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에 부동산 꿈틀?…3월 가계대출 감소폭 1조대 축소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감소 폭이 한 달 새 3분의 1가량 축소됐다. 최근 아파트 거래가 늘고, 금리 갈아타기도 성행하면서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2023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중 은행 가계대출은 1조원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전월(-2조8000억원)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49조9000억원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800조8000억원)이 한 달 새 2조3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월의 3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존에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부분이 특례보금자리론 대환(대출 갈아타기) 영향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차장은 "또한 아파트 매매 거래가 예년 수준에 비해 적긴 하지만 작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거래가 조금씩 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2조3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월(-2조5000억원)과 비슷한 감소세를 보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247조8000억원)의 경우 아직 높은 대출금리와 대출규제에 영향을 받아 2조9000억원 줄었다. 지난 2021년 12월(-2조2000억원)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 행진이다.
은행 가계대출의 감소세 자체는 3개월째 지속 중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내리면서 3월 은행 수신(예금)은 잔액은 2217조3000억원으로 3조원 감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시입출식예금(873조6000억원)은 기업 자금이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유입되면서 12조5000억원 늘어났지만, 증가 폭은 전월(21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기예금(937조원)은 한 달간 8조8000억원 급감했다. 가계 자금이 유입된 반면 법인 자금이 유출된 탓이었다.
윤 차장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크게 올랐던 때 들어온 법인 자금이 만기 도래하면서 당시에 비해 금리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재유치되지 않고 인출됐다"고 부연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 폭이 지난 2월 5조2000억원에서 3월 중 5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잔액은 118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5조8000억원 급증했는데, 이는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과 법인세 납부 수요 영향이었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여파로 지난달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회사채 발행은 순발행이 지속됐으나 그 규모는 전월 4조원대에서 2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1조6000억원 대폭 감소로 전환했다.
법인의 분기말 자금 수요, 재정집행을 위한 국고여유자금 인출 등으로 단기성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0조9000억원이 유출됐다. 채권형펀드는 전월 3000억원 증가에서 한 달 새 2조6000억원 감소로 전환했고 주식형펀드도 1조2000억원 증가에서 2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뉴스1, 김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