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용봉 석불 입상...문화재청 사진
거의 2시간을 기어가다 싶게 올라가니 연등이 손을 내밀고, 산등성 너머에서 인기척이 들린다.비슬산 중턱 잊혀진 폐사지에 간략하게 만들어진 대좌 위에 서있는 불상은 오른손에 약합를 들고 있어 약사여래라 생각된다.
주형거신광배와 불상은 한 개의 돌로 제작되었는데 원형의 두광과 가는 타원형의 신광을 도드라진 선으로 표현하였고, 통견의 법의, 소발에 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으며 광배에 연꽃(?)이 새겨져 있다. 절터로 여기기엔 터가 좁아 보이며 예전부터 암자가 있었는 곳으로 추측된다.
약사여래불 옆 소나무 아래 사람이 살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할 움막속에 비구니 스님이 거처하고 계신다. 먼저 오신 등산객 3분과 환담을 나누다가 나에게 쑥차를 권하시는 손을 보니 정상인이 아니다. 몸도 왜소증이며 한쪽눈마져 장애이나 목소리는 까랑까랑하며 맑고 청아하다.
움막 생활이 10년도 넘었다는데, 스님 눈에 속세에 찌들고,욕심에 사로잡힌 우리가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을지....
스님!! 약사여래부처님 옆의 석물은 무엇인가요?
아~ 그거요! 예전부터 있던 부처님 밥 그릇입니다. 혼자 공양하면 맛이 없거든요.
바보 멍청이!!
무슨 상징, 의미를 찾아 다닌다고...
2005.08.13
* 출처; 저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