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랑코에 멜라니고무나무 시크라멘 카랑코에
창밖은 흰눈 속에 꽃잎들 다 접었는데
창안은 푸른 옷을 걸치고 낯빛들 붉혔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모다들 널뛰고 화려할 때
뒷데크 한 구석을 웅크리고 초초하더니.
다들 겨울장막 뒤로 몸을 감출 때
재잘재잘 햇살 조명 받으며 무대 위를 올라옵니다.
제라늄 꽃기린 제라늄
남자는 새벽에 일어나 바깥 어스름을 바라봅니다.
여자는 아침에 눈 뜨자 리모콘을 쥡니다.
간밤에 다 못 끝낸 드라마를 쓰고
간밤에 다 못 부른 트롯을 연주합니다.
수염틸란드시아 인삼펜다
여자는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딸과 긴 통화를 합니다.
남자는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귓등으로 듣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코로나와 정치를 역설하면
여자는 주방으로 갔다 딸방으로 갔다 청소기를 돌립니다.
여자는 몇일 엿기름하더니 데크에 내다 말립니다.
남자 왈, 한겨울에 밤이슬 맞혀서 황사바람에 고물묻히요 말하려다가
급 움찔합니다.
남자와 여자는 번갈아 머리염색을 해줍니다.
아무리 접어도 내 머리숱이 천원이라면 여자의 머리는 만원짜린데
구천원은 거슬러 도라 말했다가
구운 밤만 두 되 돌려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