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자 기사입니다.
클롭의 오른팔로 불리는 펩 레인더스는 어떤 사람인지?
왜 그가 리버풀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
그와 클롭의 관계는 어떤지, 크라비에츠와의 두 수석코치 체제에 불화는 없는지?
상세한 답변이 나와 있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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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레인더스는 멈추지 않는다.
리버풀의 열정적인 수석코치 레인더스는 그가 항상 목격하는 멜우드 훈련 세션의 템포와 치열함에 대해서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직업 만족도가 최대에 달하는 스태프만이 할 수 있는 표현들이었다.
“이 선수들의 열정과 야망은 지구 최강입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자신감과 자신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를 꾸준한 팀으로 만듭니다. 선수들은 단순한 훈련도 경쟁력 있는 훈련으로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매 경기 집중하는 게 포인트라고 하지만, 우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매 경기보다 더 나아가서 매 훈련 세션에 집중합니다. 작은 것들이 큰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항상 소소한 것들도 잘 해내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리버풀의 비 오는 날씨에도, 바람 부는 날씨에도 선수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야망은 우리를 다른 팀과 구분해 주는 차이입니다.”
두 시간에 걸친 인터뷰 동안 위르겐 클롭의 듬직한 부관 레인더스는 리버풀의 유럽 챔피언, 세계 챔피언, 그리고 곧 잉글랜드 챔피언을 향한 상승곡선에 대한 자신의 흥미로운 견해를 밝혔다.
레인더스 자신의 여정도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았다. 가령 2018년 머지사이드를 잠시 떠나 조국 네덜란드로 돌아가 NEC 네이메헌 감독직을 맡았을 때의 상황이라던지.
레인더스는 어렸을 때 프로 축구 선수의 꿈을 가졌으나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꿈을 접은 뒤 코치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PSV 아인트호벤과 포르투의 유스팀 코치를 맡기부터 안필드에서 기록을 세우고 있는 리버풀의 모든 훈련 프로그램을 총괄하기까지, 레인더스의 여정은 엄청났다. 그는 아직 36세지만 그의 전문성은 엄청나며 드레싱룸의 모두의 존경을 받는다.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의 이사진 역시 리버풀의 승리의 핵심 원동력 중 하나는 레인더스라고 믿는다.
클롭과 마찬가지로 레인더스 역시 리버풀과 2024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클롭과 레인더스는 서로의 파트너십을 즐긴다.
“위르겐 클롭과 저의 시너지는 굉장합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단순한 수석코치와 감독의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의 관계에는 100%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함께 내려야 할 결정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아래에서 일하는 것이 매우 즐겁습니다. 그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존중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해도 좋을지 잘 알고 있습니다.”
“위르겐은 참 리더입니다. 영감을 주고 동기부여를 줍니다. 아직까지도 그가 던지는 말들은 저를 놀라게 합니다. 위르겐의 두뇌는 다른 사람들의 두뇌와는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그에게는 상황과 과정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는 얼마나 남을 배려하는가가 중요하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위르겐과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이라면 그가 한 명 한 명을 얼마나 배려하고 각자의 발전을 잘 이끌어내는지 잘 알 겁니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대신 올바른 일을 찾기 위해 몰두합니다.”
클롭의 그 유명한 맨매니지먼트 능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그의 가장 큰 장점들 중 하나다. 그는 선수단의 단합심과 팀 스피릿을 이끌어 내 리버풀을 영광의 길로 인도했다. 레인더스는 매일매일 클롭이 사람들에게서 최상의 모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적합한 때에 적합한 말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위르겐이 선수들에게 말할 때면 그는 온 마음을 다해서 말하고 그러한 말들은 선수들의 뇌리에 깊이 박힙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언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굉장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수준의 선수들까지 매료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항상 사람들의 진심에 다가가는 것 말입니다. 축구계에서는 높은 자존심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리버풀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위르겐은 모든 사람들을 단합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그는 문제가 불거지기도 전에 해결합니다. 위르겐은 몇몇 일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그것들을 예방하기 위해 이야기하고, 그것은 선수들이 그에게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존경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그 어떠한 글도, 호소도, 책장의 책들도 우리 팀에게 어떤 팀으로 거듭나야 하는지 가르쳐 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감독의 역량에 달렸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시죠? 감독의 특징이 곧 팀의 특징이 됩니다. 클럽 곳곳에서 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위르겐이 가진 성격의 힘입니다.”
