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안녕하세요. 저는 2024학년도 전남 중등 임용시험 합격자입니다. 합격 수기를 적는 제 모습을 상상하곤 했는데, 정말 이런 순간이 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5수 끝에 임용고시에 합격했습니다.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내가 이걸 적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와 비슷한 특성과 고민을 가진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수기를 적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서울 소재 인문대학 사학과에서 교직이수를 했습니다. 4수까지 경기도를 지원했고, 올해 전남을 지원하였습니다. 3수까지는 올인, 4수 땐 서울에서 중학교 시간강사로 1년 근무했습니다. 이때 김구전공역사 3~4월, 7-8월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2024학년도 시험을 준비할 땐 3~11월 패키지를 수강했습니다. 저의 작년, 올해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3수까지의 성적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초수 땐 커트라인에서 5점이 모자랐고, 재수, 삼수 땐 2점이 모자랐습니다.
2. 마음가짐
공부 방법과 체력 및 멘탈 관리, 시험장 팁 등을 적기에 앞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임용고시에 뛰어들기 전까지 별다른 목표 의식 없이 살아왔습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그걸로 앞날을 결정했습니다. 불성실하다기엔 뭔가 할 일은 열심히 하는데, 스스로 과제를 찾아 떠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굉장히 수동적인 인간이지요.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하는 이유는 제가 장수생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역사 교사가 되고 싶긴 한데, 다른 진로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역사는 재밌어’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교직이수가 가능한 대학의 사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 역사 선생님이셨는데, 원서 쓰는 당일까지 뜯어말리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마지막 학기에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역사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남들은 대학을 다니며 치열하게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저는 졸업 후 안일한 마음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재수까지는 딴 길로 새는 일 없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공부하고,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점점 의지가 꺾였습니다. 여기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4수까지 올인을 하기엔 부담이 있었기에 시간강사 일을 구했습니다. 이때의 저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얼마나 한심했냐면, 시간강사 첫 출근 전날 잠들기 전 ‘차라리 이 일이 내 적성과 안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길이 아니었구나 하고 시험을 미련없이 포기할 수 있도록요. 의욕도 다 사라져서 이때의 공부 기록을 돌아보면 10월에도 하루에 2시간도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사 수업을 할 땐 또 즐거웠습니다. 마지막 출근날, 한 학생이 저에게 “역사가 너무 싫었는데 선생님 덕분에 제일 재밌는 과목이 됐어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그동안 가졌던 진로에 대한 의구심이 씻은 듯 사라졌고, 꼭 역사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곧 기간제 자리가 날 텐데 혹시 일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다시 올인을 마음 먹었습니다. 시간강사 일을 하면서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체력과 정신력으로 기간제 일병행 합격은 기적이 아닌 이상 무리라는 것을요...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인에 들어갔습니다.
3. 교육학 1차 준비
(1) 공부 과정
저의 교육학 공부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학생 때 교육학부 강의를 많이 들어 교육학 베이스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임용 교육학에 대해선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학원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초수 땐 3-4월까지 교육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 기본 이론을 공부할 때 꼼꼼히 익혀두니 하반기에 교육학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단권화도 상반기에 마무리 지었습니다. 직접 단권화 노트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듯하여 학원 요약 노트에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가끔 한마음 카페 같은 임용 수험생들이 모인 곳에서 기출이나 단권화 자료를 나눔하는 분들이 있으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재수, 삼수 땐 박문각 이선화 선생님 3-4월, 9-11월 강의를 들었습니다. 재수부터는 9-11월 모의고사반을 따라갈 때 문제만 풀고 해설 강의를 듣지는 않았습니다.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이 몸에 익었고, 해설 자료만 보아도 충분히 이해됐기 때문입니다. 간혹 해설을 읽어봐도 모르겠다! 하는 생소한 내용이 있을 때만 부분적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땐 온라인 첨삭을 받아야 하는 문제만 완성된 논술문을 작성했고, 그 외에는 개요에 핵심 내용만 적고 채점했습니다. n수생의 경우 교육학과 전공 점수를 분석해보고, 전공 점수가 부족하다면 과감하게 교육학 비중을 덜어 전공에 투자하는 것도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대비 전략
교육학 시험 준비에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① 꾸준함
- 모든 시험공부가 그렇지만, 교육학은 더더욱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내용을 까먹지 않도록 매일 꾸준히 암기, 인출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땐 교육학을 7월부터 시작했습니다만, 날마다 빠짐없이 8시 반부터 10시까지 원페이지 교육학을 보았습니다. (원페이지를 본 이유는 초수 때 해놓은 단권화에 없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학원 강의를 들으시고 단권화도 최근에 해두셨다면 굳이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공부해둔 내용이 있고, 날마다 꾸준히 공부하니 다시 암기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때 출제율이 높은 교육과정, 교수전략, 교육평가, 교육행정, 교육심리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는 시간대 역시 고정해두었습니다. 이왕이면 교육학 시험이 치러지는 9시~10시에는 교육학을 공부하며 인출 조건, 환경을 통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저도 교육학은 늘 오전 시간에 공부했고, 모의고사는 9시에 풀었습니다.
