구와 : 양양이님과 함께
2. 언제 : 2011년 3월 19일(토)
3. 어디를 : 인천11산
4. 날씨 : 흐림
5. 산행코스 : 계산역→계양산→철마산1→원적산→철마산2→만월산→ 철마산3→거마산→성주산→소래산→상아산→관모산→백범광장
6. 거리 및 소요시간 : 약 34km / 10시간 54분(07:56~18:50)
7. 기타자료
1) 구글맵
2) 구글어스
3) 거리표
4) 고도표
5) gps트랙
산행기
전국 각지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장거리산행코스가 있고, 서울에 불수사도북, 대전에 보만식계, 대구에 가팔환초, 부산에 부산오산종주, 광주에 무등산대종주, 충북에 충북알프스, 충남에 아산기맥, 영남에 영남알프스, 전북에 호남알프스 등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9개의 장거리코스와 전통적인 3대 장거리코스(화대종주, 설악산종주, 덕유산대종주)를 더해 '전국 12대 중거리산행코스'(장거리산행 코스 중 50km 내외는 중거리, 100km 내외는 장거리, 150km 이상은 초장거리로 구분)라 한다. 그러나 각 지역의 장거리산행코스가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또는 새로 개발된 장거리산행코스가 있어 이를 늘릴 필요성이 있었고, 그 첫번째로 수도권에 있는 '인천대간'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인천대간이란 인천의 산줄기 중 뼈대가 되는 산줄기로서 인천 북쪽의 주산인 계양산과 남쪽 주산인 소래산을 연결하는 산줄기이다. 즉, 계양산 접근역인 계산역을 들머리로 하여 한남정맥구간인 계양산~철마산~원적산~철마산~만월산~철마산~성주산을 잇고, 소래지맥 구간인 소래산~상아산~관모산의 산줄기를 이어서 상징성을 고려하여 인천대공원 백범광장을 날머리로 하는 산행코스이고, 그 거리는 약 34km이다.
인천대간을 '주봉'의 개념으로 정의를 했기 때문에 주봉에 가기위한 접근로는 임의로 잡을 수 있고, 고로 계양산으로 가는 접근로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거리를 추산하기 위해서는 확정된 코스가 있어야 하고, 계산역은 계양산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계양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이기 때문에 들머리를 계산역으로 잡았다. 소래산을 가기 위한 접근로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거리를 추산하기 위해서는 확정된 코스가 있어야 하고, 소래산 주위는 도보로 왕래가 가능한 지하철역이 없고, 또 마땅히 날머리로 내세울만한 상징적인 장소가 없기 때문에 인천을 상징할 수 있는 공원인 인천대공원을, 그리고 거기서 관모산과 바로 연결되는 백범광장을 날머리로 잡았다.
참고로 인천을 가르는 산줄기는 한남정맥이다. 한남정맥은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 수원의 광교산, 안양의 수리산, 인천에 있는 3개의 철마산, 계양산, 가현산을 꿰찬 후 비산비야를 달려 마지막으로 힘주어 밀어올린 강화대교 앞 문수산에서 끝나는 도상거리 약 180km 정도의 산줄기를 말한다.
2009년 11월 무릎 부상 이후 장거리 산행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록 긴 거리는 아닐지라도 당일에 약 34km의 산행을 한다는 것이 무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천대간의 산이 해발고도가 별로 높지 않고,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 부담없이 인천대간을 맛보기로 한다.
<계산역>
인천대간의 시발점인 계산역에 약속 시각보다 조금 이른 오전 7시 35뷴애 도착한다. 지하철역 안에서는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역무원에게 계양산 방향을 물어보니 5번 출구로 나가란다.
<계산역 주변 안내도>
계산역 5번 출구로 나가 계양산 방향을 확인해보니 도로 이정표 상 계양문화회관 방향이고, 계양산 자락이 어렴풋이 보인다.
