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운용 이모저모 및 전파전파(propagation)
- 9월 23일 첫째날 - SFI 173 / SSN 198 / A 10 / K 2-3
첫째 날은 오후 9시 즈음까지 15m, 11시까지 17m FT8을 위주로 꾸준히 서비스하였습니다. AS-090이 ATNO인 국들이 많기 때문에 EU 방향이 열렸다 싶으면 일단 가장 교신이 쉬운 FT8을 끝까지 서비스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NA 방향으로는 17-20m가 열릴 시간이었던 오후 8-9시가 되어도 잘 안 열렸기에, 예정과 달리 EU에 최선을 다하면서 2번 트랜시버로 로컬 40m 서비스를 이어나갔습니다.
반면, 예정되었던 NA 방향 오픈은 17m에서 오후 11시경부터였으며 EU 신호가 강한 가운데 동부 지역의 입감이 가능했습니다. 신호가 매우 약했고, 전반적으로 이때 저와 교신을 원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던 Peter VA3DXA와 교신에 성공하였습니다. EU와 NA 신호가 모두 들리는 가운데 둘의 신호가 점점 약해질 즈음부터, 자정시간 부터 EU가 열린 20m로 이동하여 CW를 약 한시간 반 서비스하였습니다. 이때 CQ UP을 하는 등 의외로 많은 파일업이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첫째날은 평소 예상과는 다른 전파전파였으나, 다행히도 적절한 밴드 선정을 한 것 같습니다.
CW 운용을 마친 뒤에는 새벽 2시경부터 다음날 일출 1시간 이후까지 20m FT8에서 서비스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는데, 이때 다수의 EU 및 NA국과 교신이 동시에 되는 등 NA의 낮시간의 LUF가 충분히 낮았던 것과 동시에 EU의 밤시간 MUF가 높아서 행운을 맞았습니다. 덕분에 반쯤 자면서 가만히 있어도 저쪽에서는 교신이 되어 쌍방이 모두 만족스러운 교신이었습니다. 이때 새벽 3시경 마찬가지로 제게 이메일을 수 차례 보냈던 Mike VE3VHB가 저와 교신이 되어 997번째 IOTA entity를 완성하였습니다.
- 9월 24일 둘째날 - SFI 174 / SSN 172 / A 21 / K 1-2 (다음날 새벽 K 6)
둘째날 일출 후 한두시간 뒤 점점 20m가 잠잠해질 무렵에는, 오전 7시경부터 17m가 NA 방향으로 매우 강력한 것을 확인하여 바로 CW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IOTA뿐만 아니라 POTA를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국들의 신호가 또 강력하게 들어왔습니다. 약 한시간 반 동안 HL, JA등 로컬의 신호는 물론이고, 끊임없이 NA 전역에서의 신호가 들리는 환상적인 전파전파 덕에 CW로도 상당한 재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도 15/17m로 꾸준히 NA 서비스를 이어나갔으며, 오후 12시경 다시 잠잠해져서 4시까지는 아주 심심한 시간이 이어지다가, 저녁시간에 가까워지며 15/12m가 유럽으로 뻥 뚫리는 늦은 여름의 전형적인 전파전파가 계속되었습니다. 이때 1000 QSO를 돌파하였습니다.
