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남대
충청권 19번 코스는 청남대 방문으로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청남대를 방문할 때에는 문의면에 위치한 매표소 근처에 주차한 뒤 입장권과 버스표를 각각 사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20여 분을 달린 후에 청남대로 입장할 수 있어요. 그러나 단체일 때는 타고 온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직접 청남대 입구까지 간 뒤 입장권을 끊고 들어갈 수 있답니다. 청남대는 모두 아시다시피 역대 대통령들의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바로 6년 전까지 만해도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던 곳이지요.
학생들에게 마치 대통령이 되어 휴가를 온 것처럼 산책하면서 청남대를 자유롭게 둘러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대통령과 그 가족 분들의 생활공간이었던 본관 관람은 규모는 훨씬 작겠지만 유럽 어느 나라의 왕궁 내부 관람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답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잘 가꾸어진 공간이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참 기쁜 일이에요. 어떤 정치적인 판단을 떠나서 대통령이라는 직분으로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대통령 역사 박물관은 절대 지나치면 안 되는 곳이에요.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소개와 그 분들이 쓰셨던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과 근현대사에 대한 공부가 되더라구요. 여기어 알게 된 내용은 나중에 국사 수업 시간에 잠깐 퀴즈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 문화재 단지
다음 코스는 문의 문화재 단지인데요, 이곳은 관람을 해도 좋고 안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3일차 일정에 청풍 문화재 단지가 있는데 이 두 곳의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두 번씩이나 관람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문의 문화재 단지를 관람하게 된다면 수몰된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앞으로 방문하게 될 대청호 전망대에서 좀 더 의미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 단지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대청호를 향해가는 길 오른편에 위치한 이 곳에 대해 지나가면서라도 설명해주면 좋겠어요.
일정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대청호를 전망하고 직접 댐 위를 걸어볼 수도 있는 대청호 물 문화관을 추천합니다. 학생들에게 댐이라는 것은 그저 책 속에서 나오는 용어일 텐데요 그 댐을 직접 보고 그 위를 걷어 보며 물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을 보는 일은 매우 소중한 체험이 될 것 같아요. 만약 학생들에게 배부할 수학여행 자료집을 만든다면 이 부분에서 '내가 수몰민이라면', '댐 - 처음 본 느낌' 등과 같은 주제로 짧은 글짓기 활동을 해 보아도 좋겠네요.
3. 상수 허브랜드
청원 IC 근처의 상수 허브랜드는 설립자인 이상수씨의 이름을 딴 우리나라 1호 허브 농원이라고 해요. 단체로 방문하게 되면 우선 강당에 모여 1시간 남짓 설립자의 허브랜드 소개를 듣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허브랜드를 관람하게 돼요. 다양한 종류의 허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만져 보고 냄새 맡아 볼 수 있어요. 관람을 마친 후에는 추가 비용(3,000~5,000원)을 내고 포푸리 만들기, 향초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을 할 수도 있답니다. 가장 특이한 것은 꽃밥(6,000원)인데요, 비빔밥에 식용 가능한 꽃을 얹어 같이 먹는 이 식사는 그 맛이 훌륭하기 보다는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에요. 하지만 지어진지 오래돼서 그런지 규모나 공간의 아기자기한 구성 등의 세련미는 조금 부족한 편이에요. 또 야외 정원 보다는 유리 온실 내부의 비중이 더 커서 탁 트인 느낌도 없구요.
4. 속리산 문장대
2일차 속리산 문장대 코스는 왕복 4시간 반이 걸리는 등반 코스에요. 평소 운동량이 적은 우리 학생들에게는 이 코스도 매우 힘들게 느껴질 테니 다양한 격려 방안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속리산 문장대 등반 성공 - 1,054m"라는 도장을 만들어서 문장대까지 올라온 학생들에게 찍어주는 거에요.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나중에라도 자신이 1,054m의 높이까지 등산했다는 것은 큰 자부심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이제는 법주사로 내려와서 템플 스테이를 하게 되는데요, 이때 주의할 점은 템플 스테이가 가능한 인원이 80여명, 그러니까 최대 2반 정도라는 거에요. 30~4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이 두 개 있고 화장실도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등반을 마친 학생들이 무척 씻고 싶어할 텐데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법주사는 볼거리가 많은 절이에요. 절 앞의 산책로도 좋고 무게가 20여t 이나 된다는 철확, 33m에 달하는 금동 미륵불 등 보물이 많아요. 속리산 국립 공원 사무소에서 진행하는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 알찬 관람을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날 등반하느라 고생한 학생들의 스트레스도 풀어주고 생각할 시간도 줄 겸 야간 캠프 파이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산행이었지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만족감과 기쁨을 잊지 말고 우리 생활 속에서도 이루어 내기를!
