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립 제3시집
【나는 나로 살았으니】 책 소개
아버지 3
신은립
아버지 가시기 전에
서향집에 해 넘어가는데
환상일까
아버지, 서 계시는 거야
저녁 햇살로
맏딸 걱정 안고 가셨을 아버지
생일도 여름
기일도 여름
유골함 묻히던 때에
능소화 뚝 떨어졌지
아버지 기일 돌아오면
능소화는 내 맘에 피네
【나는 나로 살았으니】에서
농촌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젖은 몸에서 김이 난다 】를 내놓았을 때, 농장은 이미 재기가 불가할 정도로 사정이 엉망이었으니 `무너진 농촌 들녘`이었지요.
무너진 농촌을 떠나 새로 앉은 곳이 청도면에서 밀양 시내네요.
요양원, 재가파견센터, 요양병원에서 돼지 엄마는 숱한 죽음을 지켜보았고 아픈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나는 나로 살았으니는 나는 나로 살 수 없었던 아픔을 딛고 일어난 나를 찾는 여정입니다.
맏딸 걱정 안고 가신 아버지께 더는 맏딸 걱정 하지 마시라 쓴 편지가 바로 신은립 제3시집인 【나는 나로 살았으니】입니다.
시인의 말
두 번째 시집인 젖은 몸에서 김이 난다를 내 놓은 지 19년이 지났네요.
돼지 엄마는 농촌을 떠나 아파트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원고를 정리해 보니 오래 전에 쓴 시들이 많이 있네요.
시쓰기는 제 운명이라
앞으로도
자연이 불러주는 시들을 받아 적고 싶습니다.
제겐 1932년생인 어머니가 계십니다.
제 시집을 안겨 드리면 장하다 하시겠지요.
해설에서
신은립 시인은 자신이 존재해 왔던 시간을 3번째 시집에서『나는 나로 살았으니』라는 제목을 붙여 시인의 본래 모습에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그대로의 존재방식을 시에서 추구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따져보며 상호의존적이고 동시적이라 어느 부분을 불편해하거나 불운해 할 필요가 없기에 시인은 과거를 두리번거리거나 현실을 비판하지도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성찰하여 삶의 주인공이 되어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
공자는 나이 70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고희를 바라보는 시인은 살아온 날들의 깊이만큼 스며든 연륜과 타인에 대한 관대함은 그녀만의 물길이 되어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흐르기만 해도 자연에 다다르거나 우주의 일부분이 된다. 그래서 시인은 주변의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시를 쓴다. 그러나 시인의 시는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묻지도 말고 보이는 대로 보이는 일상의 보편적인 풍경을 데생하듯 그려보면 된다.
1부■
마른 꽃
경로당
후사포 은행나무
상처
갈대
전쟁은 끝나고
사과
양육세
쨍
쓰나미
까치 2
선무당
언젠가는 가겠지
그리움
고희를 앞두고
2부■
어머니 2
아직은 꽃
붕어빵
친정
내리사랑
생일
공돌이
아버지 2
아버지 3
이장
당산나무
봄에
줄
달력
시멘트 틈 사이
시낭송 밤에
이모
기차
3부■
목련
영남루
연리목
산수유
밀양은
밀양 사람
나무야
안양 아주버님은
칠월 하순
후사포리
눈 오던 날
얼음골 사과
양림간
느티나무카페
나 먼저 가오
꽃잎 피기까지
지금 여기
삼문 솔밭 아리랑
무표정과 무표정
소전걸
백지 상석
해천이여 밀양이여
4부■
아지매들
곡우
정순 어르신
새치기 하지 말고
어르신이라 카지 말고
같이 살아요
적임자
명례에서
우수 지나고
법은 멀고
금붕어
노다지
봄이가 봄이제
최소한의
빈집 2
밧줄
해설I 존재의 본질적 사유와 깊이 – 나문석(시인)
2024년 02월 15일 초판 1쇄 찍음
2024년 02월 28일 초판 1쇄 펴냄
지은이 _ 신은립
펴낸이 _ 라문석
편집장 _ 김옥경
디자인 _ 장상호펴
낸 곳 _ 도서출판 두엄
등록번호 _ 제03-01-503호
주 소 _ (41969) 대구광역시 중구 명륜로12길 21
대표전화 _ (053)423-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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