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丹)과 사리(舍利)
- 단(丹)이란
최고 단계의 기공수련을 한 사람의 시신(屍身)은 불에 타지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 전체가 단(丹)으로 이루어진 '금강체(金剛體, diamond body)'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丹)이란 무엇일까? 이는 천지의 기운이 고도로 농축된 고단위 에너지의 결정체이다. 곧, 최고농도의 기괴(氣塊)라고 말할 수 있다.
도가(道家)에서는 본래 모든 사람의 몸에는 단(丹)을 만드는 원료가 들어 있다고 보며, 이를 '산단약(散丹藥)'이라 한다. 수련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경우, 산단약(散丹藥)은 근육이나 경락, 장부(臟腑) 등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이 산단약은 신비한 재생(再生)의 물질로 기공 수련을 하면 이를 한 곳(하단전 등)에 집중해 모을 수가 있다. 이렇게 한 곳에 모인 초물질을 ‘단(丹)’이라고 한다.
도가(道家)의 공법(功法, 수련법)에서는 이를 주로 삼단전(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에 모으게 된다. 도가 삼대 문파의 하나인 태일도(太一道)에선 단(丹)을 '규(竅)'라고 부르며, 인체의 12개 요소에 규를 만드는 수련을 한다. 이는 요가에서 7개의 차크라(chakra)를 여는 것과도 대동소이하다. 단에는 '정단(精丹)', '기단(氣丹)', '신단(神丹)'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이중에도 '금단(金丹)'을 최고로 꼽고 있다.
- 사리(舍利)와 단(丹)
그런데 불가(佛家)에서도 도가의 '단'과 유사한 ‘사리(舍利)’를 말하고 있다. 과연 사리는 단(丹)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도가(道家) 전진도(全眞道) 용문파(龍門派)의 18대 전인(傳人)이자 대기공사(大氣功士)인 왕력평(王力平)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불가의 사리와 도가의 단은 완전히 같은 것입니다.”
참선 등 불가의 공법을 수련해도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몸안에 단(곧 사리)이 만들어진다. 현대에 와서도 세계 각지에서 법력(法力) 높은 고승(高僧)들이 열반에 든 후 시신을 수습하다가 사리가 발견되었다는 일화가 많다.
한편 도가(道家)에서는 양신(陽神)의 출신(出神)을 추구하기에, 단(丹)이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사리가 나왔다는 일화가 종종 있다. 가령, 북송시대 도가의 대스승 장백단(張伯端 984~1082)은 99세에 좌화(坐化, 앉아서 떠남) 후, 그 몸을 불태우니 사리(舍利)가 무려 수천 과나 나왔다고 한다.
- 석가(釋迦)의 사리
석가모니(釋迦牟尼)의 시신은 화장(火葬)을 할 때, 전신의 골격이 불에 전혀 타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몸은 '전신사리(全身舍利)'였기 때문이다. 그는 죽어서도 모습이 변하지 않았는데, 그의 골격은 여러 개로 나뉘어 각지(各地)로 보내졌다. 아래의 사진은 석가의 진신사리 중에도 특히 유명한 '식지(食指- 둘째손가락) 사리'로, 중국 서안(西安)의 법륜사(法輪寺) 지하궁전에 안치되어 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는 여러 나라에서 안치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국내의 불교박물관(서광사)에 봉안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이다. 위의 것은 석가모니의 '이마 부위 사리'이고, 아래는 석가모니의 '피사리'와 '살사리'라고 한다.
- 한국 현대 고승들의 사리
국내의 역대 여러 고승들에게서도 사리가 많이 발견되었다. 먼저 사리 수습과정을 보자. 덕이 높았던 덕암(德菴, 1913~2003 전 태고종 종정) 스님은 2003년 11월 열반에 들었으며, 그후 스님의 다비식(화장의식)이 거행되었다(아래 사진).
아래는 다비식을 마친 후, 덕암 스님의 사리를 수습하는 광경이다.
마침내 수습된 덕암 스님의 사리들이다.
아래는 벽암(碧岩1924~2005) 스님의 연꽃 사리이다.
다음은 유명한 성철(性徹, 1912~1993 제7대 조계종 종정) 스님의 사리이다.
아래는 서옹(西翁, 1912~2003 제5대 조계종 종정) 스님의 사리이다.
우리는 이처럼 시신에서 불에도 타지 않는 사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수행자들의 죽음 체험과 형태에서 무엇을 느끼게 되는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행자의 몸은 생전(生前)이나 사후(死後)를 막론하고 일반인의 몸과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수행의 힘'이며, 이는 수행자의 전 생애를 관통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글; 무애 (한국선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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