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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부터 개는 사람과 가까이에 있었다.
가축을 몰기도 하고 사냥터에서는 유용한 레이더가 되기도 했으며 사람의 눈이 되기도 하고 능력을
발휘해 목숨을 구하기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신적 반려 역할로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특유의 영특함과 충성심 때문에 이름을 남긴 개들은 무수히 많다.
대전에서 제주까지, 집을 찾아 돌아와 유명해진 진돗개 ‘백구’, 괌 전쟁 때 군인을 대신해 목숨을
바친 도베르만 핀셔, 그리고 주인 덕에 유명세를 떨친 빌 클린턴의 래브라도 레트리버 ‘버디’
그리고 헬렌 켈러의 20대를 함께 보낸 보스턴 테리어 ‘토마스 경’ 등, 이렇게 주인과 함께하며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 개들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오디오 산업에서 이와 같이 유명한 강아지가 한마리 있다. 바로 축음기로 유명한 영국
`그라모폰`사의 로고까지 바꿔버린, 불테리어와 폭스테리어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 개,
‘니퍼’다.
<축음귀에 귀 귀울이는 개>
1884년 어느 날, 영국 브리스톨(Bristol)시에서 극장의 무대 배경을 그리는 화가
마크 바로(Mark Barraud)는 길거리에서 주인 없이 배회하는 강아지를 발견했다.
볼테리어와 폭스테리어의 잡종인 강아지는 떠돌이 꼬마 아이들 처럼 유난히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발뒤꿈치(Nip)를 깨무는 버릇있어 영국 속어로 꼬마둥이의 의미를 가진 `니퍼`(Nipper)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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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퍼의 유일한 사진
마크 바로는 니퍼를 데려온지 불과 3년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의 남동생 프란시스 바로가
자신이 살던 리버풀로 니퍼를 데려가 보살피게 되었다. 형과 같이 프란시스 역시 화가였기에 형처럼
작업실에서 니퍼와 함께했다.
프란시스는 작업실에서 축음기를 항상 틀어놓고 작업하곤 했는데 어느 날, 축음기에 붙어있는
니퍼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니퍼는 마치 이 목소리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궁금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팔관 앞에 가만히 앉아
고개를 갸웃하곤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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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퍼를 그리는 프란시스 바로
마치 `어디서 소리가 나오는 걸까?`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나팔관 앞에서 귀기울이는 모습을 유심히
본 프란시스는 죽은 형이자 니퍼의 전 주인 마크 바로를 생각했다.
이때 나팔관에서 나오는 노래, 마크 바로가 즐겨 듣던 `무도회에의 권유`를 집중하고 듣고있는
니퍼를 보고 곡이 끝난 후 마크 바로와 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니퍼는 프란시스와 몇 해를 함께 하다 미망인인 프란시스의 형수의 적적함을 달래주기 위해 다시
그녀의 집으로 보내졌고 1895년에 늙어 죽게된다.
<상표가 된 니퍼>
이 모습이 프란시스 에게 감명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니퍼가 죽은지 3년 뒤 1898년 축음기의 나팔관
앞에서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그린 유화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림의 제목을 주인의 목소리 라는 뜻의 ‘His Master`s Voice’라 이름 붙이고 그림을 팔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