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장파 국회의원과 헤어져 숙소인 소복호텔로 돌아온 백병진을
맞은 것인 비서 최수진이었다.
최수진은 두 달 월 열 일 곱 살의 처녀 몸으로 백병진의
여자가 되었다. 아직도 처녀의 수집 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최수진이 먼저 백병진에게 요구하는 일도 없었고 또 부르지
않으면 호텔로 자진해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그런 최수진이 호텔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언제부터 와 있었어?
퇴근하고 바로 와서 기다렸어요
자. 이리와
백병진이 팔을 벌리며 최수진을 불렀다.
아니예요. 급한 연락 드릴 일이 있어 기다리고 있었어요
연락할 일이라니?
최수진이 핸드백에서 작은 쪽지를 꺼내 백병진 앞에 가만히 내
밀었다
.쪽지에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전화 번호였다.
퇴근 직전에 전화가 왔었어요.
이게 누구지?
그건 말하지 않고 그냥 회장님이 필요하실 거라고 했어요.
다른 말은?
빨리 전해 드리는 게 좋을 거라는 말만하고 끊어 버렸어요
백병진이 쪽지에 눈을 돌렸다. 기억에 없는 번호였다.
저...목소리가 이상했어요
목소리가 이상하다니?
중국 사람이 우리말을 하는 것 같은 그런 ...
중국사람?
백병진의 머리에는 번쩍하고 지나가는 게 있었다.
수진이
예?
목욕해
아니예요. 그런 게 아니고 ...오늘은....
내가 너를 필요로 해
백병진은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최수진이 핸드백을 놓고 일어나 욕실 쪽으로 향했다.
옷을 입고 목욕할 작정이야?
저...안에서 ...벗어.....
여기서 벗어. 내가 보는 앞에서
아이...싫어요
새삼 뭐가 부끄러워. 어서
최수진이 울상을 지었다. 백병진은 최수진의 그런 순진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럼 내가 벗겨 줄까?
아니예요.
최수진이 돌아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보고 벗어야지
최수진이 고개를 푹 숙이고 돌아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양복을 벗고 블라우스가 벗겨지면서 속치마가 드러났다.
최수진은 그 이상 벗지 않고 돌부처처럼 서 있었다.
그래 오늘은 그 정도 됐어. 목욕해
백병진의 그 말에 최수진은 쏜살처럼 욕실로 달려갔다.
그런 최수진을 바라보면 빙그레 웃는 얼굴로 바라보던
백병진이 수화기를 들었다.
잠시후 신호가 가고 상대가 전화를 받는 전기 신호가 들렸다.
상대가 나와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예. 산동입니다
중국인 특유의 억양이 들려왔다.
상대를 확인한 백병진이
제일물산 백병진입니다
아!. 백 회장이시군요. 나 친청퉁이라고 합니다.
한국식으로는 진정동이지요
우리 서로 솔직하게 얘기합시다
우리 중국상인들도 솔직한 걸 좋아하지요
우리 수표 얼마나 가지고 계십니까?
백 회장이 얼마나 발행했지요?
다 가지고 있다는 뜻인 가요?
같은 계열 회사 수표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건
위험하지요. 특이나 자금 사정이 나쁜 회사라면 더욱
위험하지요. 나 그 정도로 바보가 아닙니다
돌릴 겁니까?
이쪽도 현금이 좀 급해서요. 사실은 고무 공장을 하나
인수할까해서요
고무 공장을 인수한다는 말을 들은 백병진은 상대의 뜻을
헤아릴 수가 없었다.
고무신 운동화 자전거 타이어 같은 걸 만드는 것이
고무공장이다.
중국사람이 고무공장을 하겠다니? 이건 뭔가 이상하다. 혹시
최근에 불하 받은 부산 공무 공장을 노리는 건가?. 그럴 리는
없다. 상대는 중국인 무역상이다. 무역상이 고무공장 같은 장기
투자에 눈을 돌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부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이
자의 본심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법에는 외국인이 공장을 소유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걸 모르실 리가 없을 텐데요
그 정도는 나도 압니다. 그러나 중국 사람하고 결혼한 한국
여자가 공장을 가지면 안되다는 법은 없는 걸로 압니다
친천퉁이라는 자의 마누라가 한국 여자였구나
진 사장께서는 인수할 고무 공장을 이미 결정하셨습니까?
들리는 소문으로는 부산에 있는 고무 공장을 팔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만
부산에 있는 고무공장?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내가 잘못 들은 걸까요
틀림없다. 이 자의 목적은 최근 우리가 불하 받은 부산
고무공장이다
아닙니다. 정보는 아무 정확합니다. 사실은 최근 제일물산이
부산에 있는 적산 고무공장을 하나 불하 받아 가동 준비에
들어갔습니다만 우리는 무역상이라 공장 경영 경험이 없고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아 적당한 사람이 있으면 인수시킬까
하는 중입니다
그래요?. 그럼 중간에 사람 넣을 것 없이 우리 직접 거래하는
편이 편하겠군요
좋습니다. 내일 만나 결정하십시다
내일 오전 중에 제일물산으로 찾아가 뵙지요.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요
백병진이 동댕이 치듯 수화기를 놓았다.
백병진의 그런 모습을 욕실에서 나온 최수진이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리와
백병진이 최수진을 낚아채듯 끌어 침대에 눕혔다.
첫댓글 좋아
감사 합니다
수진이가 혹사 당하겠군..백병진은 여인 구하는 것은 잘 하네..어리고 순한 영계를 잘 구해서 요리 하는 구먼.
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