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타산의 산 사람들
갔다 온 날: 2007. 9. 8.
찾아 가는 길: 북경 왕징(望京) 신성 4구 KFC 앞(07:35 출발) – 京承路 收費站(톨게이트) – 京承 고속도로 – 13번 출구 – 懷柔站 收費站 – 迎賓 環島(로터리) 직진 – 雁栖 環島(로터리)우회전(오른쪽 코너에 세로로 선 큰 돌 비석이 있음) – (좁은 편도 1차선 꼬불꼬불 함) – 아주 길고 높은 큰 고개(역시 꼬불꼬불 함)를 지남 – 염천향곡 주차장 – 높고 긴 고개를 또 넘어야 함 – 秋庄 마을 – 大地 마을 - (조그마한 동네 두 곳을 더 지남) – 흑타산 들머리(09:40 도착) è 약 2시간 소요.
흑타산의 산 사람들
어느 만남이든 첫 만남은 기대와 설래임으로 가득하다.
첫 데이트일 때는 말할 필요도 없다.
오늘 “북경 산 사람들 산악회”가 흑타산으로 간다고 하기에
어렵사리 허락을 받고 같이 가기로 한다.
기대와 설래임으로 가득하다.
산 사람들 활동상은 소오대산 산행기가 그들의 카페에 올라오고부터
우리 산악회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구성원들이 거의 산악 전문가들이고 산행도 난코스를 많이 택하고,
한번 뛰면 여섯 일곱 시간은 뛴다고 알려졌다.
존경해야 한다.
이들을 알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우루무치 합동등반 때이다.
이 때에 산 사람들에서 두 사람이 참가하여 혁혁한 활동을 보여 줬다.
이 둘은 謙松과 COOL이다.
이들은 산악회의 궂은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특히 겸송은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어서
우루무치 갔을 때도 많은 작품사진을 찍어 왔을 것 같은데
볼 기회가 없었다.
그들 카페에 들어가니 회원이 아니라고 접근조차 시켜주지 않는다.
벼르다가 8월말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올려진 우루무치 사진을 구경하고,
가입인사로
“곧 신고하러 가겠습니다.”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적으로 부쩍 부담이 되었다.
“이 사람은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사람이 아니냐?” 하는 것 같다.
산 사람들 카페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이들이 이번 주 토요일(9/8일)에 흑타산을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옳지! 이때다.”
지난주(9/2일) 우리 산악회가 염천향곡 갔을 때
흑타산 얘기가 나왔지만 막상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라
올라 가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쉬웠다.
이번에 참가하면 신고하러 가겠다고 한 말을 지킬 수 있고,
올라 가보고 싶었던 흑타산을 가볼 수 있다.
거기다가 평소에 몇 명의 궁금한 산 사람들이 누군지 알 기회도 될 수 있다.
大哥(따꺼)님은 조 회장님이고,
겸송과 COOL은 우루무치 동기다.
그 외에 이를테면 산악대장, 솔잎, 솔방울, 취송, 반딧불 같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다.
산악대장은 산을 잘 탈 것 같고,
솔잎은 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사람 같은데 아주 섬세한 사람일 것 같고,
솔방울은 댓글 다는 내용으로 봐서는 총무 같은데 물어봐도
“예. 총무입니다.” 하고 딱 부러지게 답을 하지 않아 긴가 민가 하고,
취송은 술을 잘 마셔서 취할 취(醉)자를 쓴다 치고
조 회장님과 같이 찍은 이미지 사진을 보면 여자분 같은데
취할 취자를 쓰고 있으니 확인 해야 하고,
반딧불은 우리 산악회의 반딧불과 닉네임이 같아서 궁금하다.
새벽 3시에 눈이 뜨인다.
4시 반에는 출발하여야 정부회장과 만날 수 있다.
다시 눈을 붙였다가는 낭패 볼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
벌떡 일어나 버린다.
잠자는 것 조금 욕심 내다가 일을 망치느니
차라리 눈이 떨어졌을 때 일어나는 것이 맞다.
정확하게 4시 28분이 되니까 정부회장한테서 전화가 온다.
더 우물거릴 형편도 아니다.
大羊坊 톨게이트를 6시 15분에 통과하여 오환선을 타고 가다가
2번 출구에서 내려 좌회전하니 廣順北大街다.
직진하면서 신호등 네 개를 지나니 왼편에 KFC가 보인다.
이때가 6시 45분.
산으로 가는 산 사람들의 버스가 7시 35분에 출발이다.
출발하자마자 경승 고속도로로 진입이다.
우리 같으면 적어도 두 시간은 달려야 한다.
이것이 부럽다.
