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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齋♡日記 스크랩 왕릉은 말하고 있다(37, 의릉)
思齋(정광식) 추천 0 조회 24 10.09.27 15:2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옛 조선 임금들의 일상은 참으로 고달팠다.

새벽 5시 전 기상해 밤 11시가 넘어서야 정침에 드는 것이 일과였다.

 

혹간 春情이라도 동해 왕비나 후궁들 침소에 들기라도 하는 날이면

수면 부족을 이기지 못해 이튿날 집무가 흐트러졌다....^^

 

조선 27대 군왕들의 평균 수명은 47세다.

전국 각지에서 진상된 정력 보약제를 너무 자주 복용해 독이 축적된 데다

10대 전반부터 비롯된 후궁들과의 과도한 동침이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숙종의 장남으로 제20대 보위에 오른 경종(景宗)대왕은

평균 수명에도 못 미치는 37년을 살았다.

 

왕으로서 권세는커녕 호강 한번 못해 보고

병석에 누워 신음만 하다 후사조차 못 잇고 승하했다.

이 모두가 생모 장희빈을 잘못 만난 불행이었다.

경종의 일생을 추적하다 보면

고대광실 높은 집과 一望無際 문전옥답도

건강 하나 못 지키면 백사허망이란 고금진리를 터득하게 한다.

 

날 때부터 약골이었던 경종은

성장과정에서도 병고에 시달려 숙종을 불안케 했다.

양순한 성정에 심덕마저 어진 것이 오히려 근심이었다.

 

어명에도 굴하지 않고

목숨 내거는 궐내 대신들을 장차 어찌 통치해 나갈 것인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원자로 정호되고 3세 때 세자 책봉된 경종에게

14세에 목격한 어머니의 죽음은 지축이 흔들리는 충격이었다.

 

아버지가 내린 사약을 안 먹겠다고 발악하자 입을 벌려 억지로 따라 붓게 했다.

먼저 떠나는 이승길이 원통했던지 자신의 하반신을 훑어내려

혼절에서 깨어난 뒤 모든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경종은 만사 의욕을 상실하고 위축됐다.

자신의 세자 지위를 놓고 극단으로 갈라서

멸문지화에 이르도록 싸우는 대신들도 두려웠다.

 

소론 세력은 경종 편이었고

노론 측은 이복동생(영조)을 왕위에 앉히고자 했다.

 

더욱 견딜 수 없는 심리적 압박은

원손을 학수고대하는 부왕의 절실함이었다.

경종에겐 9세 때 가례 올린 두 살 위의 세자빈 청송 심씨가 있었으나

음양이치가 무엇인지도 모를 당시 만나 남처럼 지냈다.

 

춘심이 발동할 무렵 생모가 사사당하며 남긴 치명적 상처는

곧 남성 상실로 이어져 천하일색 양귀비도 경종에겐 덤덤할 뿐이었다.

 

당대 최고 명의인 전의가 내리는 비방도 무위였고

온갖 희귀 약재로 달인 회춘제 역시 허사였다.

백약이 무효였고 조정은 흔들렸다.

숙종 역시 이런 세자에게 마음이 떠났다.

보령 60세로 재위 46년 만에 죽음을 직감한 숙종이

노론의 영수 좌의정 이이명을 독대하며 유명을 내렸다.

“세자가 무자다병하니 그 즉위 후

후계자는 연잉군으로 정하도록 하라.”

연잉군은 숙종이 아끼던 숙빈 최씨 아들로 경종보다 6살 아래였다.

사관의 입회 없이 은밀하게 내려진 이 유언 한 마디는

대신들 간 결사투쟁으로 또다시 대궐 안은 인간 도륙장으로 변했다.

 

당쟁이 극심했던 왕권 시절

가문의 대를 잇고 목숨을 부지하는 길은 조정에 출사하지 않는 것이었다.

지위가 높은 고관대작일수록 생명을 담보하는 벼슬길이었던 것이다.

지엄한 군주로 절대왕권을 회복시킨 숙종이 훙서하자

34세의 세자가 등극하니 비운의 임금 경종대왕이다.

3세 이후 세자 자리에 있은 지 31년 만이었다.

 

경종은 용상에 오르기 전 이미 인간의 극단사를 수없이 겪어 왔다.

부왕이 건강을 핑계로 내던진 ‘세자 대리청정’ 덫에 걸려 수많은 신하들이 명멸했고

세자빈 심씨(단의왕후)를 먼저 떠나보내는 단장의 슬픔도 지나쳤다.

계비로 맞은 선의(宣懿)왕후 함종 어씨에게도 후사가 있을 리 없었다.

함원부원군 어유귀의 딸로 14세에 세자빈으로 책봉된 총명하고 건강한 규수였다.

