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
(김성호 글, 고고핑크 그림, 허승 감수 / 천개의바람)
날이 갈수록 청소년들의 흉흉한 범죄 소식이 들려옵니다.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폭행을 저지른 청소년이
알고 보니 14세여서 징역형을 받은 뉴스가 있었는데요.
촉법소년이 정확히 무엇인지, 소년법이 어떤 것인지
한 번은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골라 읽어보았습니다.
소년법은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특별법입니다.
촉법소년의 나이인 만 14세는 형법 9조를 따라 정해졌어요.
형법 제9조 (형사 미성년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9조가 없다면 어린이집에서 친구의 간식을 빼앗은 아기나
인터넷에 악플을 단 초등학생이 감옥에 가고,
어린이 전과자가 줄줄이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10세에서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보호 처분을 받고,
14세에서 19세 미만은 범죄소년으로 죄질에 따라
보호 처분 아니면 형사 처분을 받게 됩니다.
보호 처분은 전과에 남지 않지만
가장 강한 처분(9~10호)을 받으면
소년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10세 이상부터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다니
저는 이 연령도 어리게 느껴져서 놀랐어요.
이 책은 현행 소년법과 보호 처분의 종류,
소년원을 경험한 청소년의 경험담을 포함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년 범죄와 소년법의 역사 등
소년법과 관련한 정보들을 알기 쉽게 이야기합니다.
2022년 법무부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이를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도 여러 근거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요.
처음에는 책 제목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졌는데요.
소년법을 둘러싼 이슈들을 모두 살펴보고 나니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지막 장의 '회복적 정의'였어요.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는 사과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는 것을
회복적 정의, 혹은 회복적 사법이라고 불러요.
엘마이라 사건은 회복적 정의 운동을 시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요.
- 147쪽, 엘마이라 사건
뉘우치지 않고 재범을 저지르는 가해자와
재판이 끝나도 끊임없이 고통받는 피해자가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죄를 씻고, 회복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깊은 고민 끝에 나온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촉법소년을 납득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추가로 법과 관련해서 어린이가 읽어 볼 만한 책으로는
사계절에서 나온 <법 따라 나이 따라>를 추천합니다.
나이에 따른 법적 권리와 의무가 알기 쉽게 나와 있는 책입니다 :-)
법 따라 나이 따라
(이순혁 글, 송진욱 그림/사계절, 2023)
첫댓글 제목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책이네요. 같이 추천해주신 책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제대로 읽어 볼 만한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