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나물 들나물을 뜯을 때
이런 마음가짐을 지녔으면 합니다.
고마워 하고 조심하는 마음
어끼고 귀히 여기는 마음
욕심 부리지 않는 마음
이런 마음으로 나물을 뜯어야겠지요.
들과 산에서 나물을 뜯을 때 조금만 뜯고,
씨앗, 종자만큼은 꼭 남겨 두어야겠지요.
욕심껏 다 뜯지 말고 조금만 뜯어서
식물이 멸종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번식하게 하여야겠지요.
2.
고향 텃밭에서 작물을 재배하면서 나를 다스린다.
씨앗 한알이라도 소중히 여길 때가 있으며
모종 한 닢이라도 귀히 여길 때가 있으며
한 포기의 모종을 살리려고 애를 쓸 때가 있다.
들나물 산나물을 뜯어서 식용하거나 약용한다지만
나는 번식하고 키우는 재미가 더 좋았다.
한알의 씨앗이 어떻게 싹이 트며, 어린 새삭이 자라나는 과정을 눈여겨 보며,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죽을 때까지의 전 과정을 관찰하는 게 훨씬 좋았다.
3.
오늘 서점에 들러서 산나물 들나물에 관한 책을 샀다.
또 '식물독성학'이란 책도 샀다.
지식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식물의 종류와 특질, 차이를 구분할 방법이 참으로 막연했다.
식물도감 등 책으로 공부하려고 해도 때로는 고개를 갸우뚱 할 때가 종종 있게 마련.
식물명을 잘못 표기한 경우가 더러더러 있게 마련.
예컨데 '엉컹퀴'를'곤드레'로 별칭한다고 어떤 교수들, 박사들.
늦공부를 해야 하는 나로서는 전문서적이 늘 아쉽기만 했다.
서적일지라도 식물 모양새의 전 과정을 수록한 사진은 없었으며,
발아, 성장, 사멸 등의 전 과정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책도 없었다.
다만 특정 부위만을 보여주는 사진(예컨데 꽃과 열매 등 극히 일부분만을 게시)로는 식별하기가 애매했다.
4.
식용작물, 약용식물을 키우면 나 역시 먹고 마실 것이다.
섭취하는 게 때로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의식은 늘 도사렸다.
나한테도 중독하는, 아픈 경험이 있다.
수십 년 전 큰 토마토를 처음 먹었을 때 나는 신물을 흘리면서 메식거려서 혼이 났다.
지금도 작은 방울토마도에도 아린 맛을 느낀다.
어렸을 적 고구마를 날것으로 깎아 먹으면 으례껏 침을 질질 흘리며 게워냈다.
수박, 참외도 욕심껏 먹고는 속이 메식거리고 침을 흘리면서 배 아파했다.
옥수수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했다.
수 년 전 아카시꽃잎을 한주먹 뜯어먹고는 속이 메식거려서 참으로 혼났다.
몇년 전 때죽나무 꽃잎을 뜯어먹고는 목구멍이 타는 듯했다, 구토할 뻔했다.
올 봄에는 두 차레나 원추리를 조금 보탠 국을 먹고는 금새 게워냈다.
내 아내도 올봄에 원추리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했다.
원추리 잎새를 푹 삶지 않아서 그랬을까?
5.
내가 알기로는 모든 식물에는 어느 정도의 독은 지녔다고 본다.
다만 체중에 따라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복용한 탓으로 만성체질로 변했다는 등등의 이유로
중독현상을 못 느꼈다고 본다.
끓이고, 데치고, 우려내고, 갖가지 양념 등으로 무친다면 독성식물이라도 능히 먹고 마실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소량이라는 조건이 꼭 붙어야 한다.
요즘 웰빙 붐을 타면서 산야초를 섭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를 부추기는 듯한 숱한 민간요법(책, 카페, 동호회...)이 난무하는데 나는 그게 늘 조심스러웠다.
민간요법? 무슨 뚜렷한 의학적, 학술적, 전문적 소양도 없이 그저 막연한 추측, 자기만의 체험 등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섭취를 선동한다.