클롭이 가진 맹렬한 경쟁심은 그가 멜우드에 설치한 패들 테니스 코트에서도 나타난다. 레인더스와 클롭은 훈련 세션 전에 자주 코트에서 패들 테니스 경기를 한다. 훈련이 오후 3시라면 그 둘은 오전 11시에 만나서 패들 테니스를 한 판 한다. 이는 자칫 시끄러워질 수 있는 경기로 변한다.
“스태프들이 우리가 소리치는 걸 다 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제가 더할 겁니다.” 레인더스가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위르겐은 사실 코트에서 꽤 침착합니다. 그는 감정을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우리는 패들 테니스 경기에 우리의 성격을 투영하는 편이고 우리의 열정 역시 대단합니다.”
“패들 테니스 경기는 주로 복식이지만 우리는 일대일로 맞붙습니다. 그래야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승리를 위해 싸울 수 있으니까요. 위르겐은 늘 자신의 선수들이 멘탈리티 괴물들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패들 테니스 코트 위에서는 그가 멘탈리티 괴물이에요! 패배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우니까요. 지난 두 경기는 위르겐이 이겼기 때문에 가슴이 아픕니다.”
“그가 이길 자격이 없었음에도 이겨버린 패들 테니스 경기들이 몇 번 있었지만, 지난 두 경기는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어요!”
레인더스는 거의 20년 전 클롭이 마인츠에서 있었을 때부터 수석 스카우트로 그와 함께 했던 현 수석코치 페터 크라비에츠와 일하는 것 역시 즐긴다.
레인더스가 주로 훈련 세션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에 시간을 쓴다면, 크라비에츠의 강점은 비디오 분석이다. 이 둘은 서로를 잘 보완해 준다.
“서로와 항상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좋은 리더와 함께 하면 일이 훨씬 수월해지지만 인생은 팀 스포츠입니다. 페터와 저는 최선을 다해 위르겐을 보조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페터는 세계최고의 분석가들 중 하나고 그는 위르겐의 방식을 굉장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매 경기를 대비할 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며, 저와 위르겐에게 다음 경기를 위한 훈련 세션에 무엇을 추가하면 좋을지, 상대방의 약점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최고의 축구 분석가들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더 쉽게 만들어 줍니다.”
“리버풀에서는 거듭되는 준비와 완벽주의가 추구되지만 그와 동시에 자유도도 높습니다. 이만한 빅클럽의 감독이 된다는 건 힘든 일입니다. 세부적인 사항들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야 합니다. 위르겐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좋은 스태프들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며, 실제로 이를 잘 해냅니다.”
클롭은 예스맨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그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선호한다. 레인더스와 크라비에츠가 팀 선발에 관여하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위르겐이 팀 선발을 결정합니다.” 레인더스가 단호히 말했다.
“최종 결정은 그가 내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견해로 그의 결정을 최대한 도와주려 노력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견해를 표출할 것을 권장받습니다. 항상 서로와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함께 같은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명의 시선은 한 명의 시선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죠. 세 개의 두뇌는 한 개의 두뇌보다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 내고 더 많은 견해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한 주의 최고의 미팅은 경기 전날에 위르겐과 페터와 제가 사무실에 앉아 비디오 분석과 경기 플랜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이러한 미팅에서 우리는 우리가 할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니게 됩니다. 팀 선발과 전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름다운 순간이에요.”
레인더스는 네덜란드 림뷔르흐 주의 브로크후이젠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는 하부 리그의 SVEB에서 뛰는 촉망받는 중앙 미드필더 유망주였다.
“저는 리더였어요. 팀을 컨트롤하고 이끌기를 즐겼습니다.” 그가 말했다. “제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그랬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제가 프로 선수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꿈은 그가 17세 때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산산조각이 났고, 레인더스는 자신의 꿈을 재조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타르트로 가서 스포츠를 공부했고 PSV 아인트호벤에서 코치 자격증을 따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남은 꿈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는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쟁취하려고 싸웠습니다.” 레인더스가 회상했다.
“저는 PSV의 유스 코치가 되었습니다. 제가 부상을 당해 더 이상 뛸 수 없었을 때, SVEB 회장이기도 했던 제 삼촌이 제게 2군 훈련 세션을 맡으면서 아카데미의 총 책임자가 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18세였지만 SVEB와 PSV에서 코칭을 맡았습니다. 멋진 시간들이었습니다.”