5. 서바이벌
3일차 코스는 서바이벌 게임 후 청풍 문화재단지 방문으로 되어 있는데요, 저는 이 둘의 순서를 바꾸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서바이벌 게임을 하면 땀이 많이 나서 씻어야 할테니까 바로 숙소로 가는 것이 좋겠고 또 서바이벌 게임을 하면서 흥분된 마음이 잘 가라앉지 않아서 청풍 문화재단지의 의미를 건성으로 넘겨버릴 것 같아서요. (어쩌면 청풍 문화재단지의 건물들을 보호막 삼아 서바이벌 게임의 연장전을 치를지도 몰라요~) 청풍 문화재단지는 문의 문화재단지처럼 충주호를 건설하면서 수몰된 지역의 문화재를 옮겨 놓고 전시하는 곳이에요. 다양한 농기구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고 자세한 설명도 함께 있어서 좋은 학습이 된답니다. 빼놓지 말고 꼭 봐야할 것은 수몰 역사관이에요. 문화재단지 주변으로 보이는 넓은 호수 지역이 불과 25년 전에는 3만 8천명의 사람들이 매일 먹고 자고 일하던 생활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이렇게 청풍 문화재단지를 둘러보고 난 뒤, 코스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관람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색다른 추억이 될 거에요.
6. 구인사
4일차 코스는 구인사와 온달관광지, 도담삼봉을 둘러보는 코스인데요, 학교로 돌아오는 거리가 멀어 출발 시간을 점심 때 쯤으로 해야 한다면 구인사는 제외해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구인사는 우리나라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규모가 매우 큰 사찰이라 독자적인 버스 정류소와 우체국이 있을 정도랍니다. 하지만 경사가 심한 산 중에 위치해 있고 부지가 좁아서 사찰 건물의 층수를 높여서 짓다보니 여유 있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은 위압적이고 중국풍의 느낌이 들어요. 만약 구인사를 가게 된다면 2일차에 방문했던 법주사와 비교해서 느낌을 이야기하거나 국사 내용과 관련해서 설명해도 좋겠어요. (참고로 법주사는 조계종에 속하는데 이것은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종파이고 구인사가 본산인 천태종은 공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종파라고 해요.)
7. 온달 관광지
온달 관광지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곳이에요. 사극 촬영지가 있어 학생들이 사진 찍기에도 좋구요,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온달 산성까지의 등반도 할 수 있고 신기한 종유석과 석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온달 동굴도 있거든요. 학생들은 온달 산성까지 등반하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한번 올라가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조상들의 수고로움도 느낄 수 있고 한눈에 훤히 보이는 주변 풍경도 멋있거든요. 판판한 편마암으로 차곡 차곡 쌓아올린 산성의 높이가 5m나 되고 둘레가 685m나 된다고 하니 나라를 지키기 위한 조상들의 노력을 절실히 느낄 수 있어요. 사실 온달 관광지의 하이라이트는 온달 동굴이에요. 저도 여러 군데 동굴을 관람해 보았지만 온달동굴만큼 아기자기 하면서 가깝게 석회 동굴의 매력을 느끼기는 처음이에요. 임산부 출입 금지 표지판이 있을 정도로 몸을 완전히 굽히고 옆으로 비틀고 하면서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탐방로도 재미있구요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모양의 종유석, 석순도 참 멋있어요. 조명이 약간 어두운 편이라 더욱 스릴이 있기도 해요. 온달관에서 온달 장군이 살았던 고구려 시대에 대한 전시물 관람까지 마치면 이제 도담삼봉으로 이동하게 되요.
8. 도담삼봉
도담삼봉에 거의 도착할 때쯤 오른쪽 길 건너편으로 금굴이라는 동굴이 보이니 학생들에게 알려주시구요, 도담삼봉에 도착하면 정도전의 일화, 남편봉, 처봉, 첩봉이라고도 불린다는 것 등을 이야기 해 주면서 학생들 나름대로 도담삼봉과 관련된 이야기를 만들어 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북단양 IC로 가는 길에는 한일 시멘트와 성신 양회 공장이 있어 4일차 일정을 지리적으로 연관 지어 볼 수 도 있답니다. 온달동굴와 도담삼봉, 석문, 그리고 시멘트 공장까지, 석회암과 관련된 지형 형성 작용과 공업 입지 유형을 직접 체험하면서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에요. 대통령의 별장과 보람찬 산행, 댐과 인공 호수의 형성, 그리고 석회암 지형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코스가 바로 19번 코스랍니다.
- 글·사진 : 생생 수학여행 답사기
|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