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태화입니다. 지리산 종주후 간단히 올린다는게.. ^^
사람마다 삶을 살아가는 지침서는 각기 다른 것이며, 또한 그 지침서를 만드는 방법도 각각일 겁니다. 수 많은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 위인들을 만나 얘기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직접 자신이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만드는 작은 책은 100쪽짜리 공책에 이제 막 10쪽을 막 넘어갑니다. 책의 내용은 산행과 여행, 마라톤을 통해 참으로 좋은 책을 만들고 싶은게 꿈입니다. 이제 10쪽을 넘긴 책이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책입니다. 10년동안 만들어 오면서 실패도 많았고 성공은 그렇게 없었지만, 미래의 나를 만든 것은 성공보다는 실패인가 봅니다. 매번 실패했다고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흐리는 땀은 언제쯤 사막을 숲으로 만들 수 있는 너무나 귀한 한 방울의 물처럼 나의 마음속 나무들에게도 소중한 물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리산 종주를 통해 작은 공책에 한쪽을 또 만들어 이렇게 소개합니다.
전날의 설레임과 흥분된 마음은 순천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면서 한층 더 높아만 가고, 약 2시간 남짓 달린 버스는 순천 터미널에 도착하지만 급하게 나온다고....... 미리 사둔 필름을 냉장고에 두고 나와 터미널 주변 가게를 전전급급한다.
9시35분 구례행 버스 출발시간에 맞추기 위해 마음은 더 급하지만 없네요 없어. 행운인지 다행인지 저렴하게 구한 필름을 들고 구례행 버스로 올라탄다.
그리고 순천에서 화엄사 직행버스는 8월(성수기) 이외에는 없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당연히 화엄사 직행인줄 알고 탔는데... ^^ 모두 구례합동터미널(시골은 고속/시외버스공용) 에서 내린다. "어~~ 아저씨 화엄사는 안 가나요?" 등산객 아저씨 왈 "성수기 말고는 없습니다. 여기서 갈아 타세요"
다시 구례에서 화엄사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여기서도 성삼재로 가는버스와 화엄사로 가는 버스가 따로 움직이니 처음 가시는 분은 조심해서 타야 합니다. 요금도 화엄사는 850원인데 비해 성삼재는 3200원입니다.
10시 30분쯤 화엄사 정류장에 도착한다.
어제 기상예보와 달리 날씨는 좋고, 처음오는 코스라 모든게 신기하니 발걸음도 가볍네요, 또 보이는 숲, 나무, 물 하나하나에 관심이 간다. 꼭 시골에서 서울에 처음 간 사람처럼 모든게 좋게 보인다.
화엄사로 가는 길에는 낙엽송이며, 이 나무들이 가을이면 그 경치가 좋을 것은 당연하지..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는 여름에 많은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약 10여분 걸었는나, 이번 종주의 시작점인 화엄사가 보인다. 새로운 고찰을 본다는 마음에 기쁨도 되고 흥분도 되지만, 요즘 개보수 공사가 많아 걱정도 된다. 전에 찾은 내장산에서의 실망감도 기억에 반신반의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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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사 전경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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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는 백제시대부터 시작되지만 최후로 개보수된 것이 조선시대로 양호한 편이다.
경내에서도 고찰의 흔적과 풍경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와 내 마음의 작은 그릇을 넘친게 한다. 해인사처럼 높은 언덕에 있는 대웅전의 위상과 목조건물중 가장 큰 각황전(조선시대의 건물 양식이라 내부의 기둥은 경북궁의 처럼 원기둥을 사용했다. 참고로 원기둥은 왕이 거주하는 건물과 사찰 에서만 사용한다.) 아시아 최대크기의 석등 4사자 감로탑(안내판에는 석등이라 했는데 인터넷에서는 탑으로 등록되어 있네요) 이 큰 석등을 보면 위압감으로 기존의 아담한 석등이 그리워 진다. 구도는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이랑 대등한 찬사를 받는 4사자 3층 석탑(기단위에 올린 4마리의 사자상과 그 중간에 있는 부처의 모습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다양한 표현법이라 생각한다), 또한 동/서 5층 석탑, 금강문, 사천문 등등 곳곳에 있는 건물들 또한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약 1시간정도 경내를 돌아보고 노고단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점심과 최종 점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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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사자 3층 석탑 = =
12시50분 지리산 종주를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한다. 화엄사코스가 힘들다고 들었지만 처음에 만나는 완경사에서 자만심에 걸음걸이가 가벼워지고 시원한 대나무 숲을 지날때는 여유롭게 삼각대에 사진까지 찍고 콧노래까지 나온다.