더우기 한방? 동의보감? 민간요법, .....이라고 한다(....카더라로 출처가 극히 의심))로 인용하는 사례가 참으로 많다.
과거의 한방이 현대적 과학적으로 분석된 것은 아니다. 오랜 경험으로 추측할 뿐이다.
내가 보기에는 식물에는 지리적 토양, 토양의 영양상태, 채취시기, 보관방법, 조리방법 등에 따라서 약효(때로는 독성)이 현저하게 다르다고 본다.
일률적으로 판단할 성질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유혹에 쉽게 넘어가서 위험스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싶다.
2010. 6. 26. 토요일. 바람의 아들
////////////////
귀농귀촌... 관련 카페에서 위 글을 보았기에 퍼서 여기에 옮긴다.
지적소유권에 해당됄까?
전혀 아니다. 바람의 아들이 바로 나이니까.
오늘은 2021. 8. 2. 월요일.
하늘이 흐리다. 후덥지근하고...
둘째딸이 하나뿐인 자식(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들렀다.
이제 4살인 외손자가 잘 논다.
어제도 송파구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돈 뒤에 귀가하면서 꽃가게에 들러서 바깥에 내놓은 화분을 들여다보았고, 새마을시장 안을 어리적거리면서 여름채소류를 구경했다.
오늘도 몇 차례나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서 화분을 들여다본다. 화분 100개도 더 넘을 터.
무더운 여름날씨라서 그럴까? 화분 속의 식물뿌리가 공기소통 부족으로 썩어서 흐물거리다가는 죽는다.
벌써 많이도 죽었다. 물론 증식하는 것도 있지만서도.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시골로 내려가 있는 나.
오늘 오후에도 석촌호수 한 바퀴(2,560m를 돈 뒤에 삼전역 인근에 있는 꽃가게에 들러서 화초와 채소 모종을 보았다. 상추 등 푸성거리 모종도 있다.
눈으로 쳐다보고는 새마을시장 쪽으로 향했다. 잠실본동 주민센터 인근에 있는 '잠실근린공원'에 들러서 '새내(新川) 내력비'와 '부군당지 표지석'을 보았다. 커다란 바위돌에 새긴 '새내 내력비'가 이색적이다.
이 지역은 한강 본류가 흐르던 지역이었는데 1971년 한장종합개발공사를 하면서 한강본류를 완전히 메꿔서 잠실지구로 조성했다고 한다. 잠실대교는 원래 한강 지류였는데 이를 크게 확장해서 현재의 한강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송파나루터가 완전히 사라지고... 한강 본류였다는 흔적으로 남긴 석촌호수.
잠실지구는 1975년에 아파트가 들어섰고, 나는 1978년 봄에 잠실1단지 아파트를 사서 살기 시작했다. 지금은 4단지에서 살고...
잠실지역을 걸어다니면서.. '잠실 옛지도'를 더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개발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닐 터.
* 인터넷으로 '잠실 옛지도'로 검색하면 개발되기 이전의 송파나루터 땅을 볼 수 있다.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많이도 변했다.
오늘도 잠실새마을시장 안을 천천히 걸으면서 시장을 둘러보았다.
사실은 꽃가게에 들르고 싶어서...
허름한 물건들이나 팔고 사는 재래시장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나는 그저 떡, 누릉지, 빵... 이런 류의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며, 사서 먹고 싶은데도 고개를 내저으면서 얼른 피했다. 당뇨병환자이기에 군것질을 할 수 없다. 조금은 슬픈 생각도 든다.
군것질을 하고 싶은데.. 먹고 싶은데.. 그냥..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하는 나..
산다는 게 무엇일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곷가게 앞에 진설한 화초들을 보았으나 나는 하나도 사지 않았다.
내 아파트 안에도 화분이 넘쳐난다. 화분 하나라도 추가로 설치하려면 빈 공간이 거의 나지 않기에...
나중에 더 보탠다.
2021. 8. 2.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