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많이 먹다 건강 ‘골’로 갈 수 있어요”
비타민C·아연·칼슘보충제 '적당히' 먹어라
과도한 의욕으로 자신의 식탁을 '영양제 조제실'로 만들지 말자. 무엇이든 과유 불급이다. / 셔터스톡
소위 ‘헬창(헬스 매니아)’들의 집을 가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다. 온갖 영양제들로 넘치는 식탁이 그것이다. 칼슘, 마그네슘부터 아르기닌, 종합비타민 등등 마치 약사의 조제실을 방불케 한다.
영양제를 챙기는 것은 비단 ‘헬창’들뿐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몸에 어떻게든 좋겠지’라는 심정으로 갖가지 영양제를 챙긴다.
그런데 제대로된 효능과 복용법을 모르고 먹는 영양제는 되레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챙겨먹는 대표적인 영양제들의 숨겨진 위험과 제대로된 복용법 대해서 함께 알아보자.
◇ 칼슘보충제
뼈 건강을 챙기기 위해 먹는 칼슘보충제는, 잘못 먹으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 같은 사실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의과대학인 미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해 뒷받침된다.
연구팀은 45~84세의 미국인 2700여 명을 대상으로 식사와 보충제 복용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어, 이들의 심장 CT 영상을 확보해 심혈관에 쌓인 칼슘 플라크(혈관 벽에 붙은 찌꺼기)를 측정했다. 칼슘 플라크는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있다.
측정 결과, 칼슘보충제를 먹는 그룹은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플라크 형성 비율이 22%나 높았다.
물론, 체내에 칼슘이 부족하다면 보충제는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때에도 저용량으로,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 번 먹을 때 200~400mg 정도가 적당하다.
◇ 비타민C&종합 비타민
일명 ‘메가도스’ 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비타민 C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많게는 권장량의 200배까지 섭취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메가도스’ 요법은 장과 비뇨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위장 장애와 요로 결석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비타민 C를 보충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한국 국민은 이미 일상적인 식생활과 과일 등으로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권장량은 하루 100mg이고 상한 섭취량은 2000mg이다. 오렌지 한 개 반이면 권장량을 채울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종합비타민의 경우 해외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함유된 국내 제품의 경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국 제품들의 경우 다양한 허브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어, 플라보노이드나 루테인 등 총 구성 성분만 40개가 넘어가기도 한다.
이는 분명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또, 알러지 반응이라도 생겼을 경우, 성분이 지나치게 많아 원인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종합비타민을 챙겨먹는 ‘목적’에 대해 늘 생각해야 한다.
만일 피로회복을 위해서 먹었다면, 계속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데도 종합비타민을 계속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
◇ 아연, 아르기닌
아연과 아르기닌은 ‘헬창’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필수 영양제이다. 단백질을 형성하고 에너지원의 역할도 수행해 운동과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연의 경우, 남성 기준 하루 권장 섭취량이 10mg인데 비해 시중의 제품들은 40mg에서 많게는 60mg까지 함유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연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구리가 결핍되어 빈혈이나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아르기닌의 권장 섭취량은 하루 1000~3000mg이다. 아르기닌을 라이신 없이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경우에는 포진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오메가3 등 다른 보충제도 ‘목적’과 ‘정량’이 중요
통증을 조절하고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있는 오메가3는 보충제보다는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를 먹었는데도 만일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복용을 중단하자. 오메가3의 적정 복용량은 하루 500~2000mg이다.
피부 알러지 개선을 위해 먹는 허브도 마찬가지다. 레스베라트롤, 피크노제놀, 커큐민 등 검증된 허브 성분이 아닌, 검증이 덜 된 복합 성분의 허브 생약을 복용하면 간 수치가 올라가고 알러지가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역시 알러지가 개선이 안 된다면 복용을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