② 구조화, 맥락화
- 컴퓨터에서 원하는 파일을 빠르게 찾아 열기 위해선 파일이 어느 폴더에 들어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누구보다 이론을 많이, 잘 이해하고 있어도 답안으로 써낼 수 없으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결국 암기와 인출이 중요한데, 이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구조화인 것 같습니다. 특히 교육학은 전공에 비하면 맥락과 흐름이 없어서 효율적으로 암기하기 위해선 각 영역에 맞게 개념을 구조화해야 합니다. 학원 강의를 수강하신다면 학원에서 제공하는 구조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맥락과 흐름을 잡기 어렵지만,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어떻게든 맥락을 부여하여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이론, 정반대의 이론, 이전의 이론을 비판·보완하는 이론 등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함께 기억하면 좋습니다. 특징, 장점, 단점 등을 외울 땐 청킹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청킹도 계속 만들다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청킹이 다소 유치하더라도 기억만 잘 나면 됩니다.
③ 자동화
- 교육학은 1시간 안에 B4 분량의 논술문을 작성하는 시험으로,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시험 문제 내용과 난이도에 상관없이 긴장한 상태에서도 술술 적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전 문제를 두고 연습할 때 개요를 몇 분 안에 적는지, 한 문제당 몇 분을 쓰는지, 서론과 결론 작성엔 얼마가 걸리는지 꼼꼼히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또한 핵심 키워드만 바꿔 끼워도 답안을 완성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서론은 [ 도입 – 주제 논의의 필요성 – (출제 영역 나열)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해 보겠음 ] 3~4문장으로 구성된 틀을 마련해두었습니다. 본론 역시 문단 앞뒤로 주제를 엮는 방식, 답안 작성 요령 등을 익혀두면 이런 절차를 몸에 익혀두어야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 안에 답안을 작성하고 검토까지 할 수 있습니다.
④ 유추하는 연습하기
- 저는 전공, 교육학 모두 실전 문제를 두고 연습할 때 모르는 내용도 일단 적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암기한 내용 중에서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도저히 모르겠을 때 억지스러운 내용이라도 적어서 답안을 완성했습니다. 2024학년도 시험에서도 ‘온라인 수업에서 학습자 상호작용’은 난생처음 보는 생소한 문제였지만, 차분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상호작용이면 대상이 있겠구나, 학생은 누구와 상호작용할까? 일단 교사랑 하겠지. 학생들끼리도 할 수 있지. 학생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쭉 정리해보았습니다. ~에 근거하여, ~할 시 기능, 특징 등 조건이 있는 문제들도 이렇게 접근했습니다.
4. 전공 1차 준비
(1) 직강 vs 인강
저는 재수까지 타 학원 직강을 다녔고, 3수 땐 인강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교직이수생이라 정보와 인맥이 부족했고, 공부 습관을 잡기에 직강이 더 좋을 것 같아 직강을 선택했습니다. 확실히 노량진에서 강의를 들으니 진도 밀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자습실에서 공부하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스터디원이나 선생님께 바로 질문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대중교통으로 통학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노량진에서 왕복 2시간 반 정도(환승 2번) 걸리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노량진에 방을 구하자니 거리가 애매하고, 경제적으로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강의 시간이나 아침 자습을 위해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출근 시간과 겹쳤습니다. ‘이동시간에 암기 자료 보면 되지’ 했던 다짐도 무색하게, 출근길 인파에 이리저리 치이며 강의 시작도 전에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국 3수 땐 직강은 득보단 실이 크다고 판단해 인강으로 돌렸습니다.