한편, 다시 이날은 기대했던 바와 동일하게 20m가 저녁 7시경부터 NA로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약했고, 12m가 워낙 완벽한 상태였기에 12/15m에서 EU 서비스를 지속했습니다. 밤 9시정도가 되어서 EU가 잠잠해지과 동시에 20m에서는 NA가 어느정도 교신이 가능하여 계속 교신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늦은 밤시간에는 어제에 비해 EU와 NA 모두 잘 안 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현재의 지자기 상태를 나타내는 K값은 당시에는 1-2정도로 낮았으나, 당시 태양에서 방출된 양이온 입자들이 지구를 덮치는 순간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 9월 25일 마지막 날 - SFI 170 / SSN 164 / A 23 / K 2-6
새벽 4시에는 지난 여름에 자주 그래왔듯이 30m에서 EU 방향으로 괜찮은 전파전파가 이어졌습니다. 5시 반 경 K6 급의 강한 지자기교란이 도래한 순간 30m는 거의 먹통이 되었으나, 일출 즈음 20m/17m로 밴드를 바꾸니 그 이름이 무색하게 NA로 아주 좋은 전파전파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아침은 20-10m에서 전부 NA가 입감되는 좋은 상태였으며, 오전 8시쯤 10m 서비스를 시작하여 다수의 NA국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7/15m CW로도 많은 재미를 보았는데, 100와트에 간단한 롱와이어 안테나를 가진 상대 국과도 교신이 가능하며, 빔 안테나로 쏘는 국은 599이 들어올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다시 12시 즈음까지 10m마저 여전히 NA로 열려있다가, 대낮에는 다 그렇듯이 점점 모든 밴드가 조용해지며, 오후 1시 36분 JR4KVI와의 교신을 마지막으로 QRT하였습니다. 이후 짐 정리를 한 뒤 오후 3시 배를 타고 인천 연안부두로 돌아왔습니다.
4. 운용 결과
50시간의 운용동안 dupe를 제외하고 총 1484 QSO를 달성하였습니다. (FT8의 dupe 포함 시 1761 QSO, 277 dupes)
완벽하지는 않은 전파전파였으나, 일부 아주 좋은 시간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으며 저출력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사계절 언제나 그렇듯이 15/17/20m의 활약이 가장 뛰어났으며, 특히 빔 안테나 소유자가 더 많은 15/20m 밴드가 가장 훌륭했습니다. 40m와 20m는 24시간 내내는 아니었지만 HL과 JA/BY 서비스에 최적이었으며, 30/12/10m는 적절한 상황에 저출력 DX가 가능한 밴드 상태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바닷가 바로 앞에서 운용한데다가, 손실이 적은 대신 무거운 케이블을 가져갔기에 빔 안테나가 부럽지 않은 교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FT8 신호가 모두 +플러스값으로 수신이 될 정도였으며, 돌아오는 리포트는 -19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만약 kW 운용을 했다면 더 즐거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NA와 EU를 바라보는 바닷가에서, 로컬을 제외하고는 거의 NA와 EU를 위한 서비스였으나 WAC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VK/ZL 지역에서 추적하는 분들은 많은 고생을 한 것 같습니다.. 빔 안테나를 가지고도 페이딩이 컸다는 후문입니다(Steve, VK3KTT).
전파전파가 아주 좋았거나, 로컬에만 가능할 정도로 나빴던 때는 CW로 바꾸어 여러 교신을 채워넣는 전략을 취했던 게 좋았습니다. 특히 mode별 IOTA 추적 어워드로 있는 분들이나, 아예 클래식하게 CW에만 올인하는 OM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만족합니다.
5. 로그 분석 자료
*로그 분석은 HRDLog 및 phpQW Tool (http://tools.adventureradio.de/analyzer/)을 이용하였습니다.
CALL SIGN USED | DS1TUW/2 |
OPERATOR | DS1TUW |
TOTAL QSOs | 1,761 QSOs (277 FT8 dupes, Pure 1,484 QSOs) |
RUNNING TIME | 49:48 hours |
FIRST QSO | 23 SEP 2023 02:48Z - DV1K 15m FT8 |
LAST QSO | 25 SEP 2023 04:36Z - JR4KVI 15m FT8 |
DXCC Entities | MIX - 62 FT8 - 55 CW - 33 SSB - 2 (HL, JA) |
QSO by MODES | FT8 - 1,217 QSOs CW - 258 QSOs SSB - 9 QSOs |
QSO by BANDS | 80 - 6 QSOs 40 - 179 QSOs 30 - 86 QSOs 20 - 405 QSOs 17 - 246 QSOs 15 - 436 QSOs 12 - 83 QSOs 10 - 42 QSOs 6 - 1 QSO (HL2DAA) |
6.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제가 운용한 대이작도 목장불해변은 이번 운용 장소인 마린펜션의 사장님 개인 사유지였기 때문에, 사장님의 허락 하에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안테나를 마음껏 설치한 채로 운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안테나를 건드려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점에서 또 유리했습니다.