 

경종이 즉위하며 왕비로 진봉됐으나

주상은 병석에만 누워 침소에 들지 못함을 늘 안타까워했다.

세월이 가며 격정이 동할 나이였음에도 금상과 왕비는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게 또 여러 대신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당쟁의 시발이었다.

소론 측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아들 없는 임금이지만 경종을 결사 옹위했다.

 

노론 측은 국본(國本·차기 왕)이 안정 안 되면 나라가 흔들린다며

연잉군을 세제(世弟)로 정하자고 경종에게 상소했다.

경종은 자기 지지 세력인 소론 측 반대를 물리치고 연잉군(영조)을 세제로 봉했다.

이후로도 경종의 옥체는 더욱 미령하여

용상에 앉기조차 힘들어했고 옥음조차 어눌해졌다.

 

내친 김에 노론 측에서는 사직의 백년대계를 위해

세자가 대리청정해야 함을 한사코 주청했다.

만사에 용기를 잃은 임금이 “그리하라”고 명을 내렸다.

그러자 한 발만 물러서면 천 길 낭떠러지에 선 소론 측이 목숨 건 승부수를 던졌다.

경종 2년 서자 출신 목호룡이

“노론이 이이명을 왕으로 추대하려는 시해와 역모를 꾀하고 있다”

거짓 고변해 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이번에는 소론 측 기세에 떠밀려 조정을 내맡겼는데

김일경·이광좌 등이 노론 측에 행한 보복은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잔혹함뿐이었다.

신축년과 임인년에 걸쳐 피를 불렀다 해 '신임사화'로 불리는 이 정변에

희생되거나 유배당한 노론 측 인사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김창집·이이명·조태채·이건명 등 노론의 4대신 외 20여 명이 사형당하고

30여 명은 형장에서 맞아 죽었으며 가족이란 이유로 교살당한 자만 13명이나 됐다.

겸양 온순한 성품으로 인명을 아꼈던 경종은 병석에서 오열했다.
“내가 임금 자리에 오른 이후 조신들이 한 바를 살펴보면

조금도 나랏일에 도움 준 것이 없소.

 

한 집안 내에서도 서로 죽이기를 일삼으니

당쟁의 화를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한심스럽고 통탄하기 그지없소이다.”

경종은 군왕의 권력이 무엇이기에 임금 명을 빙자해

아까운 인재들이 저토록 죽어 가는가를 생각하며 슬피 울었다.

 

사람이 기댈 곳과 낙을 잃고 상심하면 대문 밖이 곧 저승이다.

경종은 재위 4년 2개월 13일 만에 37세로 눈을 감았다.

예고된 쓸쓸한 죽음이었다.

 

경종의 예척으로 영조(연잉군)가 즉위하자

이번에는 노론이 전횡하며 소론에 대한 가혹한 징벌이 내려졌다.

경종 재위 시 국세는 매우 위태로웠고 권신·당인들 간 음모가 격심해

백성을 위한 국정 추진 동력은 완전히 상실되고 말았다.

 

서양 수총기(水銃器·소화기)를 모방 제작하고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밝힌 남구만의 ‘약천집’ 간행 등을 치적으로 꼽을 수 있다.

경종이 승하하자 31세 새 임금 영조와 노론 측에서는 겉으로 크게 슬퍼하며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천장산 내룡맥에 신좌인향(申坐寅向·동북향)으로 조영한 뒤

능호를 '의릉(懿陵)'이라 지었다.

 

영조 6년 경종 계비 선의왕후가 26세로 승하하자

의릉 아래 상하연혈(上下連穴)로 예장했다.

경기도 여주의 영릉(효종대왕과 인선왕후)에 이은

조선왕조 두 번째 동원 상하연봉릉으로

좌우 명당혈이 좁을 때 아래·위 혈(穴)을 찾아 쓰는 장법이다.

 

경종은 사후에도 수난이 많아

의릉에 옛 중앙정보부 청사가 들어서면서 능역이 심한 손상을 입었다.

 

1995년 국가정보원이 서울 내곡동으로 이전한 뒤

5차에 걸친 부지 반환이 이뤄져 현재는 대부분 복원되어 오늘에 이른다...

 

동원 상하연봉으로 예장된 경종대왕(사진 앞)과 계비 선의왕후의 의릉.

좌우의 명당혈이 좁을 때 쓰는 장법으로 왕릉풍수의 진수에 속한다.

 

 

의릉 앞 금천교(앞)와 홍살문.

조선 왕릉에는 능 앞에서 합수되는 명당수가 반드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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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9.28 09:28

    첫댓글 발광하는 연장이 아니면 왕자리는 불가하거늘....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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