“PSV에서 배운 것들을 SVEB에도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셨고 저는 아버지의 프린터를 이용해 포메이션을 짜고 제 축구 신조 등을 열다섯 가지나 써냈습니다. 온더볼 상황과 상대방이 공을 가졌을 때 상황 등 모든 시나리오를 다 적었습니다.”
“곧 유스 선수단부터 1군 선수단까지 제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훌륭한 경험이었어요. 저는 진정한 네덜란드 토탈 풋볼의 정신을 클럽에 주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경기를 지배하고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구조를 잃지 않는 축구 말이에요.”
“저는 PSV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코치로서 발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돌봐주며 이끌어 줬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잘 하기를 진심으로 원했고, 저는 2년차에 단기 계약을 따냈으며 3년차에 정식 계약을 따냈습니다. 4년차에는 미국으로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다른 클럽들과 긴밀히 일했습니다.”
“그 후에 저는 네덜란드를 떠나 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당시 24세였고 PSV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PSV 아카데미는 네덜란드 최고의 아카데미로 각광받았습니다. 떠날 준비가 되었던 것입니다.”
포르투가 문을 두드렸다.
위대한 요한 크루이프와 전 페예노르트 감독 비엘 쿠버의 코칭 테크닉의 영향을 받은 레인더스는 포르투갈에서 새로운 영감을 찾았다.
포르투갈의 비토르 프라데는 피지컬, 전술, 그리고 기술 트레이닝을 나누기보다 이들을 합쳐서 훈련에 적용하는 코칭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을 실행했다. 그의 전술적인 적응기 동안, 프라데는 자신의 모든 훈련 세션의 방향이 선구적이기를 원했다.
“비토르 프라데가 저를 포르투로 데려갔습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저는 이미 저만의 철학이 있었습니다. 저는 쿠버와 그의 공격적인 철학을 경외했습니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려면 모든 선수들이 올라운더여야 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공격적인 본능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폴스 나인과 3-4-3 다이아몬드 전술을 개발한 크루이프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철학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그리 짜임새 있는 전술은 아니었습니다.”
“비토르 프라데는 제 철학들을 짜임새 있는 전술로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경기하고 싶다면 수요일에는 이런 훈련을 하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코치였지만 그는 제게 팀 전체를 활용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저는 그를 만나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게 있어서 크루이프와 쿠버와 같은 반열에 올라 있는 사람입니다. 프라데는 포르투갈 코치들의 새 세대를 여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레인더스가 포르투에 있던 7년 동안 발굴한 유망주들의 네임밸류는 굉장하다. 주앙 펠릭스, 후벤 네베스, 안드레 고메스, 안드레 실바, 디오고 달롯, 그리고 곤살로 파시엔시아가 그 리스트에 있었다.
“포르투의 문화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 보자면, ‘우리는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입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의 프로젝트는 1군 선수단, 아카데미, 그리고 스카우팅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현 샤흐타르 도네츠크 감독인 루이스 카스트로와 아카데미 재정비를 맡았습니다. 카스트로는 제 좋은 친구입니다. 지금 리버풀에서 일하고 있는 비토르 마토스는 당시 포르투 프로젝트에 참가한 젊은 코치였습니다.”
“저는 매주 두 번 포르투 아카데미 팀을 가르쳤고, 포르투에 온 지 시간이 좀 지난 후에는 1군 선수단도 조금씩 맡기 시작했습니다. 개인 훈련 부서의 책임자이기도 했습니다.”
“남유럽은 네덜란드나 잉글랜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다른 두 나라에서는 말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한다면, 남유럽에서는 더 감정적입니다. 저는 포르투갈에서 일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우리의 아카데미와 1군 팀은 승승장구했습니다. 5년 동안 챔피언 자리를 수성했고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따냈습니다.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건 참 특별했습니다.”
레인더스는 마치 다시 이베리안 반도의 푸르른 들판에 돌아간 듯 회상에 잠기며 물병과 핸드폰을 가지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전술에 대해 설명했다.
“간이 골대 여덟 개를 그라운드 위에 두고 30-40명의 유망주들 앞에 100개의 공을 놓았습니다.”
“팀을 반으로 나눈 후 각자의 역할을 ‘지단’과 ‘마라도나’로 나눴습니다. ‘지단’들은 강한 압박을 받을 때 해결책을 찾고 공을 지키는 것에 집중해야 했고, ‘마라도나’들은 공을 탈취해 상대를 따돌리고 슈팅을 날려야 했습니다. 공격 본능을 일깨우는 데에 도움을 주는 훈련이었습니다.”