그리고 IOTA는 물론 POTA(HL-0248) 지점이라는 것 덕분에 더 많은 국들과 교신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 DS5SQS, DS1TFM님 들을 비롯한 분들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POTA 활동 및 추적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이번 교신량의 큰 일부를 차지하였습니다. 올해 8월에 POTA지점 등록에 힘써주신 DS0KDN의 OM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편, 운용을 시작하기도 전에 NanoVNA가 갑자기 켜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여, SWR 미터 값에만 의존한 채 30m 거리를 왔다갔다 하며 안테나 조정을 하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특히 로우 밴드에서 로딩 코일을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Q값이 높아지고, 공진점도 더 좁아지기 마련이라 더 많이 왔다갔다 하면서 어쩌다 뜻하지 않게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hihi). 그나마 태양활동이 강해서 20m보다 위의 밴드에서 운용한 시간이 대다수이므로 코일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작동할 줄 알았던 장비들도 한번씩 출발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7. 마치며
마지막으로 AS-090 덕적군도가 운용되었던 적이 거의 10년 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아주 가까운 이 섬을 추적하고 싶어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OP들이 운용 한 달 전부터 제게 수많은 후원금과 함께 이메일을 보내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AS-122 백령/대청도, 그리고 대망의 AS-168 강원도 죽도/조도 페디션은 얼마나 더 인기가 많을까요? 파도소리와 함께 파일업을 마음껏 받아보고 싶은 분들은 국내 IOTA 페디션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저를 옆에서 응원해주고 물심양면 아낌없이 지원해준 제 여자친구 DS1ULP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현아 고마워!). 그리고 후원해주신 분들, 그리고 후원 의사를 얼마든지 밝혀주신 분들, 또 저를 발견하고 DX 스팟에 올려주신 분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제 신호에 화답하여 교신해주신 OM님들께 감사드리며, 다음번에 또다시 새로운 섬에서 신호를 드리게 되는 날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73, DS1TUW/2 @ AS-090 대이작도
첫댓글 AS-090 교신 감사 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전파전파 가운데 다수의 교신 감사합니다.
교신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귀가를 하셨군요.
이렇게 조금씩 가속이 붙어갈것 같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
국내국 중 가장 많은 추적을 해주신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이제 한두번 더 국내 IOTA를 하면서 실력을 연마한 뒤 세계 곳곳을 다녀볼 꿈을 이루어야겠습니다.
차근차근 잘 준비하여 멋진 운용으로 즐거운 추억과 파일업의 강력한 유혹을 느끼고 오셨겠습니다.
현장감 있고 운용 분석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되는 후기 잘 보았습니다.
노이즈가 없는 곳에서 수많은 파일업을 마주하는 것만큼 즐거운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빔 안테나와 앰프까지 있었다면 말 그대로 전세계와 교신할 수 있었을 느낌입니다.
여러 교신에 또 감사드립니다.
바닷가 버티컬의 위력과 조용한 환경 덕을 톡톡히 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준비하신 표가 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출력이 500W 정도만 되었어도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조용한 환경에 더해 송신이 더 강했더라면 피스톨 햄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을 것 같아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3교신 감사드립니다. 매번 좋은 신호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저요 저야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햄생활을 화려하고 즐겁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기다 보니 어느새 외딴 섬을 다니고 있네요.. ㅎㅎ
논문에 버금가는 멋진 리포트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기록을 쌓아두면
남도 좋지만 나도 좋지요. 교신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가
무척 됩니다. 매우 매우 잘 하셨습니다. 짝짝짝~~~
감사합니다. 나중에 DX페디션을 함께 가도록 모시기 위한 사전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다음번에는 바닷가에서의 Vertical dipole array를 시험해보고, 바로 해외 섬으로 함께 가시지요~
@DS1TUW 좋습니다. 오래 전에 썼던 VDA에 대한 자료를 아래에 링크합니다.
https://cafe.daum.net/hl5bmx/7HwF/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