<계양문화회관 이정표>
잠시 기다리니 인천대간을 함께 하기로 했던 양양이님이 도착한다. 함께 인천대간의 첫발을 내딛는다. 계양문화회관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걷다가 삼거리에서 좌측을 보니 국궁장인 연무정 이정표가 보인다. 연무정 이정표가 세워진 곳은 실제로 계양산 진입로이기에 계양산 들머리라고 할 수 있다.
<연무정>
연무정 이정표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계양산 안내도가 있고, 여기서 산행준비를 한다. 계양산 안내도가 있는 곳의 고도가 약 75m이고, 계양산 정상의 고도가 약 395m이니 고도차가 약 320m 정도 나므로 된비알이 상당히 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약 15분 쯤 오르니 넓은 공터에 정자(桂城亭)가 있고. 계양산성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계양정>
<계양산성안내판>
계양산성은 계양산 주봉에서 동쪽으로 뻗어내린 해발 230미터 지점에 있는 작은 봉우리에 위치해 있고, 삼국시대에 축성된 석성으로 축조양식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테두리처럼 성을 쌓는 퇴뫼식 산성이고, 성벽은 외부만 석재로 쌓고 내부는 흙으로 경사지게 처리한 내탁식이라고 한다.
* 계양산
<계양산 정상>
산행을 시작한지 약 40분만에 계양산 정상에 도착한다. 계양산 정상은 서쪽으로는 서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강화도와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등이 한눈에 조망되고, 또 동쪽으로는 한강 너머로 북녘땅이 조망된다. 계양산은 한남정맥 수리산 이후 가장 높은 산이지만 아쉽게도 인천광역시에서는 강화도 마니산(469m)에게 형님 자리를 양보한다.
계양산 정상에서 인천대간은 서남쪽 방향인 징매이고개로 이어지고(5만지형도에는 장명이고개로 표기됨) 한남정맥은 피고개산 방향인 서븍쪽으로 이어진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가다보니 갈림길과 만나게 되고, 감각적으로 오른쪽길을 택하여 진행한다. 조금 내려가다보니 징매이고개 생태이동통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안내판>
<징매이고개 생태이동통로>
징매이고개는 도로를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줄기를 끊었지만 생태통로를 만들었고, 또 생태통로를 나무 등으로 잘 가꾸어서 생태의 흐름을 용이하게 해놓았다.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로를 내기 위해 산줄기를 끊었으면 당연히 생태이동통로를 만들어 생태가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산에는 이런 시설이 없어 산의 흐름이 끊기고, 더불어 생태의 흐름도 끊겨 도로건설이 오히려 생태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중구봉>
징매이고개에서 맞이하는 첫봉우리가 중구봉이다. 중구봉은 동북쪽으로는 지나온 계양산이 한눈에 보이고, 서남쪽으로는 인천대간의 철마산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아주 좋은 봉우리이다. 중구봉에서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고도차가 별로 나지 않고 평탄해서 인천 시가지를 두루 조망할 수 있고,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이하면서 걷는 기분이 솔솔하다.
5만 지형도 상 철마산(221m)으로 표기된 장소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국기봉이 설치되어 있고, 헬기장이 있어 이곳 주민들은 이곳을 철마산 정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산의 높이로만 본다면 221봉의 서남쪽에는 있는 225.9봉이 더 높고, 또 삼각점이 설치된 장소이기에 철마산 정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생각된다.
225.9봉에 도착해서 삼각점을 찾아보지만 찾을 수 없다. 포기하고 바로 아래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휴식 후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양양이님과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며 진행한다. 한참 진행하다가 감이 이상하여 gps를 확인해보니 200m 정도 정상 등로에서 벗어나 있다. 대체적으로 혼자 산행을 하면 거의 알바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산행을 하다보면 이야기에 집중한 나머지 간간히 알바를 한다. 그러나 첫산행의 수업료 치고는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마산 방향으로 되돌아가서 확인해보니 인천대간 산줄기는 철마산에서 100미터 정도 남진한 후 동쪽으로 휘어진다. 이곳은 철마산 정상에서 정확히 독도를 하지 않으면 알바하기 쉽상이다. 인천대간 산줄기는 약 300미터 정도 동진하다가 6번 국도로 서서히 가라 앉는다.
