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지는 한달이 넘어서 이제 두달이 다 되어 가지만 그래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올려봅니다.
저와 비슷한 상태이신 분들이나 아직 상태가 심하지 않은 자녀와 같이 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보호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조금 갑작스럽게 여행을 계획한거라 정보를 거의 알아보지 못하고 갔는데 다른 분들이 만약에 가시게 된다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나 제도가 많으니 잘 알아보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저는 발 처짐이 심해서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행을 하고 있고 보조기가 있으면 보행거리에 제한이 없지만 보조기 없이는 100m 정도 마다 쉬어야 또 걸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상 보조기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보행 기능은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단 와이프와 둘이서 다녀왔고요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8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1. 비행편
아시아나 항공 직항으로 갈때는 인천 – 파리, 올때는 런던 – 인천 구간을 이용하였습니다. 비행시간이 각각 14시간 12시간으로 장시간 앉아있는게 자신이 없어서 조금 넓은 좌석을 추가금을 지불하고 예약했습니다.
지금도 엉덩이 근육이 많이 빠져서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어 벌집방석을 따로 챙겨가서 좌석에 깔고 앉았습니다.
1-1. 출입국 심사
장애인 전용 심사대가 있어서 붐비는 시간대에도 기다리지 않고 수속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파리에서도 장애인 전용 심사대를 이용했고 런던에서도 전용 심사대를 이용해서 금방 끝났습니다. 인천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2. 현지 숙소
파리에서는 호텔을 이용했고 런던에서는 에어비앤비로 일반 가정집을 예약했습니다. 유럽의 호텔은 대부분 장애인객실이 있기 때문에 예약할 때 미리 요청하면 배정을 해준다고 합니다. 저는 호텔예약사이트에서 예약하면서 별도로 요청은 하지 않았습니다.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에는 휠체어접근 가능 여부 등이 표시되어 있어서 예약하기 전에 집주인에게 문의를 하고 예약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현지 교통편
아마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과 보행이 어려운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파리 공항에 내려서 파리 시내로 들어갈 때 택시(우버)를 이용한 것 빼고는 모두 버스,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버스는 영국의 2층버스를 포함해서 모두 저상버스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도 버스 이용에 전혀 제약이 없었고 휠체어가 버스에 들어오면 다들 자리를 비워주시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휠체어가 버스를 탑승하려면 정차시간이 오래걸려서 도착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하철을 이용하는 휠체어 이용자는 한번도 못봤는데 지하철이 우리보다 좁고 플랫폼의 높낮이가 제각각에다가 승강장 사이와 열차의 간격이 굉장히 넓었습니다. 물론 역무원에게 요청하면 도와 주실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도 있고 자세한 안내가 되어있지 않는 곳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중교통 장애인 요금 할인이나 감면은 제가 알아보고 가지 않아서 지금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관광지
박물관이나 미술관, 유적지의 입장료가 우리나라보다 비싼편이었는데 사설로 운영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영문장애인 증명서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고, 일부 시설은 할인이 적용됩니다. 동반자도 할인이 되는걸로 확인했습니다.
대부분 관광지가 온라인 예약시스템으로 방문 시간을 지정해서 예약을 해야해서 예약시 장애인이라고 선택하면 0원으로 예약이 됩니다.
시간을 예약해도 실제로 그 시간에 관광지에 가면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이때 영문장애인 증명서를 안내요원에게 보여주면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통 짧게는 30분에서 2시간씩 입장을 하기 위한 줄을 서는데 안내요원에게 보여주면 바료 들여보내줍니다.
저는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영국박물관, 타워브릿지 정도를 다녀왔는데 타워브릿지 빼고는 무료로 입장했고 개선문 같은 경우에는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줄도 안서고 들어갔습니다.
5. 물가
우리나라도 지금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기도 물가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둘이서 그냥 식당가서 밥 먹고 나오면 영수증에 우리돈으로 5만원이 찍혀있습니다. 뭘 대단한걸 먹은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김밥나라 같은 곳에서 가장 저렴한걸 먹어도 1만원정도가 나옵니다.
다만 마트에서 파는 식재료나 식품들은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6. 음식
저희는 가기전부터 그 지역의 음식만 먹고 오자는 생각으로 대부분의 식사를 빵, 치즈, 햄, 고기 같은걸로 해결했습니다. 한식당이 많이 있고 평점도 괜찮았지만 일부러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런던에서는 가정집을 빌렸기 때문에 저녁은 마트에서 장을 봐서 해먹었습니다. 고기와 채소가 저렴해서 소고기, 양고기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서 원없이 먹었습니다.
이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저도 앞으로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생각만 하던 어려운 여행을 큰 마음 먹고 다녀온것인데....
분명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것이고 또 보호자분들께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용기내어 올려봅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면 아는 선에서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대단합니다
파이팅!
20년 전에 런던, 파리 등 유럽 여러 지역을 직장 프로그램으로 단체 여행 다녀온적 있습니다.
따끈 따끈한 최신 여행기를 유익한 정보를 곁들여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