하지만 1시간 30분쯤 지나면서 기온도 올라가고, 바위로 된 등산로, 급경사면 점점 기쁨은 사라지고 왜 이 길을 가야 하나? 부터 시작해 배낭속에 뭘 그렇게 많이 넣었을까? 이 길은 언제쯤 끝나나? 이런저런 생각은 고통뿐이지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가방에는 4일치 식량과 옷, 행동식, 물통.... 약 30Kg쯤 될 것 같다. 금새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즐거운 생각은 모든 사라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지금에 생각하면 속도조절에 실패한것 같고, 기온에 맞는 휴식시간이 부족한것 같다. 경사도와 거리, 산행시간에 맞는 휴식시간이 필요한데 말이다.
코스도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가는 포장도로를 만나기 전까지는 경치를 구경할 언덕도, 시야를 확보해주는 넓은 공간도 없이 답답하게 독방에 있는 느낌처럼 온통 숲으로 되어 있다. 전에 종주할때 대원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기억이 생각나게 한다. 그때도 온통 숲이고 계곡뿐인 길을 따라 7시간 정말 걸어가기만 했는데... 개인적으로 주위 경치를 보면서 가는 산행을 좋아해 답답한 공간은 싫어한다.
그렇게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3시간 30분을 싸운 끝에 노고단으로 가는 포장길에 도착했다. 그 순간 마음속 나쁜 생각은 사라지고 다시 즐거운 생각이 그려지며,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세상의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속물처럼 한 순간에 마음이 이렇게 변할것을 왜 그렇게 나쁜 생각을 많이 했는지.............
3년만에 다시 찾은 노고단이라 방가운 마음이 앞서야 하지만 이내 오른쪽 무릎에서 고통을 소호한다. 그 길을 따라 4시 20분경 노고단 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앞에는 금방 노고단 탐방이 끝나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노고단은 10년간의 복원기간을 마치고 하루 4번 등산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한번 사라지면 숲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파괴의 시간보다 10배는 넘어야 될건인데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피곤한 몸은 눕기를 너무나 간절히 간절하게 원하고 있지만 아직 등록전이라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나무의자에 몸을 잠시 눕힌다.
5시쯤 넘어 사람들이 모두 내려가니 등록을 일찍 시작해주신다. 보통 6시부터인데 고마운 마음에 한번에 달려가 줄을 선다. 그래야 나 혼자뿐이네.. 예약자가 없나보다...
6시쯤 저녁밥을 해 먹고 잠시 주위를 산책하면서 내일의 일정과 오늘 일에 대해 생각한다. 밤바람이 여전히 세고 하늘에 온통 구름이라 별 보는 것은 힘들것 같아 일찍 잠든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까 주위에 사람들이 없다. 내 느낌으론 오전 8시쯤 된것 같은데 시계는 6시를 조금 넘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어디갔나? "참 부지런도 하시네" 다음으로 창문으로 눈을 돌린다. 혹시.. 역시.. 주위가 온통 안개라. 지리산 10경중에 하나인 노고단 운해는 저 멀리 사라진것 같다.
