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금요일 오전 미사 후 본당 신부님과 여성 소공동체 회장님과함께 병자영성체를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병자 영성체에 다녀오신 분들께서 소감을 말씀 하셨을 때,
‘아...많.은.감.동.을.받.으.셨.구.나.’
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중 오늘 아침 소공동체 회장님께서 병자영성체에
함께 할 수 있는지 전화를 주셨습니다. 함께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순간 ‘헉... 그럼 다녀와서 소감문을 써야하나?... 설마 아니겠지...
요즘 카페나 소식지에서 병자영성체동행 후기 글을 못 본 것 같은데^^;;’
솔직히 소감문에 대한 강한 부정(?)을 하며, 미사 참례 후 신부님은 먼저 출발하셨고,
소공동체 회장님과 함께 부랴부랴(제가 준비가 늦어서ㅜㅜ) 요양원으로 향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영성체만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0.1초라도 빠르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독서 봉독 봉사를 하느라 시간이 걸렸네요..)
요양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내해주시는 끝 방으로 갔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벌써 휠체어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신부님께서 들어오시자 어르신들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눈빛과 미소로 맞이해주셨습니다.
신부님은 한 분, 한 분 이름과 세례명을 불러주시면서 무릎을 꿇고
안아주시면서 한 달 동안의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말씀을 잘 못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표정에서는 분명히 기쁨과 감사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사이 처음 온 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밝은 에너지가 넘치시는 어르신(세례명이 마리아셨어요) 앞에
신부님께서 무릎 한쪽을 꿇고 앉으시자, 신부님을 향해 “예뻐”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들렸습니다.^^
그렇게 인사 나누시고 병자 영성체 예식이 진행되는데 이상하게 눈시울이 자꾸 붉어집니다.
속으로 저 자신에게 정신 차리라고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르겠습니다.(이게 왠 민폐인가...
눈물 흘릴 자리 구분 못하는 너란..참..)
성체를 영하시는 시간, 신부님께서 한 분,한 분 입에 성체를 넣어주시고
(혹시나 못 삼키실 까봐 입안에 넣는 것도 세심하게 신경쓰십니다.)
소공회장님은 물이 필요하신분이 계실까봐 다급하게 물을 챙겨주시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성체 영하실 때 중간중간 잘 보지 못했지만
이 시간을 얼마나 간절하게 손꼽아 기다리셨을지..
성체를 영하시는 이순간이 얼마나 행복함으로 가득하실지 보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요양원에서 나오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소공회장님의 목소리에 참고 있던 눈물이 주르륵....
그리고 어르신이 하셨던 “예뻐” 라는 그 한마디가 자꾸 맴돌았습니다.
‘예뻐’라는 말은 굉장히 쉽고 가볍게 하는 말인데... 오늘 들은 이 한마디는 너무나 무거웠습니다.
어찌나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있는지...감히 어떤 마음을 갖고 말씀하셨는지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 방문한 곳은, 매번 성전 두 번째 자리에서 미사참례 하시던 분(요안나 자매님이셨어요)이셨는데
최근 다리가 많이 안 좋아지셔서 병자영성체를 받게 되신 어르신 댁이었습니다.
신부님과 어르신께서 이야기 나누시고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정성을 다해 기도해주시는 신부님의 모습, 성체를 영 할 수 있는 이 시간을 간절하게 기다리신 어르신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아직은 건강하게 미사 참례를 하시지만 나이가 드시고 건강과 삶에 변화가 생길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며 이번엔 콧물까지 더하는 주책으로 주님의 기도도 바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예식이 끝나고 어르신과 신부님께서 인사하시면서 이야기 나누시는데
텔레비전 미사에서 성체를 나눠주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주세요.”하고 말씀하시며
성체 받으실 손을 하신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성체 받아 모시는 것을 간절하게 바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 두손을 꼭 붙잡고 “여기까지 오시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라고
연신 말씀하셨나봅니다.
마지막으로 kcc구역의 토마스 형제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현관입구에서부터 아내이신 안나 자매님은 진정한 버선발로 마중 나오셨습니다.
형제님께서는 멋진 점퍼까지 입으시고 성체 모실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한 달 동안 이 시간만 기다리시며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 지금은 어떤 기분이실까(얼마나 행복하실까)?
