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문기정(必聞其政)
반드시 그곳(그 나라)의 정치를 듣는다는 뜻으로, 공자의 정치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必 : 반드시 필(心/1)
聞 : 들을 문(耳/8)
其 : 그 기(八/6)
政 : 정사 정(攵/5)
출전 :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
이 성어는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孔子)의 정치에 대한 경향을 제자들이 주고받은 문답으로 그 내용 다음과 같다.
자금(子禽)이 자공(子貢)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어느 국가에 가시면 반드시 정치에 참여하여 들으시는데, 이는 선생님께서 요구한 것입니까? 아니면 군주가 선생님께 여쭌 것 입니까?"
子禽問於子貢曰 :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자공이 대답했다. "선생님께서는 온화, 선량, 공경, 검소, 겸양함으로 얻으신 것이니, 선생님께서 요구한 방식은 다른 사람의 방식과는 다를 것이다."
子貢曰 : 夫子溫, 良, 恭, 儉, 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論語/學而 第一)
⏹ 필문기정(必聞其政)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말이다.
자금(子禽)이 자공(子貢)에게 물었다. "공자께서는 어떤 나라에 도착하면 반드시 그 나라의 정치를 들으십니다. 그것은 공자께서 요구하신 겁니까, 아니면 사람들이 주는 것입니까?"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공자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건지, 아니면 위정자들이 공자의 정치 감각을 높이 평가해 그렇게 된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자공이 누군가. 언어에 뛰어나 외교 관계 등 대외 협상에 능했고 늘 공자를 모시고 제후국을 주유했으며 공자의 속내를 가장 잘 아는 제자였다.
자공이 사두마차를 타고 기마행렬을 거느리며 제후국을 방문하면 가는 곳마다 왕들이 몸소 뜰까지 내려올 정도였다. 그 곁에는 공자가 있었다.
자금의 물음에 자공의 답은 이러했다. "어른께서는 따사로움 선량함 공경 절약 겸양으로 그것을 얻은 것이니, 어른께서 그것을 구한 것은 아마도 다른 사람이 구하는 것과는 다르겠지요."
夫子溫良恭儉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이 문장에서 '기저(其諸)'는 자신의 말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 하는 말투로 스승의 자발적인 정치행위를 한마디로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자공이 이런 평가를 내린 데는 공자가 내세우는 정치가 기존 틀과는 전혀 다른 덕치에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인(仁)과 예(禮)를 주창했고 늘 이상론에 치우친 공자의 비현실성은 거의 모든 제후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을 자공이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공자는 학자였지 정치가는 아니었고 이론가였지 실천가도 아니었기에 그가 주장한 내용들이 제후들에겐 공허하게 들렸으며, 비록 '필문기정'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공자가 만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 교육에 정열을 바쳐 25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사표(師表)로서 추앙받고 있으니, 공자의 입지는 정치보다는 교육에서 독보적이었다.
⏹ 다섯 가지 덕의 힘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論語 學而篇
子禽問於子貢曰 :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자금이 자공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이 나라에 이르시면 반드시 그 정사에 대해 들으시는데, 요구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그들이 준 것입니까?"
子貢曰 : 夫子溫良恭儉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자공이 말했다. "선생께서는 온화하고 어질며 공경하고 검소하며 자신을 낮춤으로써 얻으시는 것이니, 선생님의 구하심은 남들이 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공자는 주유천하를 할 때 수많은 통치자를 만났다. 비록 공자를 등용한 통치자는 없었지만 어느 나라를 가든 원로로 대접받았으며 정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자금은 그것이 공자의 요청인지, 아니면 통치자들이 공자를 부른 것인지 궁금했다. 자금의 질문에 자공은 공자의 정치 참여는 누군가가 부른 것도 요청한 것도 아닌 얻어진 것이라고 답한다.
이는 공자가 지닌 온화함, 어짊, 장중하고 공손하며 공경하는 마음, 검소함,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인품에 의해 얻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선생님에 대한 자공의 존경은 절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눈은 매우 냉철하다. 공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힘을 '득'으로 분석한 자공의 눈이 참으로 매섭다.