우물쭈물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7시쯤 간단히 고양이 세수를 하고 물건을 정리하고 아침밥을 준비한다. 노고단 탐방계획을 잡았는데 월요일(8월은 제외)은 휴무라고 하니 시간이 무진장 남는다. 오늘은 가야하는 연하천산장까지는 넉넉히 6시간이며, 완경사면서 등선를 따라 가는 거리라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햇반으로 아침을 먹는 중에 한 여인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첫 마디가 "우씨 힘들어... 아이고 죽겠네.... " 화엄사 코스로 온 것 같은데... 말을 걸고 싶지만 참기로 한다.
분위기 험악하다. 식사를 마치고 출발한다. 09시 그때까지 노고단 운해를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어, 반야봉에 가면 혹시 보일까 싶을까?
하지만 중간쯤 갔는데 하늘에 햇님도 보이고 주위에 안개도 어디로 갔는지 모두 사라졌는데 아쉽게도 노고단 운해도 없었다. 다음으로 기약하고 반야봉을 향하는 숲길을 따라 봄 소풍 가는 아이처럼 달려간다.
저 멀리 보이는 것도 산이고 그 넘어도 산이다. 온통 푸른 물결인데 꼭 잘 정돈된 푸른 잔디밭 같아, 뛰어 내리고 싶다. 반야봉으로 가는 길은 종주길에서 잠시 옆으로 가야 하며, 또 급경사면이라 심장소리가 다시 한번 귀까지 들릴 정도로 올라가야 하지만 반야봉 정상 도착하는 확 터인 시야속에 들어오는 지리산의 힘찬 능선를 보는 순간 심장의 열기는 소리를 죽이며 멈춘다. 이것이 산행하는 이의 또 하나에 행복인가 보다.
아침에 미리 준비한 햇반과 김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이다. 또 분위기 험악한 사람이다. 이번에는 복면까지 하고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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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 이후에 찍은 사진인데.. 장소를 모르겠네요 노고단쪽으로 찍었습니다.==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선이 만나는 삼도봉, 토끼봉, 화개재의 경사면 오르고 내려가니까(30도 계단길) 어느든 연하천 산장에 도착한다. 이때가 오후 4시 20분이네요
약 7시간 산행이다.
저녁후 서울에서 오신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일몰과 월출을 같이 보기로 했다. 음력으로 보름이라 지리산 10경중 하나인 벽소령 명월과 반야봉 낙조를 동시 상황으로 볼 수 있어 다시 명선봉으로 올라간다. 그렇지만 칼바람 추위속에 30분 정도 기다린 보람 보다는 아쉬운 낙조와 명월이다.
연하천은 아직 개인산장이라 시설은 노후되었지만 지리산 종주에 꼭 필요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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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하천 산장 앞에서 === | 또한 취사장이 부족해 동시 10명정도만 들어와도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모서리에 지도를 깔고 저녁을 먹는데 바람은 왜 그렇게 불어오는지... 참.. 서럽네 춥고 배고프고 잠자리는 칼잠은 아니지만 옆에 사람의 체온을 충분히 느끼면 잣다. 내일 아침은 벽소령에서 해야 겠다.
아침 5시 진동소리에 일어난다. 이틀날 산행에서는 별 피곤함을 못 느낀다. 여기서도 세제 없이 간단히 세수만 하니 점점 입속이 전쟁터 같은 느낌이다. 6시30분 벽소령의 향해 출발. 첫 종주할 때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야간산행이라 별 기억이 없어 이번에는 하나하나 주의 깊게 보고 또 보고 지나간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 새들의 노래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뿐이라 아침 산행이 더 행복한 이유인가 봅니다.
형제봉에서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을 한 눈에 내려다. 지리산의 굵은 능선이 힘세게 꿈틀 거린다.
저 멀리 벽소령산장도 보인다. 그래도 약 40분정도 더 가야 한다. 계속 이어지는 숲속은 인적이 없어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세삼 느낀점이지만 뒷돌아 보면 지나온 길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잘 보인다.
아마도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후회하기 보다는 앞을 보고 더 노력해라"는 지리산의 충고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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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벽소령은 내가 지리산 산장중에 으뜸으로 뽑는 이미지를 여지 없이 가지고 있다. 작고 아담한 크기, 취사장에서 바라보는 풍경, 깔끔한 실내 구조 첫 이미지 그대로이다.
