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화경사경연구원, 사경 현장 탐방 |
본래자리 찾아 떠나는 수행 수강생들 부처님 가르침 되새기며 사경삼매 경전처럼 될 때까지 정성 다해 수없이 반복
불자들에게 ‘사경의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목마름을 해갈해주고자 문을 연 곳이 바로 법화경사경연구원(원장 오창림)이다. 법화경사경연구원은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등록해 지난 3월 2일부터 불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전통사경의 묘미를 전하고 있다. 8강좌 째인 지난 13일 오후 수강생들은 사경 교육이 8강좌에 접어들면서 이론 수업에 이은 기초적인 선긋기를 떼고, 광명진언에 이어 관세음보살 42주수진언을 사경하고 있었다. 현재 14명의 수강생들은 월․화․수요일로 나눠 일주일에 2시간 동안씩 수업이 진행되는데 자율적으로 정진시간을 선택하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사경에 앞서 삼귀의, 발원문,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신심을 청정히 했다. 본격적으로 관세음보살 42주수진언 사경에 온 정신을 몰입하자 수강생들은 자연스레 말은 사라지고 거의 묵언하다시피 했다. 관세음보살 42주수진언은 관세음보살의 42가지 손 모양과 진언을 그려놓은 것으로 수강생들은 관세음보살 42주수 그림에 그 위에 한지를 얹어 놓고 클립으로 고정시켜 그 그림과 글을 베끼고 있었다. 탱화장이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채색하듯이 말이다. 사경은 부처님의 경전을 체 받는 것이 기본이다. 경전의 글씨체를 받아 그대로 될 때까지 수없이 반복함으로서 간절한 사경 수행자의 발심이 어느덧 부처님을 닮아가는 것이었다. 오 원장은 “체본대로 그대로 따라하려는 것은 나의 아상을 깨치는 것”이라며 “경전을 하나 하나 베끼는 것이 바로 하심 즉 본심으로 돌아가는 수행”이라고 귀띔한다. 흔히 수련회나 집에서 일반 펜이나 붓펜으로 사경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연구원에서는 순수 붓으로 사경을 했다. 붓으로 사경할 때는 손끝에 더욱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사경삼매에 더욱 빠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6년 동안 사경을 해왔고 법화경도 3번이나 완성한 이구월씨(61)는 “사경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즐겁고, 사경이 글씨 잘 쓰고 못 쓰고 문제가 아닌 정성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성급한 성격이었지만 사경을 하면서 마음까지 차분해지고 집안에도 수행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사경은 저에게 기도요, 선근공덕을 짓는 불사”라고 말했다. 일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경의 행위는 이뤄질 수 없었다. 만약 한 순간이라도 번뇌가 일어나면 글씨가 비뚤어지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옮기는 이 순간이야말로 부처님과 진리, 그리고 수강생들의 마음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듯 수강생들은 사경을 통해 자신의 수행 길을 바로 체크하며 사경에 몰두 하고 있었다. 이 같은 초심반의 과정을 거쳐 수강생들은 정진반에 이르러 본격적인 반야심경, 금강경,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의 경전 사경이 하게 되는데 이때 수강생들에게 한문 공부와 경전의 뜻풀이도 겸하게 된다. 이어 수행반으로 올라가게 되면 법화경․화엄경과 경전을 그림으로 옮겨놓은 변상도 등 사경의 체계적 수행을 통해 자신의 본성을 완성되게 되는 것이다. 초심반부터 수행반까지 이르는 한 장 한 장 수행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게 된다. 이날 수강생들은 일념으로 발원했다. “미래세 다하도록 필사한 이 경전, 일체중생이 이 경에 의지해 보리심 발하여 보현행을 닦아 성불에 이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