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The Trio for Clarinet Cello and Piano in a minor Op. 114
브람스 - 클라리넷 3중주 A단조 Op. 114
Johannes Brahms [1833 ~ 1897]
클라리넷 - Karl Leister
첼로 - Ottomar Borwitzky
피아노 - Tamás Vásáry
녹음 - 1981년
전악장 연속듣기
1악장 Allegro
2악장 Adagio
3악장 Andante grazioso
4악장 Allegro
시대 / 낭만
분류 / 낭만주의 음악>실내악>3중주
제작시기 / 1891년
작곡가 /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초연 / 1891년 12월 12일, 베를린
출판 / 1892년 3월
헌정 / 리하르트 뮐펠트
구성 / 4악장
편성 / 클라리넷, 피아노, 첼로
요약 / 브람스가 절필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쓴 곡이자 말년에 작곡하기 시작한 클라리넷 작품 중 가장 먼저 완성된 곡이다. 클라리넷과 피아노, 첼로로 편성되어 있다. 1891년 작곡되어 같은 해 초연되었으며 이듬해 출판되었다. 클라리넷 대신 비올라를 편성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삶의 고통이 가져다 준 슬럼프와 절필 선언
1870년대 후반부터 브람스는 심적으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그의 가까운 인물들이 계속해서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1877년에 그의 좋은 친구였던 피아니스트 카를 타우지히(Karol Tausig, 1841~1871)가 30세의 젊은 나이로 장티푸스 때문에 요절한 것을 시작으로 함께 음악을 수학한 동료들과 음악계의 친구들, 친동생과 어린 시절의 음악 스승 등이 생을 마감하였다.
뿐만 아니라 브람스는 당시 대가로서 인정받고 있었지만, 그와 달리 스스로 음악적 영감과 창작 능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고 느꼈다. 이러한 이유들로 브람스는 몇 년간 작곡 생활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곤 했다. 결국 그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한 〈현악 5중주 G장조〉Op.111을 완성하고 57세(1980)의 나이로 절필을 선언하였다. 다소 이른 나이일 수도 있지만 브람스의 평소 신중한 성격상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1891년, 유언장을 작성하여 악보와 함께 짐로크에게 보내고(유언장은 이후 1896년 새로 작성하게 됨), 출판하지 않고 남겨둔 자필 악보들을 선별 작업을 거쳐 파기하였다.
새로운 음악적 자극을 준 클라리넷
그러나 1891년, 브람스에게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정이 피어날 일이 생겼다. 브람스가 마이닝엔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당시 마이닝엔 궁정 관현악단에 새로 부임한 지휘자 프리츠 슈타인바흐가 지휘하는 관현악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나 클라리넷 소리에 새삼스럽게 매료되었던 브람스는 클라리넷 작품을 쓰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연속하여 네 개의 클라리넷 작품을 작곡했는데(3중주, 5중주, 2개의 소나타) 이 작품들은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에 대한 이해와 실내악곡으로서의 구성적 면모를 대단히 높이 평가받아 클라리넷 실내악곡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들로 손꼽힌다. 이 클라리넷 3중주곡은 그 네 곡 가운데 가장 먼저 완성된 작품이다.
리하르트 뮐펠트와의 만남
브람스에게 새로운 창작혼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은 마이닝엔 궁정의 클라리넷 주자였던 리하르트 뮐펠트(Richard Mühlfeld, 1856~1907)였다. 뮐펠트는 당대 매우 유명한 클라리넷 주자로, 1873년에 바이올린 주자로서 마이닝엔 궁정악단에 입단하여 독학으로 클라리넷을 공부한 뒤 1876년에 그곳의 수석 클라리넷 주자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는 바이올린의 현악기적 풍부함을 클라리넷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하였다. 브람스는 뮐펠트와 클라리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나누었고, 그와 앙상블을 즐겨하였다. 그와의 관계가 브람스로 하여금 클라리넷 작품들을 쓰게 하는 데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회복기의 작품
브람스는 마이닝엔을 떠나 1891년 여름 바트 이슐로 갔다. 그곳에 머물 때 마이닝엔에 있는 공작부인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에는 뮐펠트에게 자극을 받아 클라리넷 3중주와 5중주곡을 쓰게 되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클라리넷 3중주〉Op.114는 7월 12일경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14일에는 친구인 만디체프스키에게 초고를 보내어 의견을 구하였다. 만디체프스키는 “악기끼리 사랑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표현으로 작품의 실내악다운 면모를 칭찬하였다. 이 곡은 다른 클라리넷 곡에 비하여 규모가 비교적 작고, 분위기가 밝다. 브람스다운 대위적 면모가 풍부하게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아르페지오풍의 주제가 매우 기억하기 쉬워서 만디체프스키와 뵐로 등은 이 곡의 악보를 보고 사람들에게 매우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 곡은 그다지 많이 연주되지 않았다. 아마도 브람스가 스스로 판단했듯, 감퇴된 창작력이 이 시기까지 유지되었을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곡을 기점으로 브람스는 다시금 창작력을 회복하게 된다.
개인적 초연은 1891년 11월 24일 마이닝엔 궁정에서 이루어졌다. 피아노는 브람스가 직접 맡았고 클라리넷은 당연히 뮐펠트가 연주했다. 공개 초연은 같은 해 12월 12일 베를린에서 이루어졌는데, 브람스와 뮐펠트, 그리고 친구인 하우스만이 함께 연주하였다. 이 작품은 1892년 짐로크사에서 출판되었는데 브람스는 클라리넷을 비올라로 교체하여 연주해도 좋다고 써 넣었다.
〈교향곡 5번〉을 의도하였을 수도
슈타인바흐는 브람스의 〈현악 5중주곡〉Op.111을 평하였듯, 이 작품 또한 다른 교향곡을 작곡하기 위한 초석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1악장 서두의 주제가 교향곡용으로 의도된 것 같다는 것이다.
악장 구성
1악장은 2/2박자의 a단조 알레그로로 시작한다.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이다. 제시와 발전, 재현을 거쳐 A장조로 끝맺는다. 아르페지오 형태로 되어있는 주제는 관악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2악장은 4/4박자의 D장조 알레그로로 시작한다. 엄격하지는 않지만 론도 형식을 보이고 있다.
3악장은 4/4박자의 A장조 안단티노 그라치오소로 시작한다. 구조는 3부 형식으로 볼 수 있으나, 트리오가 두 개이기 때문에 론도 형식에 가깝기도 하다. 옛 미뉴에트의 우아하고 귀족적인 느낌과 흥겨운 렌틀러풍을 모두 느낄 수 있다.
4악장은 a단조의 알레그로로 시작한다. 표기는 2/4박자로 되어있으나 악장의 시작부터 셋잇단음표가 지속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6/8박자로 느껴진다. 이 박자는 중간 중간 바뀌면서 곡에 리듬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브람스가 즐겨 사용했던 헝가리적 색채도 띠고 있다. 짧기는 하지만 소나타 형식이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는 악장이며, 다소 긴 코다를 거쳐 곡을 끝맺는다.
글 최진영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작곡전공 졸업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를 졸업했다. KBS 클래식FM의 작가를 역임하였다.
글 출처 클래식 백과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