취사장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역시 햇반에 김치, 김, 참치가 전부이지만 너무 행복하다. 한끼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작은 진리이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무 의자에 앉자 커피를 마시며, 넘실 거리는 푸른색 바다를 넋을 잃고 바라본다. 더 이상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래도 가야 하기에 다음 장소인 세석산장으로 출발한다. 여기 벽소령에서 세석까지는 좋은 경치를 많이 볼 수 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중간에 선비샘도 있어 물걱정도 없고, 덕평봉과 칠선봉 사이에는 지형이 또 같은 M짜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너무 여유를 부린 것인지 세석평전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40분쯤 처음부터 산장에서 먹을 생각 없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영신봉 정상에서 세석평전에 한눈에 보이는 바위에 자리 잡아 햇반에 김으로 한끼를 해결하지만 신선이 된 기분이다.
가야 하는데 그 경치에 또 갈 생각이 없다. 봄철 철쭉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이 피는 시기이지만 아직 고산의 봄기운은 꽃봉우리를 열게하기에 부족한지 부분적으로 꽃이 보인다. 같이 하신분이 이번주쯤이면 만개 할것 같다고 합니다. 1500미터에 자리 잡은 광활한 꽃밭은 산행하는 이의 마음을 붙잡아 두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번 붙잡혀 보세요
세석에서 다시 물을 채우고, 서울에서 내려온 분들(분위기 험악한 분과 봉면하신 분들)과 동행한다. 내 카메라도 고장이고 했어 동행하면서 사진기사로 임시 취업이다. 점심 밥에 매수 당했다.
오후 3시쯤 출발한다. 세석에서 장터목구간은 그렇게 힘든 구간이 없어 보인다. 촛대봉과 삼신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경치를 비교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며, 높고 낮은 경사면은 힘들기 보다는 재미를 더한다.
그렇게 연하봉을 지나 장터목산장에 도착한다. 오후 5시20분쯤 일출을 보기 위해 장터목을 많이 찾는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날도 족히 150명쯤은 되어 보인다. 삼삼오오 모여 저녁을 먹고 저마다 산행 얘기와 인생사, 고민을 나눈다. 산행의 또 다른 맛은 정겹게 나누는 대화가 아닌가 쉽다. 묵묵히 걸어면서 정리되지 못한 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며, 그 논리적인 생각은 자연히 대화로 이어기에 대화도 흥이 난다. 무조건적인 통행이 아니라 나눔이 된다.
같이 동행이 된 분들과 일몰을 보기 위해 제석봉 고사목지대로 간다. 장관이다. 붉은 태양은 내려가면 갈 수록 더 붉어지고 주위도 온통 붉은 색으로 변한다. 순간의 시간도 잠시 금새 어둠이 주위를 파고 들고 인간에 의해 파괴된 고사목에 무거운 느낌만 더 해 간다.
이후 월출의 순간 무겁게 내려 앉은 어둡을 계란 노란자처럼 올라오는 달을 보면 지리산 종주의 마지막을 축제로 만드는 서막이 시작된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의 짜증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나 자신의 간사함인지 고통 뒷에 오는 행복처럼 자연의 순리인지
산장 밖은 한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산장안에는 진동한다. 소염진통제, 꼬골이 소리, 정겹게 나는 대화, 내일 짐을 정리하는 소리..... 이 작은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일어나는 일이란 무한히 많다.
아침 일출이 5시16분이라고 한다. 일행과 출발시간은 새벽 3시20분... 헉 소리가 나온다. 주위 환경이 그렇게 쉽게 잠들게 하지 않게 한다. 12시에 일어나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으니 큰일이다.
이리저리 몸을 돌려보지만 잠은 오지 않고 두 눈에 힘만 들어간다. 잠시 생각이 깊이지나 싶어지만 잠들어나 보다... 새벽3시15분 주위가 분주하다. 옆에서 같이한 일행분도 모든 준비가 끝났는지 기다리고 있다.