“엄청난 재능의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그들은 제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들이 지금 1군에 나서는 것을 보니 매우 뿌듯합니다. 주앙 펠릭스를 보세요. 그의 전환과 연계 능력, 그리고 경기의 양상을 바꾸는 플레이까지…”
2014년 여름, 레인더스는 새로운 도전을 찾았다. 그는 포르투를 떠나 아약스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리버풀 아카데미 코치 마이클 빌의 전화가 모든 것을 바꿨다. 레인더스에게 왔던 제의는 리버풀 U16 코치직이었다.
“리버풀이 저를 납치했어요!” 레인더스가 웃었다.
“저는 UEFA A급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 웨일즈에 있었습니다. 그 주 주말에 저는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거기서 마이클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부터 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월요일에 저는 아약스로 가서 최종 협상을 해야 했습니다. 제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어 계획이 바뀌었다고 알려줘야 했었죠.”
“마이클은 이렇게 말했어요. ‘자, 리버풀로 가는 차를 탈 시간입니다.’ 리버풀에 있는 호프 스트릿 호텔에서 묵으면서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 쿼터를 가 에스프레소를 마셨습니다. 해가 밝게 빛났어요.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왜 포르투를 떠나고 싶었냐구요? 저는 PSV와 포르투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한 팀에 쏟아붓고 싶었습니다. 리버풀이 제게 U16과 U15를 맡긴다는 제의를 했을 때, 저는 완벽한 제의라고 생각했습니다.”
레인더스는 바로 그 전 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았으나,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는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었다. 맨유의 실은 리버풀의 득으로 이어졌다.
2014/15 시즌에 레인더스가 리버풀의 커크비 아카데미에 가져온 변화는 컸다. 그가 받은 선수단에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리안 브루스터도 있었다.
현 세계 최고의 컴플리트 라이트백으로 여겨지는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미 그의 발전에 레인더스가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던 바 있다.
“트렌트는 그 시즌 선수로서 굉장히 성장했습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그는 제 선수단의 캡틴이었고 3-4-3 다이아몬드에서 6번 롤을 맡았습니다. 그의 뒤에는 쓰리백밖에 없었으니 그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 했습니다. 말로 무언가 보여주는 리더들도 있지만, 트렌트는 정말 자연스러운 리더였습니다.”
“훈련 세션이 끝나면 트렌트와 저는 20분을 더 남아서 불이 꺼질 때까지 추가적으로 기술 훈련을 했습니다. 트렌트는 계속해서 ‘다시, 다시 한 번만 더 해볼게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해는 제 코칭 커리어 최고의 해 중 하나였습니다. ‘얘들아, 어제보다 더 잘할 수는 없을 줄 알았는데 또 내 예상을 보기좋게 깨 버렸구나’라고 한 50번은 말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2시간씩 훈련했고 훈련이 끝날 때쯤 선수들은 7인 팀 세 개로 나뉘어져 뛰었습니다. 그라운드 인, 그라운드 아웃.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더 많이 뛸 수 있었습니다. 리버풀 거리에서 자란 선수들을 자극하는 데에는 그만한 방법도 없었습니다.”
“빠른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멘탈리티가 중요하고, 이 멘탈리티를 갖추기 위해서는 훈련에서부터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지금도 그 철학을 1군 선수단에 적용하고 있어요. 한 팀은 공격하고, 한 팀은 수비한다는 철학입니다. 40초 동안 득점해야 하고, 그러지 못한다면 그라운드 아웃입니다. 득점한다면 대기하고 있는 세 번째 팀을 상대로 뛰게 됩니다. 경기장을 둘로 나누는 이 훈련을 웨이브 훈련이라고 합니다. 수비하는 팀이 공을 탈취한다면 하프라인을 넘어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경기하고 싶은 방식입니다. 골문을 수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하프를 먼저 수비해야 합니다. 공을 빼앗긴다면 최대치의 집중력을 발휘해 치열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레인더스는 당시 리버풀 감독 브렌던 로저스에게 몇 번이나 멜우드에 초대되어 그의 역습 방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로저스는 레인더스의 전술적 이해도에 무척 놀랐으며 2015년 여름에 그를 1군 코치로 승격시켰다. 레인더스는 커크비와 멜우드를 이어주는 주요 인물로 자리잡았으며 그가 키워낸 슈퍼 유망주들을 1군으로 데뷔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개월 후, 상황은 미궁에 빠졌다. 리버풀의 상황은 나빠졌고 로저스는 해임되었다. 자신 역시 해임될 것이라는 레인더스의 두려움은 FSG 회장 마이크 고든에 의해 빠르게 없어졌다.
