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줄기차게 비가 지치지않고 끊임없이 내린다.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과 둘째날을 제외하곤 공중에서 쏟아붓는 물폭탄과 날아갈 것같은 강풍의 위력을 경험하고 있다. 우린 태풍의 한가운데 서서 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무거운 솜뭉치마냥 가라앉고 습도가 높아 옷들이 전부 눅눅해져서 꿉꿉한데 이번여행을 최소한 간소하게 하자는 바람에 지금까지 여행중 가장 옷을 적게 챙겨왔는데 가라입을 옷이 없다. 아!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니까 ··
겔하우스에서 주는 공짜티켓이 아깝기도 하고 몸도 무겁고해서 탄산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니 조금 가벼워진 것같다. 이 여름에 따뜻한 물이 이리 좋다니 ··
드디어 짐을 챙기고 서제주 협재 금능해변으로 출발~ 가는 길에 송악산을 거쳐 모슬포항에 들려 제주도민들이 강력 추천한다는 맛집 부두식당에 들어가 제주 은갈치 조림 大 를 시켜 먹었다. 근데 현우와 원하가 먹어보더니, 엄마가 만든 갈치조림이 더 맛있다고 한다. 글쎄~ 진실인지 모르겠으나 기분은 약간 좋다. 이 것들이 엄마 맘알고 기분좋은 말 해주는줄은 알지만 ··
초코렛 박물관에 들려 수제 초코렛을 사고 싶었으나, 예정에 없던 이틀을 더 묵는 바람에 마음내키는대로 이것저것 살 수없기에 참고 그냥 가기로했다. 사진만 몇커트 찍기로 하고 ··
차귀도를 들려보니 제주해적 잠수함도 폐쇄하고 낚시배도 다 묶여있는 채, 썰렁하기만하다. 원래 바다낚시를 한번 체험하고 싶었었는데 ·· ㅎ
위로 위로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지척에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조각을 내며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다. 이젠 무거운 내 몸도 날아갈 것같은 강풍과 넘실대며 무섭게 달려드는 파도따윈 무섭지도 않다. 어느새 강철여인이 된 것이다! 덤벼봐라~ 눈하나 깜짝하나 ··
협재.금능해변에 도착하니 또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태풍은 지나갔다 하는데 아직도 비가 내리냐! 이젠 그만 좀 내려라! 하늘에 대고 고함을 지르니 신기하게도 그치는듯 하다. 착각이겠지만 ~ ㅋ
한림공원을 돌아보며 울창한 야자수들을 보고 마지막 묵을 숙소를 찾아다니는데, 돈이 거의 바닥이 나서 경제적여건을 고려하다보니 숙소사냥을 하면서 거리를 누볐다. 원래 예약을 꼭 하고 이동을 하는 편인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현지답사한 후에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들은 역시 현대인답게 인터넷과 책으로 물색을 하고, 가까운 펜션이 저렴하게 나와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더니 바다그리기 펜션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낼 수가 있었다.
어제는 현우는 남자도미토리에서 원하와 나는 여자도미토리에서 각각 떨어져 이산가족처럼 잤는데, 오늘은 함께 잘 수있다니 반갑고 고마웠다.
나크리 태풍때문에 서울에서 예약한 손님들이 대거 취소하는 바람에 방이 텅텅 비어있어 저렴하게 사용할 수있었다. 불행중 다행이라 할까? ㅎㅎ
태풍이 지나간 협재해변은 제주도에서 가장 바다색이 아름답다는 곳인데, 지금은 모든 시설이 철수된채 쓸쓸하기 그지없다. 한철 장사 준비한 상인들이 불쌍하다.
나도 불쌍한가? 잠시 자문해보니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사실은 보이지않는 세상에서 살고있는 神이나, 보이는 세상에서 살고있는 神 모두에게 억수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ㅎ
바다가 바로 밑으로 보이는 이 곳 명물인 쉼표 까페에 들어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 후 숙소에 들어와 마지막 여행기를 정리하는 중이다.
내일이면 꿈같은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15년을 벼루고 온 제주도여행중 하필이면 전국이 떠들썩거리는 태풍의 소용돌이에 들어오다니~
원래 무엇을 실행하기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성격인데, 태풍이라는 요소는 미처 예상치 못한 부분이다. 아니, 생각은 했으나 설마 하고 무시해버린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휴가날짜이고 기간이였기에 태풍이 온다해도 갔을 것이다.
제주도를 동서남북 둥글게 돌면서 완주하였고, 하나의 원을 마무리 하였으니 내 60년 인생의 쉼표와 마침표를 찍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꼴이 된다.
원래는 3박 4일동안 제주도를 다 돌기에는 무리일 것같아 남제주에서 곧장 516도로를 타고 북제주로 곧장 올라가려고 계획했었다. 만약에 시간이 없어 그리 했다면 내 인생도 선천을 마무리 정리못하고 후천을 어쩡정하게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보이지 않는 세상의 의미와 뜻은, 보이는 세상에서 구체적인 像이 나타나고 正叛合으로 因課를 보여주니까, 나름대로 스스로 알아차리면 되는 것이다. 내가 믿고 생각하는게 곧 나이니까 ··
태풍이 오고 이틀을 더 연장해서 제주도에 머문 이유는 분명있다. 제주도 한라산 산신령님이 날 좋아하시나보다. 착각은 자유라지만 이정도면 중증환자라고 놀려도 할 말은 없다. 그냥 느낌이니까~~ㅋㅋ
제주도에서 고생할까봐 걱정해주는 여러 지인들의 관심과 사랑에 다시 한번 깊은 고마움을 느끼며, 반드시 그 보답을 하리라 다짐을 해본다. -끝-
첫댓글 ㅎ 넘 재밌게 읽었습니다
운서님, 오래 전부터 계획한 자녀들과의 제주도 여행이 의미있게 잘 마무리 되셨음을 축하드려요..
카페에 재미있는 여행기를 올려주시니 더욱 감사하고요..
운서천사님 사랑하는 자녀 천사님들과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신거 진심으로 추카 드립니다, 지구별은 언제봐도 참으로 아름다운 곳임이 새삼 느껴지는군요 ㅎ 옴 마니 밧메훔 옴샨티(평화) 샨티(평화) 샨티(평화)
고맙습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여행이 아닌 특별한 체험을 하게된 잊지못할 여정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