급하게 준비하고 밖으로 나와지만, 새롭게된 일행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몇번을 꾸벅이면서 인사를 하지만 처음부터 혐악한 분위기라....
천왕봉 정상으로 출발한다. 제석봉까지는 급경사라 숨이 목까지 찬다. 새벽 차가운 공기와 은은한 달빛은 고사목지대를 한 층 더 음치련스럽다.
언덕에서 뒷를 돌아 보니 새벽산행이라 모두들 랜턴으로 앞길을 밝힌 모습이 반딧불처럼 보인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통해 하늘로 올라오니까 더 넓은 세상이 발 밑에 들어오고 운해가 들이운 지리산의 경치를 보니까 입이 벌어진다. 그리고 운해 넘어 여명은 어제 월출의 서막에 이어지는 모습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다
드디어 정상 종주의 끝을 알리는 표지판을 두 손으로 끌어안아 본다. 온 몸에 힘들 들어간다. 미리 도착한 사람들은 일출이 잘 보이는 곳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우리도 바람이 들지 않는 곳에 앉아 이어지는 축제를 기다린다. 5시 16분 정확히 운해 넘어 세상을 밝게 하는 작은 점 하나가 올라온다. 여기 모인 사람들의 탄성은 잠들어 있는 하늘을 깨우고, 새롭게 시작하는 여명의 순간을 축복하는 노래처럼 들린다.
잠시동안의 축제는 끝나고, 다시 법계사로 향한다. 지리산의 정기를 마시다는 천왕샘에서 간단히 목을 축히니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하산길을 제축한다. 승리한 장병들이 통과하는 개선문을 통과할 때는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천왕봉에서 법계사 코스는 급경사면이라 내려가는 시간이 한층 빨라진다.
약 1시간 30분쯤 법계사에 도착한다. 국립공원으로 바뀌면서 새롭게 개선된 로타리산장에서 아침 식사를 하지만 어떻게 알고 모여든 파리때 때문에 한끼 먹기도 힘들다. 미리 조심하세요
마지막 코스라 그런지 발걸음도 가볍고 배낭도 가볍다. 힘도 넘친다. 잠시 망바위에서 마지막 지리산 경관을 마음속에 담아 둔다.
중산리 입구를 나오면서 그동안의 고통도 사라지고
잠시 사라진 삶의 자심감도 다시 찾으며 이번 종주를 마친다.
"하고 싶다면 도전해야 한다. 도전하지 않는 것은 무의미하다. "
산에서 라면,밥,국을 처리하기 위해 잔반 버리기 그릇에 사용하는 세제 보다는 도시락이 좋겠죠
자연 보호, 자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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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두 올해안에 지리산 종주함 해보고 싶은 생각이 다시드네요. 정말 오랜 시간 잊었던 지명들이네요,,,벽소령, 선비샘, 연하천,,,,,,
고독을 즐기셨군여~추억을 만들어 간다는건 무지 행복한 일이죠^^고생 하셨습니다...
좋은 것들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오셨으니 부럽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마음이 통하는 말을 나눌 수 있다는 거 참 좋은거죠.. 다음 차 번개때 한 번 ^^
멋진 종주 추카드려요~~ㅋㅋ 이번종주로 많은걸 얻고 오신것 같네요....역시 도전은 아름다운건가 봅니다~~*^^*
오우~~친구..멎찌군...잘봤다..^^
잘 다녀오셨군요.. 추카드립니다~ 성공하신걸... ㅋㅋ
장마가 끝나는 7월 말경에 1박 2일 종주 계획중입니다. 가능하시면 모두 모두가 정직한 산행을 행하는 날이 되게 노력하겠습니다. 초산 여러분 할 수 있어요.. 한번 도전하세요.. 파이링... ^^ 모두 모두 가요... 지리산은 제가 제일 멋지고 사랑하는 친구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