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국에서 재미있게 보던 외화가 있었습니다.
'맥가이버' 입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맥가이버 머리스타일과 맥가이버 칼 이라고 불리우는 Swiss Army Knife 를
유행시킨 적이 있습니다.
요즘 다시 보고 있습니다. 1985년 부터 1992년까지 시즌 7 까지 방영되었던 오래된 외화입니다.
이제 다시 보니 옜날 것이러서 그런지 화질도 떨어지기도 하지만 전개도 느리고 다소 어설픈 부분도 있긴합니다.
가게 문을 닫은 후 자료 정리를 끝내면 tablet pc 를 들고 침대에 누워 맥가이버를 봅니다.
영문 한글 자막을 동시에 띄우기도 하고, 자막 없이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영문 자막만 띄우기도 합니다.
자막이 없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자막이 있을 때는 일시정지를 시키고
사전을 찾아봅니다.
이렇게 외화를 자기전에 누워 보기 시작 한 것이 무척 오래되었습니다.
외화를 볼 때는 본인이 드라마의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하고 나누는 대화를 머릿속으로 되뇌겨 봅니다.
이러한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대화의 패턴을 외울 수가 있습니다.
가끔은 캐나다인들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잘 못알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 영어가 틀린것은 아니나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어서 상대방이 귀를 쫑긋 하는 것 입니다.
드라마를 자주 접하다 보면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맥가이버는 요즘의 드라마에 비해 전개 속도가 느리고 긴 대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에 비해
영어 공부 하기에는 좋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OCN 케이블 TV를 자주 보았습니다. 주로 외화를 방영하면서 자막이 있기 때문에
AFKN 켜놓고 눈만 멀뚱 멀뚱 뜨고 보는 것 보다는 나았습니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Friends 도
이민자의 영어 공부 코스 중의 하나였습니다. 전 시즌을 다 보긴 했지만 등장인물과 배경의 변화가
별로 없어 뚜렷하게 기억나는 것이 없군요.
그러고 보니 캐나다에 온 이후에 미국 드라마는 수없이 보았습니다. TV에서 본 것 보다는 PDA, iphone,
ipad 에 다운 받아 본 것이 대부분 입니다. 자막을 편집하여 띄우기도 쉽고 일시정지 시키거나 앞으로 보내기,
뒤로 보내기가 쉬워서 입니다.
Smallville, CSI:Miami, NCIS, Las Vegas, Unit, Burn Notice, 24, Hawaii Five-O, medium, Thirteen,
Leverage, Falling Skies, Nikita...등등 무척 많군요. 아마 수백편은 본 것 같습니다.
수백편을 본 것 치고 영어는 그만큼 늘은 것 같지가 않지만....
오늘이 8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12시가 넘었으니 이제 9월
9.11 테러가 2001년이었으니 10년이 되는군요.
당시 아찔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2001년 8월말 뉴욕 출장길에 오를 생각이었습니다.
2가지 일정안을 갖고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는 8월말 뉴욕에서 일을 본 후 보스턴으로 갔다가 9월 11일 로스엔젤레스로 가는 안 이었고
다른 하나는 뉴욕에서 브라질로 향하여 LA를 거쳐 9월 8일 귀국하는 일정이 었습니다.
보스턴의 바이어는 영업능력이 뛰어난 회사로서 미국 동부지역의 영업권을 요구하고 있어
그냥 넘기기에는 아까운 바이어 이었고 브라질의 바이어는 지난 몇 년간 공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이번이 방문하기 좋은 기회였고, 한편으로는 삼촌이 보스턴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겸사겸사
방문해 볼 까 하는 생각....
기획담당 이사는 보스턴 행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본인이 엮은 바이어 이기도 하지만 당시 보스턴 지역은 제2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울 만큼
IT 관련 기업들이 많아 이래저래 다른 건도 건질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내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브라질까지 가려면 25시간을 가야 하는데 이왕 반은 온거니까
13시간만 더 가면 되니 가까운(?) 보스턴은 비지니스가 좀더 진전된 후 다음 기회에 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은 브라질 행으로 결정지었습니다.