벌써 목이 마르기 시작한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의 날씨에는 거의 물을 먹지 않았었다. 슈퍼에 들러 식수를 보충한 후 육교를 건너 마루금 방향인 왼쪽으로 진행한다.
<6번 국도 육교>
<소공원 가는길> <소공원 화장실>
조금 진행하다보니 소공원이 있고, 화장실 뒤쪽으로 계단길이 나있다. 계단길을 올라 능선에 이르니 마루금 방향에 철책이 쳐져 있고, 도로로 인하여 산줄기가 잘려있다. 하는 수 없이 왼쪽으로 돌아 도로로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 마을 진입로로 들어 선 후 산줄기 방향을 보고 첫번째 골목길로 들어섰으나 급경사이고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없다. 두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산길은 있으나 누군가 길을 막아놓았다. 조금 더 진행 한 후 동네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접근해본다. 다행히 희미하지만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등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니 주릉선과 만나게 되고, 조금 더 진행하다보니 안부에 원적산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원적산 안내도>
<안부 이정목>
안부에 있는 이정목으로 보아 정상적인 등로는 마을길로 더 들어선 후 있었던 듯 싶다. 돌탑이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길을 선택 한후 조금 더 진행하니 '원적정'에 이른다.
<원적정>
<철마정 안내판> 원적정 옆에는 원적정 안내판이 아닌 철마정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원적산이 지형도에 나와있지 않은 산이다보니 철마산으로 부르다가 문헌에서 원적산이 발견되어 '원적정'이라는 정자를 세운 것이 아닌가 라는 추정을 해본다. 그러나 사료가 정확하다면 굳이 원적정 옆에 철마정 안내판을 그대로 두었는지가 의문이다.
<원적정 쉼터>
* 원적산
<원적산 정상석>
원적정에서 5분 정도 남쪽으로 산줄기를 따라 진행하면 원적산 정상에 이르고, 넓은 공터에 원적산 정상석과 안내석이 있다. 원적산은 언제부터 원적산으로 불리웠는지는 모르겠지만 5만지형도 상에는 안 나와 있는 산이름이다.
원적산에서 산줄기는 173봉까지는 남족으로 향하다가,173봉 이후 철마산(164.9m)까지는 동남쪽으로 흐르지만 도로 절개지를 바로 넘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왼쪽 계단으로 해서 도로로 내려선다. 도로를 건넌 후 약 400미터 정도 힘겹게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두번째 철마산 정상에 이른다. 두번째 철마산(164.9m)은 특별한 표지석이 없다.
철마산에서 산줄기는 142봉까지 서남쪽으로 흐르다가 142봉에서 동남쪽으로 꺽여 장고개에서 잠시 숨을 죽였다가 호봉산으로 고개를 살짝쳐든다. 장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조금 진행하다가 오른쪽 산으로 접어들면 정자가 하나 있고,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호봉산둘레길 안내판>
호봉산은 족보에 없는 산으로 인천대간이 정상을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상이 140미터도 채 되지 않은 야산으로 산으로서는 별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인천대간의 산줄기는 구루지 고개에서 잠시 고개를 숙였다고 128봉에서 잠시 고개를 든 뒤 다시 경원로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경원로를 앞두고 임도에서 길이 잘 보이지 않아 잠시 머뭇거렸으나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조금 진행해보니 희미하게 도로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경원로>
경원로를 건너 백운공원에 도착한다.
<백운공원 공용화장실>
이곳은 공용화장실이 있고 슈퍼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마춤이다. 인천대간의 가장 큰 장점은 식수보충과 공용화장실 이용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음료수와 물을 채운 후 도로를 건너 맞은편 산으로 들어선다. 등로는 철책을 따라 왼쪽으로 100미터 정도 진행되다가 무명봉 정상으로 향한다.