“브렌던이 해임되었을 때 저는 정말 속상했습니다. 기사를 읽고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레인더스가 말했다.
“20분 후에 마이크 고든이 제게 전화를 걸었어요. 인생을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몇 개 있는데, 이 통화가 그 중 하나였습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이크가 제게 모든 것을 설명해줬습니다. ‘펩, 당신은 여기 남을 겁니다. 당신은 새 감독 체제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우리를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그들은 모든 것을 재정비하는 데에 일주일을 필요로 했고 그 때까지 훈련 세션을 제가 맡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멜우드가 활기를 잃지 않고 선수들이 다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이크와 위르겐의 협상 중에 위르겐이 마이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리버풀로 데려오고 싶은 스태프들이 몇 명 있습니다. 거기에 골키퍼 코치랑 스포츠 과학자만 더하면 됩니다.’ 하지만 마이크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펩은 리버풀에 남을 겁니다. 당신도 펩을 좋아할 거에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마이크가 제게 말해줬어요. 위르겐이 부임 2개월 후에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마이크, 당신이 완전히 틀렸어요. 제가 펩을 좋아할 거라고 했잖아요.’ 마이크는 놀라서 ‘아, 그렇군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다음 위르겐의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저는 펩을 단순히 좋아하지 않아요. 그를 아주아주 좋아한다고요!’”
클롭 부임 초기, 레인더스는 클롭이 자신이 하는 일을 매우 가치있게 본다는 것을 느꼈다.
“위르겐은 제게 와서 독일에 있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리버풀의 코치 직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편지와 함께 이력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영어로 적혀 있었고, 위르겐은 제게 와서 ‘펩, 이게 무슨 말이야? 이해가 잘 안 가는데’라고 말하며 편지를 건넸습니다. 저는 그 편지를 읽었고 ‘감독님, 이 사람이 리버풀에서 훈련 세션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데요’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위르겐은 ‘아, 그러니까 당신이 하는 일을 대신 하고 싶다는 거로군!’이라고 말했고 저는 ‘네, 그런 것 같네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위르겐은 편지를 다시 받더니 아무 말 없이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 휴지통에 내던진 뒤 방을 나갔습니다. 그 순간, 저는 리버풀에서 모든 일들이 잘 풀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때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건 참 어렵습니다.”
“위르겐이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잘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물론 100%의 확신을 가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위르겐이 부임한 후 몇 달 동안 저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적었습니다. 적어도 하루에 A4 용지 한 장은 채웠던 것 같아요. 위르겐이 선수들에게 내리는 메시지로 가득 찼었어요.”
“감독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코치하는 것은 쉽지만, 무엇을 코치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위르겐은 그만의 지도 방식이 있었고 그것은 제 철학과 굉장히 유사했습니다. 저와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레인더스는 2018년 1월에 NEC 네이메헌의 감독직을 맡기 위해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직업과 클럽, 그리고 도시를 떠났다. 그의 임무는 클럽을 다시 에리디비지에로 승격시키는 것이었다.
레인더스의 도전은 그의 프로페셔널한 야망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사정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레오가 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정말 아프셨고 제가 장남이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아버지를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오랜 시간 동안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레인더스가 고백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1월에 떠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단 시즌부터 마무리했을 겁니다. 어려운 시간이었어요. 제 해외 커리어의 정말 큰 부분을 뒤로 남기고 떠나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굉장히 컸습니다.”
“저는 리버풀에서 축복의 시간을 보냈지만 또한 더 책임감 있는 직책인 팀의 리더가 되고 싶은 갈망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코칭을 실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모든 일을 맡아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가 편안해했던 곳을 떠나 제 꿈을 위해 도전했습니다.”
레인더스와 NEC의 동행은 5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리그 3위에 그쳐 자동 승격이 무산된 NEC는 플레이오프에서 에멘을 만나 패배했다. 코치에서 감독으로 가는 길에는 배울 것들이 정말 많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은 알았습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저는 깊은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네덜란드 클럽으로 갔습니다. 당시 NEC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감독은 팀과 훨씬 더 많은 교류를 해야 합니다. 부임 초기에는 그 일을 정말 잘 수행했습니다. 제 강점 중 하나는 설명을 잘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후 맞닥뜨린 문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그들을 잘 이끄는 일이었습니다. 경기 결과가 몇 번 좋지 않아도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도우며 가는 방향이 옳다는 것을 설득해야 합니다.”
