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성과 작품성
산자수명한 진천에서 한국 근현대문학의 선구자 조명희 선생을 기리는 뜻깊은 백일장이 열렸다. 글제와 작품도 다양하고 좋았다.
초중등부는 예심을 거쳐서 대학일반부는 전체 작품이 심사위원의 손에 넘어왔다. 산문부 운문부 나누어 우수작을 가렸고. 전체의 순위를 정하기 위해 거듭 읽어서 문학성을 깊이 살폈다. 전국대회에 걸맞게 수준이 높았다.
산문에서 학생부는 글제를 풀어가는 솜씨가 뛰어나고 학생답게 신선하고 솔직한 감각으로 쓴 좋은 작품이 많았다. 그만큼 시각이 독창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로 <식탁>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먹을거리 전달, 부모님과 자신의 스트레스를 날리게 하는 바람역할의 위로를 주는 식탁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을걷이>도 방앗간을 하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의 글이었다.
일반부는 삶의 치열한 현장성과 긍정적면을 토로하는 글이 많았고, 공감이 컸다. <식탁> <문자메시지> <가을걷이> <용돈> 글제에서 <식탁>이 가장 닮았다. 그만큼 가족의 소중함과 정을 나누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농촌의 가을 풍광과 삶의 내면을 섬세한 필치로 풀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가을걷이>, 이혼한 딸의 딸에게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할머니를 다룬 <식탁>은 전개나 내면세계를 끌어가는 힘이 좋았다. 산문은 스토리의 힘도 필요하지만 심미안도 갖추었으면 한다.
운문의 매력은 압축과 긴장미 그리고 가락이다. 시상의 압축을 통한 선명한 이미지 확보가 중요하고 마지막 행까지 시적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부분 압축보다는 진술 중심이어서 시적 감동을 일으키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내용면에서 감동을 일으키는 요소의 활용이 부족했다. 이화선 님의 <식탁>과 김명래님의 <가을걷이>는 나름 선명한 이미지와 주제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을 가지고 작품성을 높였다.
학생부의 경우도 수준이 높았다. 고등부 한다음의 <식탁>은 식탁이 지닌 따스함의 이미지를 잘 우려냈고 중등부 김신영의 <식탁>은 위로의 한마디로 마음까지 채운다는 은유를 잘 구사했다. 일반부에서 장르별 최우수작을 (장원 없이) 차상으로 정하며 고단한 시대 문학의 여백과 행간, 여운으로 남는다.
살기 좋은 진천의 전국 백일장에서 풍년을 수확한 기쁨으로 작품과 참가자들에게 격려를 낸다. 문학으로 정진해서 행복할 것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권남희(수필가), 권갑하(시인)
첫댓글 저 장원 입상자 인데요^^ '이혼한 딸의 딸에게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할머니를 다룬 <식탁>'이 이혼한 딸이라고 하셨는데 이혼한 딸이 아니라 그냥 딸의 딸입니다. 수정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