<넓은 공터 및 우동시설>
무명봉 정상에 올라서니 넓은 공터가 있고, 잔디와 운동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산줄기는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어가다가 동쪽으로 휘어져 진행되지만 도심구간을 직선으로 통과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오른쪽 우회로를 이용하여 내려선다. 마루금을 감각적으로 보면서 도심의 도로를 건넌 후 만월산 들머리를 앞두고 슈퍼에 들러 1.8리터 짜리 이온음료를 산다. 체력이 달리니 물이 엄청 먹힌다.
<만월산 들머리>
만월산 오름길은 처음부터 급경사로 이어지고, 길도 희미하여 상당히 힘겨운 투쟁이다. 트랙을 확인해보니 정맥 하신분들은 46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100미터 정도 진행한 후 산줄기로 접어든 것 같다. 어디로 가든 상관이 없겠지만 마루금에 더 가까운 등로는 산둘레1길을 끝까지 따라 간 후 산으로 접으접어드는 길이다.
* 만월산
<만월산 삼각점>
오후 3시 20분에 만월산 정상에 도착한다. 만월산은 인천대간의 약 3분의 2지점이다. 인천대간의 산줄기는 만월산 정상에서 남동쪽 도로인주안산길로 떨어지고, 다시 북동쪽 철마산으로 솟구친다.
주안산길로 내려서서 도로를 바로 건널 수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약 200터 정도 진행한 후 신호등을 건너고, 다시 되돌아와서 등로는 희미하지만 세번째 철마산 자락으로 들어선다. 사람들이 별로 다닌 흔적이 없고, 가시덩굴이 길을 막는다. 가시덩굴을 헤치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선 후 등로를 찾아보니 맨 아래쪽에 길이 있다. 희미한 길을 따라 조금 올라서니 양호한 등로와 만나게 되고, 이후 등로는 정상까지 양호하다. 이곳에서는 우회로를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세번째 철마산(202m)에도 아무런 표식이 없다. 단지 등로가 좌측으로 90도 정도 꺽이는 지점이기에 현위치 파악은 어렵지 않다. 철마산은 전체적으로 군부대 지역이기에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볼품있는 산도 아니기에 등산객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철마산에서 바라보면 군부대 송전시설이 보이는데 이곳이 무너미뒷산이고, 인천대간의 마루금은 이곳과 거마산이 바로 연결된다. 하지만 중간에 군부대가 있어 산줄기를 따라 진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성현로까지 우회하여야 하고, 성현로를 따라 약 600미터 정도 진행한 후 지하도를 건넌다.
<철마산 날머리>
지하도를 건넌 후 무네미길을 따라 장수IC까지 진행한 후 군부대 진입로를 바로 들어서면 왼쪽에 희미하게 거마산으로 진입하는 등로가 보인다. 이곳은 군부대 지역이기 때문에 도중에 군시설물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조금 진행하다보면 철책이 등로를 막고 서있는데 좌측으로 우회하면 된다.
<거마산 정상표지판>
거마산(巨馬山) 정상에 오후 4시 22분에 도착한다. 거마산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에 있는 산으로 거마산의 뜻을 풀이하면 큰 말산이라는 의미이고, 산의 형상이 말처럼 생긴 큰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거마산 이정목>
위 사진의 거마산 이정목은 거마산에 처음 왔을때 매우 헷갈리게 했던 이정목이다. 현 위치에서 마루금 상으로 연결된 소래산 방향은 오른쪽이 아니고 왼쪽이다. 이전에 왔을때 지도의 소래산 방향과 이정표의 방향의 소래산 방향이 틀려 한참 동안 망설였었고, 주변 등산객들에게 물어봐도 잘 모른다고 했다. 그래도 믿을 것이라고는 지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올곧게 지도 방향대로 진행을 했었고, 지도는 틀리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거마산에서 와우고개로 내려가는 계단 여전히 소래산 이정목은 반대임>
<전진아파트>
거마산 나무계단길을 내러셔니 오른쪽에 전진아파트가 보이고, 전진아파트를 우로 끼고 도니 군부대정문이 있다. 군부대 정문 바로 전에 산줄기를 따라 철책이 설치되어 있고, 등로는 철책을 따라 성주산까지 이어진다.