브라질은 남반구에 위치하여 계절이 반대 입니다. 무더운 뉴욕을 벗어나 밤 비행기를 타고
상 파울로에 도착합니다. 겨울이라고 하지만 낮에는 얇은 잠바 정도만 걸쳐도 견딜만 하나
밤이 문제입니다. 밤에는 영상 10도를 밑도는 싸늘한 날씨인데 주택에 난방 시설이 없어
무척 춥게 느껴집니다.
거래선에서는 귀한 손님이라고 귀빈용으로 쓰는 고급 아파트를 내 주었습니다.
아파트가 경관은 좋은데 밤이 되니 실내 공기가 싸늘합니다. 술기운이라도 있어야 견딜만
할 정도인데 다행히 급히 가져다준 전기장판을 깔고 잠자리에 듭니다.
"브라질의 겨울은 밤이면 무척 춥게 느껴진답니다"
"저희야 적응이 되어 괜찮지만 추우실 것을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집에서 전기장판을 가져 왔으니 침대에 깔고 주무십시요"
브라질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것이 있습니다.
신선한 오랜지를 그자리에서 짜서 만든 오랜지 쥬스 한 잔과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
한국에서는 오랜지 몇 개를 짜 내어도 쥬스 한잔 만들기 힘든데 수분이 많아 한개 반 만 짜도
커다란 컵에 쥬스 한 잔은 가득 나옵니다.
그럼 오랜지 나머지 반쪽은???
그냥 버립니다....애고 아까워
"뿅가"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사탕수수로 만든 도수가 무척 높은 술인데 이름이 포르투칼어로 "뿅가" 입니다.
이름 그대로 한 잔 마시면 완전히 뿅~~가 버립니다.
'페이죠다' 라는 음식도 있습니다. 검은 콩에 돼지의 각 부위를 넣고 끊인 죽 입니다.
원래는 노예가 먹는음식이라고 합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음식은 매주
수요일에만 먹습니다. 수요일에는 모든 사람들이 페이죠다를 먹습니다.
검은 콩이 들어간 검은색 죽 이라서 내용물이 잘 안보입니다. 전에는 노예들이 검은 콩과 돼지의 온갖 잡동사니을 다
넣고 끓였다고 합니다.
같이 온 분이 말 합니다.
"돼지 눈알도 찾아보세요"
귀국할 날이 다가 옵니다. 원래의 계획은 로스엔젤레스의 지사에 들러 며칠 지낸 후
9월 8일 귀국 예정인데 브라질 측에서는 사흘만 더 있어달라고 통사정 입니다.
대한항공이 주당 2편 운행이라 한번 놓치면 사흘을 더 기다려 하는데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 더 지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사흘을 더 머무르기에는 곤란하군요"
며칠후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불과 며칠전에도 봤던 world trade center 가 불타고 있는 모습입니다.
LA 공항도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브라질에 사흘만 더 머물렀다면 아마 그 시각에 LA 공항에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기획담당 이사 말 대로 보스턴으로 갔다면 9월 11일 아침 일찍
보스턴에서 로스엔젤레스로 갈 계획이 었으니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바로
그 비행기를 타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 입니다.
그 후 딱 1년이 지났습니다.
김포공항을 출발합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요청에 의해 미국행 항공기 탑승자는
이예 출발지에서 엄격한 보안 검색을 합니다.
10년 이상을 여행할 때마다 아무 이상없이 잘 갖고 다니던 작은 맥가이버 칼도 뺏겨 버렸습니다.
9월 10일 JFK 공항에 도착합니다.
미국은 보안 검색이 더 심합니다. 911 테러 추모 1주년이라 더한가 봅니다.
그리고 다음날 필라델피아에 도착합니다.
필라델피아에는 911테러 당시 항공기가 추락 하였습니다.
도시가 온통 추모행렬입니다. 스코틀랜드 복장을 한 악대가 어메이징 그래스를 연주하며
행진을 합니다. 그 뒤에 기다란 추모행렬이 뒤따릅니다.