인강의 장점으로는 ① 이동시간 단축 ② 다시 듣기 가능 ③ 진도, 속도 조절 가능 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자습 후 오후에 학원 강의를 들을 수도 있고, 과목과 요일을 내 마음대로 바꿔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가 약하거나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운 경우 진도가 밀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인강... 많이 밀렸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인강 진도 체크 스터디를 꾸릴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체력, 성향,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보완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공부 환경과 생활 습관
5수 땐 집 앞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했는데, 근처에 중학교가 있어서 중학생들이 정말 많이 이용했습니다. 중간,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공부 공간이 산만해졌고, 떠드는 학생들까지 있어서 시끄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정말 예민했던 시기엔 다른 스터디카페에 갔지만, 9월부터는 이 스터디카페에서 계속 공부했습니다. 이용권 끊어둔 게 아깝기도 하고, 위치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9~11월에 이런 산만한 환경에서 공부한 게 시험장에서 집중하는 데 꽤 도움이 됐습니다. 일부러 불편하고 산만한 환경에서 공부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시험장 빌런 견디기 asmr’과 같은 영상들이 많이 나오니, 환경에 예민하신 분들은 하반기에 문제 풀 때 활용해보고 각종 소음에 단련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과 관련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임용고시라는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선 삼시세끼 모두 잘 챙겨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시험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40분까지 치러지기 때문에, 오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는 게 익숙하고,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를 고치기 위해 기상 인증 스터디나 오전 교과서 읽기 스터디에 참여해보기도 했습니다. 챌린저스 기상 미션도 해보았는데, 미션에 실패하면 벌금을 내야 하지만 성공 시 적은 액수라도 상금을 받을 수 있어서 습관 형성에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운동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직강을 다닐 땐 운동을 하나도 하지 않았고, 3수 때 가볍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할 땐 평일 5일 모두 저녁에 1시간씩 운동했습니다. 5일 모두 하는 건 지나친 거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봐도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운동은 저에게 임용고시를 완주할 수 있는 원동력을 길러주었고, 생활 습관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을 하나 찾아 꾸준히 하면 체력은 물론 정신 건강도 챙길 수 있습니다.
(3) 개론서 회독, 학원 자료 활용
수험생활 동안 읽은 개론서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굵은 글씨로 표시한 책은 회독 횟수가 많거나 2023년에 집중적으로 읽은 책입니다.
역사교육론은 김태규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신 대로 개론서에 나와있는 그대로 적확히 외우려 노력했습니다. 목차에 따라 구조화하고, 중요한 내용은 기화펜으로 적어가며 외웠습니다. 한국사는 개론서보다는 교과서에 집중했습니다. 전근대사는 중학교 역사2를, 근현대사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중적으로 읽었습니다. 3수 때 스터디원들과 함께 한국사 교과서 9종을 모두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서술, 자료, 개론서에서 못 봤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때 교사용 교과서(≠지도서)를 보며 부연 설명까지 읽었습니다. 혼자서 했다면 양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겠지만, 스터디원들과 분량을 나누어 정리하니 부담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1차를 준비하며 교과서를 꼼꼼히 읽어두니 2차를 준비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양사개론, 동양사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는 두 달에 한 번씩 완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한위중보다는 동개를 더 많이 읽었습니다. 삼천리 중국 근현대사는... 삼수생 때 스터디원들과 함께 한번 읽어보자!! 하고 의기투합해 5권을 다 읽었습니다. 문제도 출제해보며 나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만... 구쌤 말씀대로 임용 대비를 위해 이 시리즈를 읽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양도 많고 내용도 너무 자세합니다. 구쌤이 강의 시간에 전달해주시는 내용만 잘 숙지하셔도 충분합니다.