⏹ 必聞其政(필문기정)
반드시 그 지역의 정치를 듣다.
공자는 세상을 바꿔보려고 수레를 타고 다니며 제후들을 설득했다. 이른바 철환천하(轍環天下)로, 당송 8대가의 하나인 한유(韓愈)의 글 '진학해(進學解)'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그렇게 다니면서 공자는 가는 곳마다 풍속과 정치, 음악을 살폈다. 논어 학이(學而) 편에 그에 관한 말이 나온다.
자금(子禽)이 자공(子貢)에게 물었다. 본명이 진항(陳亢)인 그는 공자보다는 40세, 자공보다는 9세 아래였다고 한다. "공자께서는 어떤 나라에 가면 반드시 그 나라의 정치를 들으십니다. 공자께서 요구하신 겁니까, 아니면 사람들이 주는 것입니까?"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공자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건지, 위정자들이 공자의 정치감각을 높이 평가해 먼저 알려주는 건지 궁금했나 보다.
자공은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은 따사로움 선량함 공경 절약 겸양으로 그것을 얻은 것이오. 선생님께서 그것을 구하는 것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구하는 것과는 다르겠지요."
夫子溫良恭儉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이 문장에서 '기저(其諸)'는 확신이 없을 때 쓰는 말투로, 제자로서 스승의 정치행위를 조심스럽게 말한 것이라고 한다.
자금은 당신이 공자보다 낫지 않으냐는 말도 한 사람이다. 자공을 떠보려고 한 것인지 공자에 대한 실망에서 한 말인지는 알 수 없다.
논어 자장(子張)편에서 자공에게 "선생님(자공)이 겸손해서 그렇지 공자가 어찌 더 현명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자공은 "군자는 말 한마디로 슬기롭다고도 하고 말 한마디로 어리석다고도 하니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되오"라고 따끔하게 침부터 놓는다.
이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선생님은 절대로 우리가 따르지 못할 분이오. 하늘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갈 수 없는 것과 같소."
夫子之不可及也. 猶天下之不可階而升也.
⏹ 學而 10
子禽, 問於子貢曰 : 夫子至於是邦也에, 必聞其政하시니, 求之與아, 抑與之與아.
자금이 자공에게 물었다. "자께서는 다른 나라에 가시든 꼭 그 나라의 정사에 참견하시는데(물으시는데) 그것은 부자께서 요구해서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요청이 있어서 그리 하시는 겁니까?"
◼ 子禽;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진항(陳亢), 자금은 자이다. 공자보다 40세 아래로 위나라 출신이다. 자공의 제자라는 설도 있다.
◼ 問於子貢曰; 자공에게 물어 말 하기를.
◼ 夫子至於是邦也; 부자께서 다른 나라에 이르러서는.
◼ 必聞其政; 꼭 그 나라의 정사를 들으시는데(참견하시는데).
◼ 求之與; 요구해서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까
◼ 抑與之與; 아니면 요청이 있어서 그리 하시는 겁니까?
◼ 夫子는 선생님이란 뜻이다. 是邦는 그 나라. 抑는 본래는 누를 억자이지만 여기서는 반어적 의미로 '아니면', '도리어'라는 뜻으로 쓰인다. 與는 여기서는 의문 조사로 쓰이고 있다.
자금이 논어에 등장하는 세 번의 경우가 있는데 한 번은 계씨16편 13장에 공자의 아들 백어에게 간접적인 가르침을 얻는 경우가 나온다.
공자의 아들이니 뭐 특별히 가르침을 받은 것이 있나 하여 아들 리(鯉)에게 접근하여 물었으나 리는 특별한 것은 없고 시와 예에 관하여 배워야 할 당위성을 깨우쳐주는 소위 리정(鯉庭)의 정황을 말하자
陳亢이 退而喜曰 : 問一得三하니 聞詩聞禮하고 又聞君子之遠其子也로다.
