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94만명 가운데 35% 사전 투표…19대 대선보다 8.6% 높아 코로나로 인한 투표불가 상황 우려ㆍ적극 지지층 참여 등이 주 요인
오는 9일 치러질 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 4~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울산 유권자 94만여 명 가운데 약 33만명이 차기 대통령을 선택했다. 5일 발표된 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사전투표율은 35.30%다. 전국 평균보다는 약 1.6% 낮지만 지난 2017년 19대 대선 사전투표율 26.69%보다는 8.61% 높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주군(36.63%)이고 중구(36.39%), 남구(35.00%), 동구(34.78%), 북구(33.57%)등이 뒤를 잇는다.
이처럼 울산지역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9일 본 투표 당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투표불가 상황을 우려한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 첫날 사전 투표율이 16.31%로 지난 19대 대선 당시 11.81%보다 약 4.5% 높은 것이 그 반증이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주부 등과 이번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20대 등이 `선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 둘째 날 참여율이 무려 19%에 이른 것은 30~50대 직장인들이 주말을 맞아 대거 투표장에 몰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거대 정당 후보들의 박빙세가 이들의 표심을 투표장으로 몰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전날 호남지역 투표율이 25%대를 기록한데 대한 반대급부까지 작용해 20%가까운 투표율이 나왔다는 지적이다. 남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울주군과 중구에서 이번에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이 나온 것이 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한편 이 같은 결과와 향후 영향에 대해 지역 정당들은 비슷한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울산 민주당 선대위 김창원 정책실장은 "사전 투표율이 35%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일찌감치 마음을 정한 적극 지지층이 투표에 참여했고 코로나 확산에 대비한 사전투표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사전투표 결과가 최종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거대 정당 후보들의 지지도가 여전히 박스 권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배민수 팀장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본다"며 "후보자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기존에 거론됐던 부정투표 가능성을 불식시키고 투표참여를 호소한 것이 크게 작용했응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지지후보를 결정한 일부 유권자들이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코로나로 인한 투표불가 상황에 대비해 미리투표장을 찾은 것도 사전 투표율을 높이는데 한몫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 정의당 김진영 상임선대본부장도 "코로나로 인한 투표불가 상황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미리 투표장을 찾은 결과"라며 "사전 투표율이 진보정당보다 거대 정당 후보들의 박빙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특히 이번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18세 이상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했을 기능성이 크다"면서도 "사전 투표율 하나만으로 특정 후보의 유ㆍ불리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