“발전의 시간을 가질 때면 선수들에게 그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견뎌야 하는 불안정한 시기가 있습니다. 저는 제 성격대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부탁했습니다. 감독이라면 시간을 들여 많이 배우고, 실수로부터 많이 배우고, 처한 상황으로부터 많이 배워야 합니다.”
“항상 마음 한켠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르겐이라면 어떻게 할까?’ NEC에서의 반년은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NEC에서 감독직을 맡지 않았다면 지금 위르겐을 이만큼 도울 수 없었을 겁니다. 저는 전에도 그를 많이 존경했지만 NEC 감독직을 하고 난 후에는 그와 그의 직책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레인더스는 2018년 5월 NEC와의 계약을 상호 해지했고 2주 후에 클롭의 초대를 받아 키예프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전했다.
세간에는 레인더스의 귀환이 키예프에서 논의되었다는 말이 있으나, 레인더스가 클롭 사단에 재합류한다는 사실은 꽤 오래 전부터 확정되었다.
클롭은 그 해 4월에 젤리코 부바치의 갑작스런 이탈로 생긴 공백을 채워 줄 수석코치를 찾고 있었고, 그의 대체 명단은 결코 긴 리스트가 아니었다.
“위르겐은 정말 곧바로 제게 전화를 걸었어요.” 레인더스가 밝혔다.
“그 다음 시즌도 아니고 제가 떠난 그 시즌에 전화를 했었죠. 그가 수석코치를 찾고 있다는 얘기와 함께요. 그는 대체 명단을 만들고 있던 건 아니었지만, 그저 제 의사를 물어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전혀 예상하고 있지 않았어요. ‘좋아요’라고 바로 대답하긴 했지만, ‘감독님, 저는 아직도 NEC와 함께 리그 챔피언을 꿈꾸고 있고 만약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승격을 위해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리해야 해요. 그들의 승격을 위해 온전히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제 아내 대니엘과 이야기해 봐야 한다고 말했죠. 그녀의 가족은 우리 집으로부터 고작 7마일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고, 우리는 강변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으며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친구들과 우리의 조카들과 함께 네덜란드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요. 온가족이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위르겐과 통화하면서 저는 강을 바라봤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밖에서 기다리는 대니엘과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있는 어머니를 봤습니다.”
“저는 ‘이야기 좀 할까요, 지금 바로요’라고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제 눈을 보고 바로 무슨 일이 있는지를 알아차리셨습니다. 대니엘은 저와 함께 강가 주변을 걸으며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바로 알고 있었지만, 대니엘이 저와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했어요. 혼자는 할 수 없었습니다. 가족의 응원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NEC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승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승격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저는 리버풀로 돌아왔을 겁니다. 이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저와 위르겐밖에 없어요. 저는 키예프에서의 경기 전에 괜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이 딱 두 개 있는데, 바로 제 가족과 리버풀에서의 가족입니다. 그 둘이 전부입니다.”
그가 리버풀의 수석코치직 계약에 서명하던 바로 그 날은 특별히 가슴 저미는 날이었다.
“우리 아버지의 검사 결과, 암이 완치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2년 동안이나 아프셨는데… 모든 감정이 소용돌이쳤습니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건강하십니다. 아버지는 제 고향에 살고 계시지만 가끔 경기를 보러 리버풀로 오십니다. 축구를 끊으셨던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어요. 축구에 대해 많은 것을 아세요. 아니, 그냥 아버지 생각이신가? 그래도 리버풀의 광팬으로 거듭나셨답니다.”
레인더스가 리버풀로 귀환한 후 맡은 직책은 그가 전에 맡았던 역할과는 굉장히 달랐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자리였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더욱 컸다. 그는 부바치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메워야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제가 전에 맡았던 직책을 다시 맡으러 간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저는 수석코치가 되었습니다. 만약 위르겐이 그 직책을 제의하지 않았다면 리버풀로 다시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위르겐은 제게 훈련의 총 책임을 맡겼고 그건 제게 너무나도 중요했습니다.”
“이전의 제 역할은 훈련을 단지 실행하는 것뿐, 특정 훈련을 6분 진행할지 8분 진행할지, 이 훈련을 할지 저 훈련을 할지 등을 계획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새 직책은 더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직책이었습니다.”
