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라리오뮤지엄은 탑동시네마, 바이크샵, 동문모텔Ⅰ 3개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다. 언뜻 듣기에 미술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름들이다. 여기엔 '보존'과 '창조'라는 아라리오뮤지엄의 철학이 담겨 있다. 옛 건물이 간직한 역사 위에 예술이라는 창조적인 옷을 입혀 서로 공존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 안에는 개발에 밀려 쇠퇴한 원도심을 문화예술을 통해 되살려보자는 희망찬 꿈이 녹아 있다.
아라리오뮤지엄의 주전시관 격인 탑동시네마는 2005년 폐관된 시네마극장 건물을 활용했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건물은 '영화'라는 과거의 추억과 또 다른 예술 형태인 '미술'을 담은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났다. 칙칙한 외관은 컬러풀한 색감으로 갈아입고 내부는 전시 관람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보수만을 진행했다. 덕분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전시관이 만들어졌다. 건물 곳곳에 남아 있는 옛 영화관의 흔적마저 시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