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자 김성호 교수와 함께하는 --솔빛 우리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글,사진 김성호 /지성사
p123 겨울 철새가 오는 이유
이동성에 따라 텃새와 철새로 구분한다. 텃새는 계절에 관계없이 한 지역에 머문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번식지와 월동지를 정기적으로 오가며 생활한다. 여름 철새 - 번식의 일정을 치르기위해 더 유리한 환경을 찾는다. 봄에 와서 번식을 한후 가을에 떠나는 새로 겨울을 지낼 월동지는 우리나라보 다 위도상 남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겨울 철새 - 가을에 와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해 봄에 번식지로 이동하며 번식지의 위도는 우리나라보다 북쪽의 추운지역이다. 나그네새 - 우리나라 이외의 번식지와 월동지를 아가다가 봄과 가을에 잠시 들르는 새. 통 과 철새라고도 한다. 미조 - 이동 경로상 우리나라에 규칙적으로 오지는 않지만 태풍등의 이유로 길을 잃거나 경로를 이탈해 우연히 찾아든 새. (길 잃은 새) 겨울 철새는 중국북부,몽골, 러시아를 비롯한 북극권이라 섭씨영하 30~40도 기온이 5개월이상 지속되어 얼거나 눈에 덮여 있어 먹이활동이 현식적으로 불가능하다.
p125 편대비행은 장거리 이동의 완벼한 배열 편대비행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거쳐서 마침내 찾아낸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항공기 두 대이상이 일정한 거리와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비행방법 편대비행의 장점 -최소의 에너지로 목적지까지 이동 할 수 있다. -구성원 사이의 의사소통과 통제가 수월하며 천적의 공격에 대비하여 효율적으로 대처 할 수 있다. -형태는 안행형이라 불리는 V자 모양 이지만 큰 무리인 경우는 W자 모양의 대열도 갖춘다. -에너지 소모가 30% 정도 줄어든다. V자 편대 앞선 새의 날개짓이 상승기류를 만들어 뒤를 따르는 기러기는 상승기류가 제공하는 양력에 힘입어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다. 선두에 선 개체는 거친 바람을 처음으로 가르며 전진 저항에 고스란히 맞서 비행해야 하고, 최적의 항로와 고도를 탐색하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므로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천적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그 힘든 위험한 선두의 자리에 서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무리중 힘이 가장 센 개체가 선두를 지키면서 무리를 목적지까지 통솔하는 것으로 알려 졌으나 최근의 연구에서 통솔하는 개체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리의 규모에 따라 몇 개체가 번갈아 가면서 선두자리의 부담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것이다. 선두개체가 지치면 대열로 들어가 숨을 고르고 그 사이 다른 개체가 선두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또한 편대의 내부 배열도 짜임새와 배려가 있어 놀랍다. 선두 기러기는 V자의 꼭짓점에 위치하고 그 뒤로 젊고 힘센 개체 그뒤로 늙고 힘이 없는 개체 그리고 어린개체 마지막에는 다시 힘이세고 경험이 풍부한 개체들의 순서로 자리를 잡는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완벽한 배열인 셈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새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를 포함한 기러기 종류이지만 두루미,재두루미,흑두루미 등 두루미종류와 고니 종류도 활용한다.
지구에 인간보다 먼저 출현한 새가 효율적으로 비행하는 길을 찾는 일에 진화의 모든 힘을 쏟은 생명체이다. 따라서 편대 비행술은 새들의 비행과 이동모습을 보며 인간이 따라하는 것이다. p142 인간의 간섭에 길들여진 독수리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는 독수리 독수리는 전 세계에 2만여 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조류로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적색목록에 올라 있는 위태로운 종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독수리는 주로 러시아,몽골,중국에서 번식을 하며, 겨울이 오면 번식지를 떠나 파키스탄,미얀마,북한 그리고 우리나라로 이동하여 겨울을 보낸다. 그중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는 몽골지역에서 찾아오는 독수리이다. 독수리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한다. 산란은 2~4월에 끝나고 알은 딱 한 개만 낳는다. 55일 가량 알을 품어야 부화가 일어난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무려 넉 달 가까이 둥지에 머물며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 다음에야 둥지를 떠난다. 결국 어린 새 하나를 키우는데 반 년 정도가 걸리는 셈이다. 매 순간 그 일정을 무사히 넘겨야 번식에 성공하는 것이라 개체군을 늘리기에는 열악한 구조이다. 번식을 위해 흩어졌던 독수리는 번식 일정이 끝나면 다시 무리를 형성한다. 몽골의 겨울은 섭씨 영하30~40도의 혹한이라 어린 독수리가 견뎌 낼 수 있는 기온이 아니다. 또한 먹이에 대한 서열은 엄격하기 짝이 없다. 어린 독수리는 혹한에다 부조간 먹이 경쟁에 밀려 살아남기 어려워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몰린다.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의 90% 이상이 어린 독수리인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월동지인 경기도 북부 지역까지의 직선 거리는 약 2,000km이며. 소요시간은 10일 정도 이다. 우리나라에는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4월에 걸쳐서 다시 몽골로 북상한다. 짐작하는 것과는 다르게 독수리에겐 사냥 능력이 없다. 동물의 사체를 먹고 살기 때문에 날개는 사냥을 위한 구조라기보다는 기류를 잘 타기 위한 구조를 갖추고 있을 뿐이다. 또 비행속도가 느리고 먹이를 추적하기 위한 방향 전환 능력 또한 떨어진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동물의 사체를 만나는 것은 무척 드문일이고 따라서 우리나라를 찾아올 이유가 없는데 점점 더 많이 오는 까닭은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영양실조로 추락한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고 힘을 얻어 날개 짓을 하는 것을 보고 진정 아름다운 해결책이라 여겨 선의를 베풀기로 했던 것이다. 전 세계 독수리의 생존 집단을 2만여 개체라고 가정 할때 우리나라에 전 세계 생존 집단의 10분의 1에 가까운 숫자가 5개월 동안 머물다 간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독수리의 존폐여부가 우리 손에 달려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뜻이다. 중요한 점은 독수리만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마다 겨울철새 먹이주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먹이로 철새들을 불러 모아 지역의 상품화에 이용하느라 필요 이상으로 먹이를 제공하기도 했다. 무엇이 과연 새를 위하는 길인지 더 냉정하게 고민하고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접근을 해야 했다. 독수리를 포함하여 수많은 철새들이 서서히 본래의 야성을 잃어 가만히 앉아서 먹이를 기다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먹이를 딱 끊을 수도 없고, 먹이를 줄 수 밖에 없지만 적어도 어떻게 줄 것이냐에 대해서만큼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때를 놓친다면 먹이 주기와 독수리의 추락은 마지막 독수리가 추락하는 그날까지 계속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