“리버풀을 떠났을 때의 시간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는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 지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머뭇거림은 없이 제가 원하는 바를 훈련에 투영할 수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행복을 전해 주며, 매주 분명한 계획과 힘찬 에너지로 어디에서든 뛸 수 있도록 돕습니다.”
펩 레인더스의 일상은 어떨까?
“제 알람시계는 막내아들입니다. 다섯 살 반 아들과 세 살 반 아들이 있지요. 얘네들이 우리 침대로 기어오면 잠은 다 잔 거에요!” 레인더스가 말했다.
“아침 일찍 저는 엘리트 코치 비토르 마노스에게 전화를 겁니다. 위르겐에게 문자를 보내고 바로 멜우드로 향합니다. 위르겐의 사무실에서 미팅을 가지면서 훈련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은 뭘 하지? 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전체적인 경기 양상은 어떻게 될까? 사디오를 왼쪽 윙 자리에 놓을까 스트라이커 자리에 놓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합니다.”
“훈련 프로그램 계획이 모두 만들어지면, 저는 수석 피트니스 코치 안드레아스 (콘마이어), 페터, 비토르, 수석 골키퍼 코치 존 (악터버그), 그리고 골키퍼 코치 잭 (로빈슨)에게 이를 설명합니다.”
“그리고는 멜우드에 나가 이 계획을 실행시킵니다. 위르겐은 주로 드레싱룸 안이나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세션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전달합니다. 우리의 훈련 세션은 경기와 같은 치열함을 지니고 있고, 같은 집중력과 템포를 요구합니다. 그게 우리 훈련의 비법입니다.”
“훈련 세션은 모든 것을 설계합니다. 훈련이 끝나면 일상이 시작됩니다. 영상으로 방금 한 훈련 세션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훈련 세션에 대한 계획을 세웁니다. 내일 훈련은 무엇을 할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내일은 뭘 할까? 어떤 선수들이 어떤 훈련을 하지?”
“메디컬 팀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훈련 세션을 더 세부적으로 계획하려고 합니다. 계획 일지에 다음 상대팀을 대비해 어떤 훈련을 할지 상세하게 적습니다. 페터 역시 의견을 냅니다. 그러면 내일 훈련 세션 계획이 완성되고 집에 가게 됩니다. 저녁에 아이들이 자러 가면 상대팀 경기를 봅니다.”
레인더스가 수석코치로 있는 동안, 리버풀은 174점 중 155점이라는 믿기지 않을 만한 승점을 쓸어담았다. 리버풀은 지난 6월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고 리그에서도 엄청난 기세를 달리고 있다.
“우승하는 것은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해 주고 신뢰를 더욱 쌓아 줍니다.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보다 많은 것을 위해 싸울 준비를 시켜줍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하지만 제게 더 중요한 건 이 여정과 팀이 발전한 과정입니다. 일을 간결하게 진행하며 우리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고 훈련과 영상 분석에 총력을 다하면서 위르겐, 페터, 그리고 제 의견을 합치는 것을 반복하는 겁니다.”
“선수들을 믿으면서 우리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때를 기억하며 우리가 승리를 가져왔던 방식에 대해 생각하도록 합니다. 계속 공격에 가담하는 풀백들 덕분이었는지, 아니면 곧잘 앞으로 전진하던 센터백들 덕분이었는지? 미드필더들이 좋은 연계를 보여주며 단합심을 보여줬던 덕분이었는지? 우리의 방식을 고수하며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더욱 나아지는 것. 완벽이란 존재하진 않지만, 그와 최대한 가까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리버풀이 여기가 나아졌네, 저기가 나아졌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리버풀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함께라는 점입니다. 온더볼 플레이, 스프린트, 조직력 등등 말입니다. 공격적이고 압박하는 축구를 추구하는 팀이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와해된다면 성공은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장족의 발전을 보였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우리는 늘 하나로 뭉친 팀입니다. 온더볼과 오프더볼 상황에서 탄탄하고 치열한 팀입니다. 위르겐은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철학을 설파하곤 합니다. 집중력을 95분간 유지하는 건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는 어려운 일인데, 선수들은 이를 굉장히 잘 해냅니다. 경기 후의 피로를 잘 회복하고 경기 리듬을 찾을 때, 우리는 상대팀을 압박해 쫓는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리버풀에서 일하며 더 발전했습니다. 로버트슨, 트렌트와 사디오가 리버풀에서 처음 뛰었을 때와 지금 뛸 때의 꾸준함을 비교해 보세요. 이들 말고도 예는 충분히 많죠. 위르겐은 준비성 있는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이 클럽의 모든 부서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서로와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는 정말로 명백하고 우리의 기준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팀의 스타일은 확실히 진화했다. 경기 매니지먼트는 이 놀랄 만한 시즌의 최고 강점이다. 리버풀은 우위를 점한 후 매우 성숙한 방식으로 경기를 컨트롤한다.
