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에서 북한산으로 연계등산을 생각을 해보았으나 사실 좀 무리한 것 같아서 가다가 힘들면 그냥 중지할 생각이었다. 아침에 테니스장에 나가지 않고 물2병 커피1병을 가지고 신도림역으로 갔다. 김밥2줄을 샀다. 도봉산역에서 내리니 아직 가게 문을 열지않은 곳이 대부분으로 거리가 한산하다. 북한산탐방지원센터를 거쳐 광륜사를 지나 녹야선원 쪽으로 방향을 틀었더니 등산객이 별로 없었다. 날씨는 완연한 여름날씨인데 하루살이들이 계속 날아들어 손으로 쫒았으며 발 밑에서는 나방들이 날아다닌다. 바람이 별로 없어서 더 덥게 느껴진다. 일단 포대정상 Y능선 신선대 우이암을 거쳐 우이역으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우이암은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거린다. 친구들과 도봉산에 오기로 했는데 당일 다들 취소를 해서 나혼자 가게되어 가보지 않은 우이암을 가본 것이 유일하다. 등산이 여럿이 가도 결국 각자 자기 힘으로 올라가야되기 때문에 자기 체력에 맟추어 가야된다. 양지꽃도 보이고 산나리꽃 함박나무꽃 싸리꽃 밤나무꽃은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고 밤꽃 냄새는 향기가 굉장히 짙어서 온 산이 전부 향기에 밴듯 싶다. 그리고 까마귀는 왜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들고양이들이 많아져서 등산로에 누워있는 들고양이를 밟지 않기 위해 옆으로 피해서 가야했다. 여성 등산객도 많았고 외국인도 종종 눈에 띈다. 70~80대로 얼굴에 주름살이 많은 단체로 온 할머니 등산객들을 보고 깜짝 놀랬다. 남자들은 대부분 혼자 다니는데 여성들은 대부분 같이 다닌다. 바위 틈과 골짜기로 내려가 쓰레기를 줍는 훌륭한 젊은이도 보이고,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가득 담아서 하산하는 젊은 여자분도 보인다. 좋은 일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 부럽다. 우리는 이제 몸뚱이 하나도 감당하기 힘들게 되었는데... 도봉산에서 지금까지 다람쥐를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다람쥐를 보았는데 너무 빨리 사라져서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산을 오르다가 힘이 들어 쉴 겸해서 바위에 앉아서 아침으로 김밥을 먹었는데 한 줄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반 줄을 먹고나니 생각이 없었다. 평일이고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등산객이 많지는 않았다. 신선대를 올라가는데 젊은 여성 4명이 사진을 찍으며 재잘재잘 지껄이며 내려오는데 올라가보니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난감했다. 주위를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아래를 내려다 봐도 올라오는 사람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셀프사진을 찍었는데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기다리다가 할 수 없이 밑으로 내려오니 그제서야 등산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이역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을 물어보았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Y계곡 쪽으로 조금 가다가 좌회전하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이 바로 우이암을 거쳐 우이역 쪽으로 가는 길 같았다. 우이암 가는 길은 생각보다 꽤 멀었고 마주치는 등산객도 적었다. 우이암에는 고양이 3마리가 같이 누워서 지키고 있었다. 등산객들과 얼마나 접촉이 많았길래 이렇게 누워서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는지... 원통사는 처음 와보는 곳이다. 지루하게 우이동 쪽으로 혼자 하산을 하는데 점점 몸이 지쳐간다. 그냥 우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갈까 별 생각을 다했다. 우이동에서 노부부를 만났는데 경치 좋고 그늘에서 쉴 만한 곳을 물어본다. 나는 우이천을 따라가면서 올라가다가 그늘에서 쉬든지 우이천은 원래 못 들어가게 되어있지만 위로 올라가면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곳도 있다고 알려 주었다. 나무가 많아서 그늘진 곳은 걷기가 괜찮았으나 나무가 없는 곳은 땡볕으로 걷기가 힘들었다. 물2병과 커피1병을 마시다 보니 얼마 남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도선사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병에 물을 보충했다. 그래도 계곡물보다는 수도물을 믿어야 했다. 하루재를 올라가다가 그늘에 앉아서 김밥으로 점식사를 했다. 그런데 조금 먹고 나니 별로 식욕이 없었다. 하루재에서 카톡을 보면서 쉬고 있는데 젊은 부부가 참외를 먹으라고 해서 한 조각 얻어먹었는데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 되는데 나는 대접할 것이 없어서 난감했다. 가다가 보니 땀을 닦으며 항상 손에 들고다니던 손수건을 하루재 의자에 놓고 온 것을 알았으나 속수무책이었다. 백운산장을 거쳐 백운봉암문까지 갔다가 힘이 들면 백운대는 가지말고 그냥 북한산성 쪽으로 하산하기로 생각하고 올라가는데 백운산장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이 들었다. 그리고 가다보니 백운봉암문이 나오는데 공사중으로 출입을 막아놓아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백운대 쪽으로 올라간다. 백운대는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기위해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별 수 없이 맨 뒤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단체사진을 찍어주며 기다리니 그들도 내 사진을 찍어준다. 이제는 하산하는 일만 남았는데 백운봉암문을 막아놓았으니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밤골공원지킴터 방향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 뒤에 있던 분도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도 생각을 바꾸어 그들을 따라서 가기로 했다. 숨은 벽도 나오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다른 사람들을 따라 내려가다가 그 분들이 바위에 앉아서 쉬면서 움직일 기미가 없어서 나 혼자 더듬더듬 하산을 해야 했다. 밤골지킴터에서 조금 내려오니 구파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구파발에서 지하철로 집에 돌아올 수가 있었다.
첫댓글 대단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