9월이 되면 하마터면 무역센터에 출동한 항공기를 탈 뻔 했던 일과
LA 공항에 고립될 뻔 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첫댓글 저는 영화를 자막을 넣은채 보면서 받아쓰기를 하였읍니다만.....곰플레이어로 자막을 넣았다 뱄다 할 수 있으니 자막을 넣고서 좋은 문구가 나오면 받아적습니다. 바로 외운 후 뒤로 돌아가서 그 문구를 다시 들어보고 중얼거리곤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케니님은 한국에서도 항상 다운로드하여 귀에 꽂고 다니셨읍니다. 저는 주로 듣기에 신경을 많이 쓰곤하였지만 아직도 듣는것은 완벽하다고는 못하겠더라구요. 계속 공부해야 하는데 여기오면 자동으로 영어가 되는 줄 알고 착각을 해서 늘지를 않습니다. 저는 93년도인가요 성수대교 건넌지 몇분 안되어 무너졌던 일이 있었읍니다.
어휴, 정말 아슬아슬하셨네요..
한국에 있을때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녔지만 집중력이 분산되어 효율이 그리 높지않았습니다. 영어와 한글 자막을 동시에 띄워 필요한 곳은 다시보며 대화의 패턴을 외워 버리는 방법은 점잖은 영어를 사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듣는것 보다는 보며 듣고 읽는것이 오래 기억에 남을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전개가 빠르다 보면 극중 내용을 쫓아가는데도 정신이 없으니 다소 느린것이 영어공부 하기에는 쉽습니다. 다만 집중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떨어지겠지요.
생각해 보면 아찔한 순간들이었네요. 오래전부터 외국 바이어 만나시느라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셨군요. 저는 한반도도 별로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반기문 총장의 International English를 이곳에서 알아듣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겁니다. 토박이들이 많이 살아서인지 발음과 억양이 달라지면 알아듣지 못하는것이 우리들의 영어 향상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겁니다. 영어 회화책을 외웠다는 것은 대화의 패턴 유형을 다양하게 터득했다는 말이 되겟네요. 혼자서 공부하는 것 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는것이 훨씬 속도가 빠릅니다. 미드 같은 경우는 간접적으로 다양한 사람을 접촉한다는 면에서 도움이 될겁니다. 단어만 열거하며 대화를 한다면 별 향상이 없습니다. 말이 되건 안되건 문장 구성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몇년 지나면 단어열거식 대화를 한 사람과 문장구성을 하려 노력한
사람과는 영어 능력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영어 공부에 문법이 필요없다는 설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어느정도의 문법 지식은 필요합니다. 문법을 모르면 고급스런 영어를 구사하는데 제약을 받습니다. 제가 캐나디언 손님을 대하면서도 느끼는부분 입니다. 영어에 지레 주눅들면 진전이 있을수 없습니다. 영어를 쓰는 캐나디언이라고 다 잘 하는것은 아닙니다. 못하는 사람 수두룩 합니다. 제 가게 열댓명의 직원과 비교하면 제가 단어 스펠링에서는 제일 낫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맞습니다. 영어선생님들이신 종업원들이 주절대는 것을 적어보라고 하면 종업원중 90% 정도는 문맹에 가까울 정도로 쓰지 못합니다. 말만하는거죠. 한국에 있을 때 외국 근로자들과 일하면서 영어에 대한 부러움을 하곤 했는데 지나보니 그들도 종업원들 수준이었음을 되새기게 됩니다. 말썽피우는 종업원에게 각서를 받았는데 문법실종입니다. 정말 내세울만한 영어가 아닌데도 제가 영문으로 이메일이나 팩스를 보내는 걸 보며 신기해 합니다. 모두들 이해가 되시는지요?
한국의 대학 진학율이 83% 라고 합니다. 캐나다와 미국은 23%, 25% 입니다. 즉, 극히 일부 지식층이 나라를 이끌어 나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서민들이 글이나 인터넷, 컴퓨터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으며 살아갑니다. 말만 할줄 알면 사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한국처럼 경쟁도 치열하지 않고,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으며 맘 편하게 살면 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2% 모자란 천국' 이라고 하는걸까요? 물론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2% 모자란 천국과는 의미가 다르겠지만...
순간의 결정이 운명을 바꿀번 하였군요...ㅎ 늘 지나고나야 알수 있는 미래...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어찌 하겠습니까 ?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고 운명을 뒤바꿔 놓을뻔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