“이러한 정신은 팀과 함께 발전하는 것입니다.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레인더스가 말했다.
“3-0으로 이기고 있다 해도 우리는 경기를 계속해서 지배하려고 합니다. 4-0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경기 운영 방식은 우리가 1-0이나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와는 달라집니다. 패스를 보다 많이 시도하고, 스위칭 플레이를 더 많이 하며 포지셔닝에도 변화를 줍니다. 하지만 4-0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유럽 챔피언이 되고 온더볼 상황에서 더 지배적인 스타일이 된다면 수비 조직과 역습에 많이 의존하지 않게 되지만, 그 두 가지는 우리의 스타일에 있어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우리가 상대하는 팀들이 스타일에 변화를 줌에 따라 우리 역시 온더볼 상황을 더 잘 활용하려 합니다. 이번 시즌 빅클럽을 포함한 75%의 상대팀들이 우리와 맞붙을 때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 같습니다. 라인 간격을 좁게 하고 라인을 뒤로 빼곤 합니다.”
“그러면 공격 일변도로 나서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스타일을 인정하고 그것을 타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창의성과 득점력의 가짓수가 정말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더 발전하도록 자극을 주는 원동력입니다. 우리의 경기가 마음의 드는 이유는 우리가 보유한 무기가 굉장히 많고 그에 따라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ABC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하고 싶은 경기가 아닙니다. 수비 철학도 그렇지 않고요. 우리를 예측할 수 없는 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은 무조건 수비만 하려고 할 수 없습니다. 트렌트와 로보가 윙 자리에서 뛰어다니고, 센터백들이 전방으로 공을 보내며 공간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확한 플레이 대신 철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많은 플레이적 자유가 허용됩니다. 이러한 플레이를 잘 실행할 수 있고 위르겐과 선수들의 멘탈리티가 합쳐진다면 다른 팀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잘 돌아갈 때의 가정입니다.”
“열정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지만 구조가 확실하지 않다면 승리의 기회는 없습니다. 조직력, 전술, 그리고 그에 따른 실행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축구의 기초이자 모든 꾸준한 팀들의 부모와 같은 존재입니다.”
레인더스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클롭의 후임으로 레인더스를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은 레인더스의 머릿속에 있지 않다. 그는 현재를 즐기는 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자랑스럽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했다.
“제 유일한 야망은 위르겐과 우리의 프로젝트를 최대한 돕는 것입니다. 마이크 고든과 위르겐은 제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제게 1군 선수단의 훈련과 방식을 맡기는 기회와 믿음을 줬습니다.”
“이것이 제 삶입니다. 저는 이 클럽에 대한 열정이 있고 열정 많은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축복을 얻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앞으로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것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구단주들, 감독, 스태프들 모두 힘든 순간들에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리버풀을 위해서 너무나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이 곳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 선수들이 얻어낼 자격이 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든 축구 프로젝트는 해가 뜨고 지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아직 정오를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4년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입니다.”
그가 빚어낸 팀처럼, 펩 레인더스는 멈추지 않는다.
https://theathletic.co.uk/1513365/
첫댓글 와 번역 감사합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ㅎㅎ 감사히 읽겠습니다
와 번역이 ㄷㄷㄷㄷ 정말 감사합니다
선댓글 후 읽기
번역 감사합니다 정독했습니다 ㅎㅎㅎ
번역 감사드려용
뭔가 다음 감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오우야 번역;;; 선 댓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생각대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네요. 최고의 수석코치!
삭제된 댓글 입니다.
로얄님 감사합니다!
장문번역이 힘들고 여타 기사들보다 반응이 적어 즐겨 하는 편이 아니지만 로얄님처럼 잘 읽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힘을 받는 것 같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기사 번역하려고 노력할 테니 지금처럼 많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술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매번 감사드려요-
이제야 정독하는데, 제가 안코에서 본 번역글 중 가장 장문의 글인 것 같아요. ㄷㄷㄷ
번역하느라 고생 많으셨고, 이번에도 역시 정말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