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활용방안 적극 모색해야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났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른 경기장들이 인천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경기장들은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다 됐지만 수익사업을 찾지 못한 채 유지 관리에만 거액의 시민세금을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지난해 인천엔 16개 경기장이 새롭게 건설됐으며 모두 1조7000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지난 해 9월 19일~10월 4일 보름 간의 게임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이들 신설경기장의 올해 예상 수입금액은 37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유지 관리비는 200억 여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 건설비로만 4700억원이 들어간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별다른 행사를 유치하지 못한 채 올해만 33억원의 관리비를 지출해야 하는 실정이다.
주경기장은 특히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데다 지하철역과도 연결되지 않는 등 접근성이 떨어져 행사를 유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궁여지책으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대형 할인점, 영화관, 아울렛, 예식장, 문화·스포츠센터과 같은 수익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조만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경기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16개 신설 경기장 중 업무시설과 스크린골프장을 유치한 남동체육관과 열우물경기장 등 2곳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기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결과가 결국은 가뜩이나 어려운 인천시 재정악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인천시의 현재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지난 3월 39.9%까지 치솟아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단체 '주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지금의 결과는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면밀한 대책 없이 경기장 먼저 짓고 본 결과이다. 다른 지역이나 나라의 경우 사후 활용방안을 꼼꼼히 점검한 뒤에 경기장을 짓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인천시는 뒷일은 제쳐두고 무작정 새 경기장부터 짓는데 급급했다. 앞으로도 이 경기장들은 인천시의 애물단지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벤치마킹 등을 통해 경기장들의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