산악대장이 오늘의 산행계획을 안내한다.
“아, 저분이구나!”
지난번 연맹 임시 이사회 때 만난 적이 있는 심 감사님이다.
솔방울님이 회비를 징수한다.
재정담당 총무라고 한다. 똑 소리 나는 미인이다.
우악스런 인상의 남자 총무가 회비를 걷는 것 보다는 훨~나은 것 같다.
산악회를 보다 부드럽게 운영하는 데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것 같다.
기발하다.
솔잎님이 9월 산행 계획을 안내한다.
수더분한 인상이 매우 성실해 보인다.
다음다음주에는 소 오대산 가는데
지금부터 금주 금연을 하면서 내공을 쌓으라고 주문한다.
일리가 있다.
주변 여러 산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번 황초량 가는 길을 물었더니
구간별 소요시간 거리 특징 주의사항 등을 상세하게 적어서 보냈다.
그대로 따라가보니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다.
대단히 치밀한 성격이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오전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제일 선두에는 켐프원이 섰다.
부 산악대장이라고 한다. 전문가다운 풍모가 보인다.
역시 지난번 연맹 이사회 때 뵌 분이다.
흑타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안부(鞍部)에 다다른 것이 12시 반이다.
두 시간 반 걸린 셈이다.
네 돌맞이 산신제를 이 鞍部에서 올린다.
겸송이 집사를 맡았고 조회장이 제주(祭主)다.
심 대장이 “북경 산 사람들 산악회”가 오늘이 있기 까지를 하늘에 告한다.
“처음 시작 할 때는
산행출발시간이 되어도 한 사람도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혼자라도 가야 했을 때의 절박함도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네 돌을 맞고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누가 감히 심대장님의 이런 산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 있으리오.
산에 대한 열정이 이렇게 외로울 때 우리는 그냥 숙연해 진다.
오늘도 맨 나중에 그가 올라온다.
산에 오는 사람 하나하나를 귀하게 생각하는 그 열정이
제일 뒤에 오게 한 것 같다.
흑타산 정상에 올라 간 시각이 오후 3시경이었고,
하산을 3시 반경에 하였다.
버스 있는 데 도착하니 오후 6시다.
하산하는데 대략 두 시간 반 소요되었다.
북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이것도 부럽다.
왕복 산행 시간만 대략 다섯 시간이다.
아무런 사고 없이 산행이 완료된다.
기대하였던 것이 모두 채워졌고, 궁금하였던 것들이 풀렸다.
신고하겠다는 말을 지켰다.
올라와 보고 싶었던 흑타산 정상을 올랐다.
궁금하였던 산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산 사람들 서로간의 가족 같은 인정도 듬뿍 느꼈다.
반딧불도 전문 사진 촬영 담당자이고, 남성임을 알았다.
우리 산악회 반디는 여성인데……
취송은 조회장님과 같은 이불을 덮는다는 것도 알았다.
이번 흑타산 등반을 통하여 이 모든 산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다.
또 하나, 무엇보다도 조 회장님의 닉네임 大哥(따꺼)를
姓(趙씨)과 함께 부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붙여 부르면 정말로 안될까?
趙 大哥님!
존경합니다.
끝.
첫댓글 감사합니다. 너무 좋게 봐주셔서.....열심히 하라는 말씀보다 더무서운것 같네요.
그냥 진솔하게 썼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존경합니다...이일저일 핑계로 아직까지 사진도 정리 못했는데 이렇게 귀한 산행기까지 올려주시고...참 감사합니다.
작품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수 배웁시다. 그래도 되죠??
산행기 감동적으로 읽었답니다.. 많은 관심으로 저의 산악회를 따뜻히 대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산을 가는 이유중 하나는 산신령 같은 분들을 만나 많은것을 배운다는 것이지요.. 사진도 정말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함께 산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좋으신 분들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 가면서 여러만남이 있지만 산을 통해서 만난분들은 옛고향 분들같이 마음속에 정이 앞섭니다. 박결달님의 산의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랑은 항상 같이 산행은 할 수없지만 한번 만남이 영원이 갈 수 있도록 하겠읍니다. 자상하신 글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산신령님 이시네요.
대장님의 열정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루무치에서 이미 사나흘 함께 동고동락 한터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분처럼 아주 친숙한 느낌이 들구요 ...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품고 사시는 모습 정말 "존경합니다" 자주 뵐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멋쟁이 COOL님, 고맙습니다. 자주 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배님의 열정을 존경합니다~! 언제고 천진에 한번 날라 가겠습니다.그때도 넉넉한 웃음 여전하시겠지요~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캠프원의 과묵한 열정을 좋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