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10시 반 합천 해인사 바로 가까이에서 개장된 2011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의 주행사장인 대장경천년관 앞 천년의 마당에서 밀양백중놀이가 신명나게 가야산 자락을 흔들었다. 이는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의 지역연계 행사의 하나로 시, 군 대표 문화공연에 밀양백중놀이가 초청된 것이다.
밀양예술촌 하용부 촌장(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을 비롯하여 단원 40명,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손차숙 계장 및 관계자, 밀양시 관내 여성지도자 80명, 윤정일 예총회장 및 산하 단체 회원 30명 등 모두 150여 명이 초청 공연에 참석하였다.
황금들녘을 지나 왼쪽으로는 멋진 홍류동 계곡을 끼고 가을이 곱게 물든 가야산 자락을 올라 9시 40분 주차하고 10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행사장으로 내려가다가 합천미협에서 개최한 ‘찾아가는 2011미술관’을 잠시 둘러보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30분 동안 각자 자유 관람을 했는데 대장경천년관을 다 둘러보기에도 빠듯했다. 팔만대장경 원본 및 동판대장경 전시, 원형수장대, 웅장함과의 만남, 한글로 보는 팔만대장경, 장경판전의 신비 체험 등으로 구성되었다. 산스크리트어, 팔레이어, 몽골어, 베트남어 등 여러 나라 글자로 기록된 팔만대장경을 보는 사람들은 대단히 신기하고 축복 받은 느낌으로 합장하고 절한다.
천년의 마당에 사람들이 빙 둘러 선다. 밀양예총 강창오 사무국장의 안내와 해설로 백중놀이는 막을 올렸다.
날렵한 몸짓의 춤사위, 웃음을 자아내는 병신춤, 호방하고 멋들어진 양반춤이 신명나는 농악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그냥 서서 보는 사람보다 박수를 치며 발끝으로 박자를 맞추는 사람도 있고 아예 지화자 춤을 추는 할머니도 있었다. 농신제가 끝나자 제물로 올린 사과, 배, 포도, 단감, 바나나, 수박, 볶은 콩과 낱알 등을 소쿠리에 담아 장내를 돌며 나누어 주고 한편에서는 옹기 자배기에 담은 막걸리를 돌아가며 표주박으로 떠 마시게 한다.
공연이 끝나고 백중놀이 단원들이 인사를 하자 관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니 천년의 마당은 어느새 밀양백중놀이패와 관객이 어우러져 흥겨운 춤판을 연출했다. 누가 나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어울림 마당은 낙천적인 우리민족의 특성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만큼 밀양백중놀이가 흥겹고 신명난 것임을 확인케 해 준 것이 며 이 한 판의 감동적인 어울림에서 밀양인들의 애향심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한 젊은이는 전시관 관람보다 훨씬 멋진 구경이었다고 하고, 해마다 남천강 둔치에서 영남루를 배경삼아 벌어지는 놀이판을 덥다는 이유로 한 번도 구경 간 적이 없었다던 밀양 사람들도 이렇게 신나는 놀이인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밀양백중놀이회에서 제공하는 대장경밥상을 맛보고 참가자 중 일부는 해인사 경내로, 일부는 테마로드 해인사 소리길로 나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