진항이 물러나와 기뻐하며 말하기를, "하나를 물어서 셋을 얻었으니 시를 듣고 예를 들었으며 또 군자는 그 자식을 멀리한다는 것을 들었노라"고 하였다는 대목과
자장 19편 25장에 진자금이 자공에게 말하기를, "선생님(자공)께서 겸손한 것이지 중니가 어찌 그대보다 어질겠습니까 라고 하였다"는 대목이 있다.
陳子禽이 謂子貢曰 : 子爲恭也언정 仲尼豈賢於子乎리요.
그래서 자공이 말하기를, "군자는 한 마디 말로 지혜롭게 되기도 하고, 한 마디 말로 지혜롭지 못하게 되기도 하므로 말은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선생님께 미치지 못하는 것은 마치 하늘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대답으로 못 박는다.
君子 一言以爲知하며 一言以爲不知니 言不可不愼也니라. 夫子之不可及也는猶天之不可階而升也니라.
이를 통해 보면 자금은 초기엔 공자의 제자였으나 공자 사후 자공의 문하로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어쨋거나 이 세 경우 다 보면 자금의 처신은 그리 그 탐탁하지도 않거니와 공자를 폄하하는 부분에서는 좋은 인상을 준 인물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의 경우도 자금의 질문 의도는 다분히 공자의 벼슬구하는 처세를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내용임이 틀림없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聞(들을 문)은 ❶형성문자로 闻(문)은 간자(簡字), 䎹(문), 䎽(문)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門(문; 입구)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聞자는 '듣다'나 '들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聞자는 門(문 문)자와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聞자를 보면 사람의 귀가 크게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어둑해진 저녁에서야 결혼할 신랑이 신부의 집에 당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이렇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혼인하다'라는 뜻으로 썼었다. 후에 이러한 모습이 바뀌면서 사람은 女(여자 여)자와 昏(어두울 혼)자가 결합한 婚(혼인할 혼)자가 되었고 사람의 귀는 耳(귀 이)자에 門자를 더한 聞자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聞자는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듣다'나 '소식'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聞(문)은 소리가 귀로 들어가다 라는 말로 듣다, 들리다의 뜻으로 ①듣다 ②소리가 들리다 ③알다, 깨우치다 ④소문나다, 알려지다 ⑤냄새를 맡다 ⑥방문하다, 소식을 전하다 ⑦묻다, 질문하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알리다 ⑨틈을 타다, 기회를 노리다 ⑩견문(見聞), 식견(識見) ⑪소식(消息), 소문(所聞) ⑫명성(名聲), 명망(名望) ⑬식견(識見) 있는 사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들을 령/영(聆), 들을 청(聽)이다. 용례로는 듣고 보는 것으로 깨달아 얻은 지식을 문견(聞見), 도를 들음 또는 도를 듣고 깨달음을 문도(聞道), 들어서 얻음을 문득(聞得), 이름이 널리 알려져 숭앙되는 일을 문망(聞望), 부고를 들음을 문부(聞訃), 소문으로 전하여 들음을 문소문(聞所聞), 들어서 손해 봄을 문손(聞損),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을 문인(聞人), 들어서 앎을 문지(聞知), 들어서 배움을 문학(聞學), 뜬 소문을 들음을 문풍(聞風), 향내를 맡음을 문향(聞香), 이름이 세상에 드러남을 문달(聞達), 들려 오는 떠도는 말을 소문(所聞), 듣거나 보거나 하여 깨달아 얻은 지식을 견문(見聞), 전하여 들음을 전문(傳聞), 퍼져 돌아다니는 소문 또는 설교나 연설 따위를 들음을 청문(聽聞), 아름답지 못한 소문을 추문(醜聞), 이전에 들은 소문을 구문(舊聞),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으로 실상 없이 떠도는 말을 풍문(風聞), 들어서 앎 또는 듣고 앎을 일컫는 말을 문이지지(聞而知之), 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미루어 안다는 뜻으로 총명함을 이르는 말을 문일지십(聞一知十),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을 전대미문(前代未聞), 눈 먼 말이 앞에 가는 말의 방울 소리를 듣고 그대로 쫓아간다는 뜻으로 자기의 주견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쫓아 감을 이르는 말을 고마문령(瞽馬聞鈴), 이제야 비로소 처음으로 들음을 일컫는 말을 금시초문(今始初聞), 출세하여 이름이 세상에 드날리기를 바라지 않음 또는 명예를 구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구문달(不求聞達), 