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시즌이라 그런지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돔구장 건설, 구단의 만성적자, 선수노조에 대한 부분 이런 부분이 언급되고 있어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를 몇 자 적어봅니다.
돔구장과 구단의 만성적자가 서로 다른 문제점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결국 수익성과 연관된
사안입니다.
돔구장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만, 수익성을 검토했을 때 쉽게 예단하기
힘들지요. 돔 구장 부근에 아파트를 건설하여 유동인구를 늘여 아파트 가격인상이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여러가지 다른 부대시설이 들어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說과 인구 감소율을
근거로 현재 추세라면 공동주택의 공급과잉으로 부동산 시세가 떨어져 기대효과를 볼 수 없다고
보는 이견이 보이더군요.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 문외한이라 어떤 지표나 이론적인 근거를 통해 논거를 제시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지만 살아오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오래된 아파트라고 해도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이던 지방권이던 가리지 않고
맹모 삼천지교란 말을 실감하는 자녀 교육과 관련된 유명 학원이 밀집된 지역이란 공통점이 있더군요.
잠실구장 부근의 아파트 가격이 강남 8학군 지역의 아파트의 매매시세와 비교해 보시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쉽게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잠실 구장 주변의 교육시설과 근린환경을 롤모델로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잠실구장이 들어서기 전 70년대 한강 개발 붐에 힘입어 잠실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었고 더불어
교육시설과 근린 환경이 조성되어 인프라가 먼저 조성되었다는 사실과 도쿄 구장 역시 인프라가
조성된 후 구장을 개장한 것이 수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부 지자체의 돔구장과 아파트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는 계획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경제 상황과
대형 국책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 불보듯 뻔해 보이는 MB정권에게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의문이 들며, 관심을 가진다면 선거 때 空約으로 예산안 편성등을 미끼로 내 놓을 수도
있겠지요.
노떼를 제외한 타 구단의 만성 적자에 대한 부분은 한번 쯤 생각해 봐야할 부분이지요.
프로야구가 태동하기 이전 고교야구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고교야구는 학연과 지연을 기반으로한 전형적인 한국 사회 문화의 한 단면을 스포츠로 구현된 종목이
고교야구입니다.
수도권의 선린상고, 동대문상고, 충암고, 신일고, 배재고, 휘문고, 서울고, 경기고, 덕수상고등을 필두로
인천지역엔 인천고, 제물포고 등, 강원도엔 춘천고, 충청권엔 천안북일, 대전고 등
전라권엔 군산상고, 광주일고, 광주상고 등 경북권엔 경북고,대구상고,
경남 부산권엔 마산상고, 경남고, 부산고, 부산 상고, 경남 상고등 이런 야구부를 가지고 있는
명문고들이 즐비했고, 그 당시 전국대회 4강전에 진출하게 되면 재학생들은 단체응원을 동문선배들도
야구장을 찾아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며, 출신지역과 모교에 대한 애착이
강했지요. 이런 인프라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 프로야구 입니다.
선수 수급도 각 지역 고교출신의 우수선수들을 입단시켜 그 맥을 이어갔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시대의 변화에 맞게 신인 드래프트제로 타 지역 선수들도 입단하여 지역색이 많이
사라져 가는 동시에 재정을 이유로 야구부가 없어지면서 학원야구의 맥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런 현상은 프로야구의 하부구조인 학원야구가 점점 자리를 잃어가게 되어 선수 수급 문제와 함께
잠재적인 예비관중들이 줄어들게하는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야구도 못하고 꼴리건이 설쳐대고 내세울 것이 관중수와 응원 뿐인 노떼가 관중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부산지역 고교의 야구부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고교 야구부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졸업한 분들은 학창 시절에 야구를 보고 자라 야구부가 없는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재적인 많은 예비관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며, 저 역시 중딩시절 야구부가 있었던
핵교를 다녔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야구보는 눈과 야구에 대한 애정은 아직도 식지않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청어람님 역시 마찬가지지요.)
헐리웃 영화에서 가끔 아버지와 아들이 글러브를 들고 캐치볼을 하는 장면을 가끔 보게 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어린시절의 경험들이 경기장을 찾고 오늘의 MLB시장을 형성하게 된
티켓파워의 원동력일 것이며 우리 나라에선 학원 야구의 영향과 비슷한 맥락일 것입니다.
상기와 같은 하부구조가 취약한 지자체에서 돔구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만성 적자가
개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자체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되겠지요.
또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을 깍자는 이야기에 대해서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제시한 의견은 일종의 연봉 피크제와 유사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법같아 보이지만 실제 우리나라 기업에서 연봉 피크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어느 정도있는지 살펴보시고, 만일 재직중인 회사에서 작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감소되었고 경상지출이 늘어 내년도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사측에서 연봉삭감을
권고한다던지, 내년도 공무원 급여가 인상된다고 하던데 MB정부가 조세수입이 줄어들어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공무원 급여를 올해대비 5% 연봉을 삭감하자고 하고, 국민이 열받아
국회의원의 세비를 작년 대비 20% 정도 삭감하라고 압력을 넣어 국회의원의 세비 삭감안이 국회에
상정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실제 벌어진다면 이에 연관된 해당 당사자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요?
감독이 바뀌어도 노떼 야구는 소총수가 많고, 분위기 타는 노떼 야구의 맥을 이어갈 수 밖에 없고,
조 감독이 해태색을 지울려는 노력한다는 찌라시 신문의 기사가 있어도 해태의 위 아래가 분명한
위계질서에 기반을 둔 집중력을 발휘하는 해태 야구를 지울 수 없듯이 우리가 좋아하는 각 구단의
야구에는 감독이 바뀌어도 그 맥은 쉽게 사라지지 않듯이 그 이면에 우리 생활속에 자리잡은
문화가 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껴며 이런 문화 환경에 반하는 사안은 현실화 되려면 많은 반대와
시련을 겪었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오원님 오늘도 좋은글 잘봤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