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구매해서 EOS-5D를 여지껏 잘(?) 사용하고 있는 취미 사진가로서
발표된 EOS 5D Mark2의 장단점을 현재까지 발표된 SPEC을 기반으로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 EOS 5D Mark2의 칭찬할만한 장점들 >
1. 화소
- 이미 1000만화소 시대가 열린지 한참이고, 저처럼 35mm 카메라에서 1000만화소 이상은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전히 DSLR에서 화소는 중요한 성능지표입니다.
취미 사진가인 제 입장에서야 전작인 EOS 5D의 1200만 화소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스튜디오나 광고 사진등 대형인화가 필요한 사진가에겐 장점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특히, 700만원이 넘는 Canon의 최상급 카메라인 1Ds Mark3와 동일한 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5D Mark2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칭찬할만한 부분인 것은 확실합니다.
2. 동영상 촬영 가능
- 사실 평소에 동영상 촬영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 관심은 가지 않지만,
풀프레임 카메라 최초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할만한 일입니다.
게다가 Full HD 해상도로 30fps로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은
Canon DSLR중 처음으로 들어가는 기능임에도 상당히 훌륭한 성능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따로 캠코더를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촬영하는 일이 많은 아빠 사진가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기능일 것 같습니다.
몇달만 빨리 발표했어도 Nikon의 D90에게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최초의 DSLR'이란 Title을 가질 수 있었는데
캐논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D90과 다르게 (어느정도 성능인지 확실치 않지만) Contrast AF도 가능하다고 하니
Nikon D90의 동영상 촬영보다 한단계 더 뛰어난 기능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실망스러운 단점들 >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장점들을 이야기 해줬으니 이제 마음껏 까보도록 하겠습니다. :)
1. 개선되지 않은(혹은 미비하게 개선된) AF 성능
- EOS 5D Mark2의 측거점은 전작인 5D와 동일하게 9점 측거점에 6개의 보조 측거점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크로스 센서는 중앙의 2.8대응의 하나뿐이구요.
이번 AF 센서가 얼마나 정확도를 늘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구성 자체가 전작과 동일합니다.
경쟁기종(?)인 니콘의 D700 처럼 플래그쉽 수준의 AF 모듈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사의 크롭바디 중급기인 40D, 50D 보다도 못한 성능의 AF 모듈을 장착하고 나온 것은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참고로, 40D, 50D의 AF 센서는 9점 모두 크로스 센서이며, 중앙은 고정밀 크로스 센서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자면, 캐논 5D의 주변부는 대략 30%의 확률로 핀이 나갑니다.
중고가로 40장이면 구할 수 있는 동사의 필카 EOS-3도 1D급의 AF 모듈을 달고 있는데
300만원이 넘는 카메라를 중앙부만 믿고 써야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입니다.
펜탁스나 소니처럼 AF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해나 하겠습니다만,
5D Mark2의 반값도 안하는 동사의 중급기에도 달려있는 주변부 크로스센서를 안달아주다니요.
설계한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울면서 애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AF만 개선되었어도 다른 단점 다 덮어두고 사려고 했는데.. ㅠㅠ
<뭔가 굉장히 좋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전작 5D와 동일한 AF.. OTL >
2. 여전히 느린 셔터랙, 블랙아웃
- 셔터랙이란 촬영자가 셔터를 누르고 실제로 셔터가 동작하기 까지의 지연시간을 말하는 것이고,
블랙아웃은 촬영시 미러가 올라갔다 원위치 하는 동안 뷰파인더가 까맣게 안보이는 시간을 말합니다.
전작인 5D의 셔터랙은 73ms, 블랙아웃은 145ms 입니다. 중급기라고 하기엔 상당히 느린편에 속하죠.
참고로, 다른 기종들의 셔터랙과 블랙아웃은 아래와 같습니다.
Canon EOS 1DS Mark3 : 셔터랙 40ms, 블랙아웃 80ms
Canon EOS 40D : 셔터랙 59ms, 블랙아웃 100ms
Canon EOS 400D : 셔터랙 100ms, 블랙아웃 170ms
Nikon D700 : 셔터랙 45ms, 블랙아웃 100ms
그런데, 놀랍게도 5D Mark2는 셔터랙과 블랙아웃이 전작인 5D와 같은 수준이라는군요.
가격이 반값인 자사의 크롭바디 중급기보다 못하고, 1/3도 안되는 가격인 보급기보다도 약간 나은 수준입니다.
아무리 정적인 사진을 찍는 사진가를 위한 컨셉으로 나왔다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닙니까?
3. 여전히 없는 내장 플래쉬
- 혹자는 말합니다. 300만원이 넘는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외장 플래쉬 하나 없냐고.
외장 플래쉬를 하나 장만하면 좋지요. 물론 저도 외장 플래쉬 있습니다.
하지만 외장플래쉬도 있고 내장플래쉬까지 있으면 더더욱 좋습니다.
플래쉬를 귀찮아서 안가지고 나간 상황에서 급하게나마 사용할 수가 있고,
외장플래쉬와 내장플래쉬의 방향을 다르게하여 피사차에 발광할 수도 있습니다.
니콘 중급기의 내장플래쉬처럼 고속동조가 되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100만원도 안하는 보급기에도 들어가는 플래쉬는 왜 안넣어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시야율이라도 100%면 헤드부분을 정밀하게 가공해야하기에 어렵다고 핑계를 대도 이해나 하지.. 쯧.
(5D Mark2의 시야율은 98% 입니다.)
< 결론 >
장점을 미리 말해두고 신나게 단점을 깠습니다만, EOS 5D Mark2는 아마도 5D 만큼이나 잘 팔릴 것입니다.
아무리 EOS 5D Mark2가 적당히 타협하고 나온 바디이긴 하지만,
캐논의 저렴한 고급렌즈군과 전통적으로 좋은 Canon의 화질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이번엔 캐논으로 기변하지 않으렵니다.
제게 동영상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고, 1200만 화소 이상의 해상력은 필요 없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1600만 화소 정도에 EOS 50D 정도의 바디성능으로 저렴하게 나오길 기대했으나,
제겐 필요도 없는 고화소와 동영상만 추가해서 비싸게 나와버렸네요. 쩝.
결정적으로, 너무 티나게 적당히 만들어 출시한 바디를 사고 싶지는 않아요.
2위나 3위 업체가 기술력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만들어 출시했다면 이해하겠는데,
5D Mark2는 적당히 팔다가 몇가지 개선해서 신제품이라고 후속기종을 내놓을 것까지 계산하고 나온,
적당히 업계 선두를 지킬만큼만 나온 바디 같거든요.
장비 다 정리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니콘으로 한 번 가보렵니다.
============= 이상 퍼온글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