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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송원(孝松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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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스크랩 보성 율포 해수 녹차탕과 남해 일출
가래골 추천 0 조회 609 13.06.06 21: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여핼일자 : 2013년 2월 21일

 

 

보성 해수,녹차탕과 남해 일출

 

  운주사에서 차를 달려 율포해수욕장에 도착한 것은 여섯시가 다 되어서이다. 황혼이라고는 하지만 해가 거의 넘어간지라 바닷물도 검은 빛으로 이미 물들기 시작했다. 황혼이 마지막 빛을 발하더니 이내 어두워진다.

  해변가에 보성군에서 직영하는 해수?녹차탕이 있다. 저녁식사를 하고 목욕을 할 것인지, 목욕을 하고 저녁식사를 할 것인지 이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서 근무하시는 분에게 물으니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단다. 그래서 목욕을 먼저 하기로 했다.

  목욕탕에는 해수탕과 녹차탕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아주 좋았다. 탕 속에 몸을 담그니,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다. 어두워지는 유리창에는 검푸른 남해바다가 어리고 있어 낭만적이다. 짭조름한 바닷물속이어서 그런지 몸이 훨씬 가볍다. 녹차탕과 해수탕을 몇 차례 오가는 사이에 아내와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또 논의할 일이 생겼다. 식사를 하고 숙소를 정할 것인지. 숙소를 정한 다음에 저녁식사를 할 것인지. 이에 대한 결정은 쉽게 났다. 우리 둘 다 배가 고팠으니, 금강산 구경도 식후가 아닌가..

  여행을 가면 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도 큰일이다. 더구나 외지에서는 어느 식당이 음식을 잘 하는 것이지, 맛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더욱 어렵다. 우리는 일단 율포 거리를 다녀보기로 했다. 손님이 많은 식당을 찾아보기 위해서이다. 손님이 많은 식당은 대개 음식이 괜찮기 때문이다. 상가가 늘어서 있는 거리를 다녀보는데 관광철이 아니어서인지 손님이 거의 없다. 한 식당을 보니 몇 분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다. 아내와 나는 그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이 친절하게 맞아 준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메뉴와 가격 표시가 잘 되어 있다. 생선탕을 시키고 앉아 있는데, 그 곳에 먼저 와 있던 손님이 가신다. 그런데 그 분은 고객이 아니라 사장님 친지였다. 그리고 옆에 계시던 두 어르신들은 이 식당 사장님 부부셨다. 어찌 이런 일이……. 결국 이 식당에도 손님이 없었던 것이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생선탕이 나온다. 가짓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반찬이 깔끔하고 맛이 있다. 생선탕을 먹어보니 내 입맛에 잘 맞는다. 생선이 신선해서인지 정말 맛이 좋았다.

  사장님이 이런저런 말씀을 하신다. 연세가 많으시고 사회활동을 많이 하셨는지 세상사에 대해서 잘 아신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우리 부부는 이야기에 취해서 일어설 줄을 몰랐다. 말씀을 듣는 중에, 이 사장님께서 녹차를 재배하시고 직접 차를 만드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녹차의 좋은 점과 녹차를 맛있게 마시는 법을 설명해 주시다가 직접 차를 끓여 주신다. 이전에 마셔 보았던 어떤 차보다도 맛이 있는 것 같다. 전문가가 끓여주시는 것이어서 더 맛이 있었던 같다. 이런 맛있는 차를 어디서 마셔 볼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장님께서 주시는 대로 계속 차를 받아 마셨다. 발효차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다가 역시 차를 끓여 주신다. 명함을 청해 받아보니, 이 어르신께서는 현 보성녹차연합회 회장님이신 윤팔한(尹八漢) 선생님이셨다.

  숙소를 구한다고 했더니, 이곳에서 민박(이집에서 운영하는 곳이 <비치민박>이었음)도 할 수 있으니 이용하라고 하신다. 혹시 숙소가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르니 2층에 올라가서 살펴보란다. 아내와 나는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보여주시는 방을 보니 아담하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기꺼이 숙소로 정하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 아내가 해수?녹차탕이 아주 좋다고 하며 내일 아침에도 가고 싶다고 하는데, 사장님 따님이 수건 등을 가지고 오다가 듣고, 다비치콘도 해수?녹차탕 이용권을 할인해서 구입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구입가격으로 줄 테니 이용하라고 한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남해바다에서의 일출을 보고 싶어서였다. 아내는 피곤할 것 같아서 나 혼자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 떼 지어 있는 오리들과 출어를 준비하는 어부들 모습이 보기에 좋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구름 속에 해가 떠오른다. 의유당의 <동명일기>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일출은 아니지만 말갛게 떠오르는 해가 아름답다. 어찌 보면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는 모습처럼 보인다. 말갛고 둥근 해가 몹시도 아름다워 햇살이 퍼지기 까지 바라다보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아내가 하는 말이 숙소 유리창에 비치는 일출 모습이 대단히 아름다웠단다.

   다비치콘도 해수?녹차탕은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목욕을 마친 우리는 식사를 하고자 다시 <녹차랑 바다랑 횟집>으로 되돌아 왔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다. 우리가 짐을 꾸려 차에 싣고, 열쇠를 식당 안에 놓고 나왔더니 우리가 떠난 것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다. 사장님께 인사도 못하고 떠나버린 것이 되어 몹시 미안했다. 아주 친절하신 분들이셨는데……. 우리는 다른 식당을 찾아보려다가 벌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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