* 성주산
성주산은 정상석도 없고 정상도 밟지 못한다. 군부대가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주산에서 한남정맥과 인천대간이 갈리는데, 한남정맥은 하우고개로 향하고 인천대간은 소래산으로 향한다. 벌써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군부대 철책과 소래산 방향의 길이 갈리는 곳의 이정목>
약 2KM에 달하는 긴 군부대 철책과 동행을 끝내고 소래터널로 내려선다.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지만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소래산 된비알에 맞선다.
* 소래산
소래산에 오후 5시 40분에 도착한다. 소래산은 서쪽으로는 서해바다와 인천시가지가, 북쪽으로는 서울시계인 양지산 수명산 등이. 동쪽으로는 광명시 주산인 구름산과 도덕산이, 그리고 관악산까지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조망이 아주 좋은 산이다.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전체적인 경관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소래산 정상>
소래산 내리막 계단길은 지루하게 이어진다. 소래산 안부에서 맞이하는 첫봉우리도 무시할 수 없는 된비알이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본다. 우회로도 있지만 오늘은 첫경험인 만큼 마루금을 고집하기로 한다. 첫봉우리에서 북쪽으로 내려서서 마루금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길을 택하여 만의골길로 내려서고, 농장 한가운데를 지나는 등로를 따라 상아산으로 향한다.
<만의골길 고개마루 농장>
<상아산(象牙山 151m))
상아산은 정상석 대신 통나무로 정상 한가운데 박아넣어 정상표시를 하였다. 정상석이 아닌 정상목이라 해야겠다. 상아산은 코끼리 어금니같이 치솟은 산이라는 의미인 것 같지만 아쉽게도 소래산과 관모산 중간에 위치하여 빛을 보지 못한다. 상아산에서 등로는 서남쪽으로 잠시 진행되다 서쪽으로 휘어진다. 상아산과 관모산은 인천대공원 관할이므로 등로 및 숲이 잘 조성되어 걷는 기분이 솔솔하다.
<관모산 정상석>
<관모산 삼각점>
인천대간의 마지막 산인 관모산에 오후 6시 36분에 도착한다. 정상석과 삼각점이 외로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정상 주위는 통나무로 둘레를 쳐 놓았고, 서해 바다와 서쪽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도 설치해 놓았다.
<백범광장>
오늘 여정의 마지막 지점인 백범광장에 도착한다. 오후 6시 50분이고, 산행을 시작한지 10시간 53분만이다. 1년 4개월만에 장거리산행을 한지라 매우 힘들었지만 산행을 무사히 마침으로서 고단함이 벅찬 감격으로 승화된다.
인천대간의 장점은 첫째로 조망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해발고도는 낮지만 인천대간의 산이 주변산보다는 높기 때문에 인천 앞 바다 뿐만 아니라 주변 시가지 및 산을 두루 조망할 수 있다. 둘째, 총 여섯번에 걸쳐 차도로 내려오기 때문에 식수 구하기가 용이하고, 화장실 이용이 용이하다. 셋째, 타지역 장거리산행코스에 비하여 거리가 짧고 산의 고도가 낮기 때문에 한 여름에도 종주가 가능하다.
인천대간의 단점은 첫째로 명산이 없다. 북한산이나 관악산처럼 기기묘묘하고 아기자기한 암릉이 없어 산의 매력이 없다. 둘째, 도로를 통과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산행의 즐거움이 반감된다. 셋째, 해안과 가깝다보니 군시설물이 넘 많다. 심지어는 거마산 들머리부터 소래터널 전까지 약 4km를 군 시설물과 함께 한다.
여러가지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인천대간은 인천을 대표하는 장거리 산행코스이고, 인천.부천.시흥 등 경기도 서부의 산꾼들에게 많이 사랑받는 산행코스이다. 장거리산행을 꿈구는 산꾼이라면 한번 정도 가볼 필요성이 있고, 더불어 인천의 소래포구와 연안부두 등에 들러 서해의 싱싱한 회맛을 보는 것은 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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