세 번째 동행이라서 두 번째까지 와는 조금 다른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시간은 눈물보다는 병자영성체를 하실 수 있으신 이 상황과
가족이상의 섬세함과 사랑을 주시는 우리 신부님과 함께 하실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시겠다는 생각을 하며 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에델퀸」이라는 책에서 에델은 장거리 선교지로 이동하면서도... 활동 중 병 때문에 미사 참례가 힘든 상황에서도 성체를 모시기 위해 미사 참례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오늘 이전에는 이 부분이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에델의 모든 시간은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는 중이고 병이 들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왜 저렇게 까지 할까...? 그런데 이해하지 못했던 제 마음이 오늘 모두 깨졌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미사참례 하는 것이 엄청난 은총이라는 것, 미사참례에 의의를 두고 성체모실 수 있는 것에 감사해 본 적 없는 나의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감문 작성을 처음부터 부정하며 거부하고 싶어 했던 모습을 반성하며
오늘 느낀 모든 것을 생생하게 글로 전달할 수 없는 저의 글쓰기 실력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거룩한 병자 영성체에 동행할 수 있게 저를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오늘은 병 때문에 성체를 모시기 힘든 분들을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신부님^^ 요양원에서 마리아 어르신께서 신부님께 예쁘다고 하셨을 때
다른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신다고 하셨는데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요.
병자 영성체를 통해 무한 감동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첫댓글 저희남편이 아침부터 왜우냐고 묻네요~ㅋㅋ 소피아자매님의 고백과같은 글을읽으며 마치 복습을하듯 저도 필름이 스쳐가네요~ 마리아어르신께서 "예뻐~"라고 하셨을때의 소피아자매의 감정에.. 무한공감합니다~^^ 저보다도 어른스러운 소피아자매님~ 잘하고오셨어요~ 늘 조용히 봉사해주시는 소피아자매님을 응원할께요~ 축하드려요!^^
어르신들을 위해서 저도 오늘 기도드리겠습니다 🙏
아침부터 부지런하신 아녜스회장님^^
이른아침 눈물까지♡
다녀오신지 얼마안되셔서 동행때 느끼셨던것이 생각나셨죠ㅜㅜ
오늘 어르신들은 기도로 은총가득한 하루보내시겠어요^^ 아녜스회장님도 은총가득한 하루요~^^
솔직히 봉성체 동행에서 구,반장님들은 도울 일이 별로 없죠 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함께 하는건 감사함을 무시했던 나를 치유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려고 한 건 아닌가 해요. 그리고 외부 사람들이 몰고 들어오는 신선한 바람도 그 분들은 좋아하실꺼예요^^ 소피아가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서 나도 기뻐요~
눈물은 …그냥 흐르게 놔두는 것도 좋고 싫으면 눈을 들어 하늘을 봐~~
'감사함을 무시했던 나를 치유할수있는기회' 마쟈요 마쟈요♡
'외부사람들이 몰고 들어오는 신선한바람' 여기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 👍 제가 신선한 바람이 되었길 바라며^^
참 소중한 시간
성체를 모실 수 있는 감사의 시간
최선의 마음으로 소중한 성체를 모시게 해 주시는 신부님!
은총이 가득한 순간입니다~~~^^
성체모실수 있는것도 감사한일인데 신부님께서 주시는 최선의 마음이 더해져 병자 영성체 받으시는 분들께서 느끼시는 은총은 어마어마 할거예요^^
앗! 그리고 ‘ 에델 퀸’ 이라는 책 성물방에 가져다 놓으면 좋을 것 같다잉~~
(우리 성물방 회장 짜란다 짜란다~~)
에델 퀸은 레지오에서 나온책인것 같은데 안파는가봐요~~아쉽다~ 더 찾아보고 있으면 바로 입고 하겠음돠~~
언제든 원할 때 미사를 드리고 성체를 모실 수 있는 기쁨과 감사함이 무뎌진 저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어요...
소피아 덕분에 책장에 있던 에델 퀸의 일대기를
다시 읽어보고 있어요. 어리지만 함께 레지오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감동받고 있어요♡♡♡
소식이 많이 궁금했었던 이무웅토마스 형제님과 요양원 형제자매님들,
요안나 자매님을 위해서
기도 드립니다♡
모든 마음과 정성, 사랑을
아프신 분들을 위해 다 내어주시는
신부님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반성하고 깨닫게 해주시는 주님 감샤합니다♡
언니 댓글내용에 마음 따뜻해지는 느낌♡♡
함께동행하시는 모든분들이 눈물을 질끈 참으시는 모습을
매번 보게되는데
맘껏 우세요라고 할수없는 안타까음이 있습니다
매달 갈때마다
신부님 빨리 데려가달라고 하시는 요안나자매님
먹먹함이 매달 매번
안타까움으로ㅠ
수요일이 우울해지는 이유인가봅니다
병자한분한분이 한달을 열심히 살아내시고 있으시니
용기와 기운을 불어넣는 기도가 더더 맘속으로
응원해주셔도 될듯합니다
가까운 미래의 내모습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체를 모실수 있음을 진심으로 행복해 하심을 기억해 주십시요
네♡ 매달 병자영성체에 함께하시는 회장님 위해서도 지금주모송 바칩니당^^
매달 함께하시는 분들께 자연스럽게 전달주시고 많은것을 느끼실 회장님...(마음으로만 하고싶은말 하겠습니다.)
회장님 어머니를 위해서도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