눈으로 직접 보니 들었던 것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헛된 명성을 비유하는데 사용되는 말을 견불체문(見不逮聞), 명예나 명성이 드날리지 아니하여 남에게 알려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요요무문(寥寥無聞), 혹시나 또 무슨 말을 듣게 될까 겁난다는 뜻으로 한가지 착한 일을 들으면 다음에 듣게 될 착한 것과 겹치기 전에 어서 다 배워 익히려는 열심인 태도를 이르는 말을 유공유문(唯恐有聞)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政(정사 정/칠 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 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등글월 문(攵=攴)部는 막대기를 손에 쥐다, 물건을 치는 일을 뜻하고, 등글월문(攵=攴)部가 붙는 한자는 '~하다', '~시키다'의 뜻을 나타낸다.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은 征(정)과 통하여 적을 치는 일, 政(정)은 무력으로 상대방을 지배하는 일, 나중에 正(정)은 바른 일, 政(정)은 부정한 것을 바로 잡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정치는 부정을 바로잡고 정치가는 먼저 몸을 바로 가지면 세상도 자연히 다스려진다고 설명된다. ❷회의문자로 政자는 '다스리다'나 '정사(政事)'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政자는 正(바를 정)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에 攵자가 결합한 政자는 '바르게 잡는다'라는 의미에서 '다스리다'나 '정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政(정)은 ①정사(政事), 나라를 다스리는 일 ②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조세(租稅) ③법(法), 법규(法規), 정사(政事)를 행하는 규칙(規則) ④부역(負役), 노역(勞役) ⑤벼슬아치의 직무(職務)나 관직(官職) ⑥정사(政事)를 행하는 사람, 임금, 관리(官吏) ⑦가르침 ⑧확실히, 틀림없이, 정말로 ⑨바루다, 부정(不正)을 바로잡다 ⑩치다, 정벌(征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이다. 용례로는 국가를 다스리는 기관을 정부(政府),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꾀하는 방법을 정책(政策), 국가의 주권자가 국가 권력을 행사하여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을 정치(政治), 정치의 국면을 정국(政局), 정치 상으로 의견이 달라 반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정적(政敵), 정치 상의 의견이나 정치에 관한 식견을 정견(政見), 정치 상의 명령 또는 법령을 정령(政令), 정치 상의 사무를 정무(政務), 나라의 정사를 국정(國政),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헌법에 따라 하는 정치를 헌정(憲政), 백성을 괴롭히는 나쁜 정치를 악정(惡政), 포악한 정치를 폭정(暴政), 가혹한 정치를 가정(苛政), 백성에게 심히 구는 포학한 정치를 학정(虐政), 백성을 잘 다스림 또는 바르고 착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선정(善政), 너그럽게 다스리는 정치를 관정(寬政), 둘 이상의 정당 대표들로 조직되는 정부를 연정(聯政), 정치의 방법을 그르침 또는 잘못된 정치를 실정(失政), 나라의 정무를 맡아봄 또는 그 관직이나 사람을 집정(執政), 정치에 참여함을 참정(參政),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정이라는 글자의 본뜻은 나라를 바르게 한다는 것임을 이르는 말을 정자정야(政者正也), 문외한이 정치에 관하여 아는 체하는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정출다문(政出多門), 코 밑에 닥친 일에 관한 정사라는 뜻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먹고 살아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비하정사(鼻下政事), 저마다 스스로 정치를 한다는 뜻으로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전체와의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는 말을 각자위정(各自爲政), 여러 가지 정치 상의 폐단을 말끔히 고쳐 새롭게 한다는 말을 서정쇄신(庶政刷新), 새로운 정치를 베풀어 얼마 되지 아니한 때라는 말을 신정지초(新政之初), 남의 나라 안 정치에 관하여 간섭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내정간섭(內政干涉), 대화합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화합하면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태화위정(太和爲政)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