개론서를 읽을 땐 위와 같이 날개 부분에 내용을 요약 정리했습니다. 김쌤이 알려주신 대로 문단 끝 빈 공간에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개론서보다는 학원 교재를 돌리며 내용을 암기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뜻에서 개론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강의 시간에 “개론서 몇 페이지를 읽어보라”는 얘기가 나오면 그 부분은 물론 주변부까지 꼭 읽었습니다. 특히 4~6월 출제영역 분석반 강의를 들을 때 해설 자료까지 읽어보고, 확인하라고 한 페이지는 꼭 읽어보았습니다. 중간중간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검색해서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할 때 한국민족대백과사전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동양사와 서양사를 공부할 땐 세계지도를 옆에 띄워두고 공부했습니다.
저는 5수 땐 스터디를 하지 않고 혼자 공부했습니다. 대신 학원 형성평가, 정리 자료 등을 활용해 내용을 주기적으로 점검했습니다. 특히 구쌤이 주시는 중국사 문제가 개념 확인하기에 좋아 기화펜을 이용해 여러 번 풀어보았습니다.
(4) 한문
비사범대였지만 전공 필수로 사료 강독 강의를 수강해야 했기에 기본적인 한문 읽는 법, 문법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자 실력은 7급으로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재수 땐 한자 암기 교재를 따로 구매해 열심히 외워보기도 했는데 큰 도움은 받지 못했습니다. 시간 대비 효율도 좋지 못했습니다. 한문 문제를 풀면서 느낀 점은 많은 한자를 알고 있는 것보다, 사료에서 답안 단서가 될 만한 단어를 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론서를 읽으면서 한자가 나올 때마다 지나치지 않고 눈도장을 찍어두려 했습니다. 구쌤이 주시는 한문 자료도 시간이 닿는 대로 챙겨봤습니다.
(5) 기출 활용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4수까지는 기출 문제의 중요성을 잘 몰랐습니다. 매년 보기는 했는데 거의 수박 겉핥기식으로 봤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김태규 선생님의 기출 문제 활용법을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5개년 기출 문제를 인쇄한 후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이 읽어보았습니다. 가끔 공부가 안될 때도 꺼내서 빠르게 훑어봤습니다. 스티커 색으로 과목을 구분해 바로바로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출 문제는 주로 문제 접근 방식을 연습하거나 출제될 만한 내용을 확인하는데 활용했습니다.
5. 1차 시험 실전
(1) 교육학
이번 교육학 시험은 별난 구석이 많았습니다. 작년 시험이 꽤 쉬웠고 합격자 평균 점수도 높았기 때문에 올해 시험은 어려울 거라고 각오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니 퍽 당황스러웠습니다. 출제 영역은 교육과정, 교수전략, 교육평가, 교육행정으로 무난한 편이었으나, 배점 칸의 내용이 굉장히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출제 유형도 바뀌었고, 물어보는 내용도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곧바로 정신을 다스렸습니다. ‘나만 어려운가? 남들도 다 어렵겠지’
개요를 적기 전에 초안 용지에 위와 같이 정리하여 답안을 적는 과정에서 자잘한 내용을 빠뜨리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2) 전공
‘헤로도토스? 페르시아 전쟁? 문제가 너무 쉬운 거 아냐? 전투 명을 쓰라는 건가?’
‘이거 과진론 아닌가? 확신 못하겠는데... 다른 거 쓰자!’
항상 답안을 복기해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러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마냥 점수를 깎아 먹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모의고사를 풀 때 아주 안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 시험 난이도와 상관없이 항상 30분 만에 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점수는 항상 40점대 중후반. 이번엔 이것만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모의고사를 쳤고, 시험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① 모의고사는 물론, 실제 시험에서도 항상 시간이 남았다는 점 ② 한번 답을 적어버리면 사고가 유연하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모의고사 때보다 훨씬 꼼꼼히 문제를 읽고 풀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험 A형은 문제를 너무 꼼꼼히 읽은 나머지 답안을 검토하지 못하고 그대로 제출했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지금껏 응시한 시험 중 가장 좋았습니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 ‘선화’나 ‘사택’도 이게 답일 리 없다고 꼬아서 생각해 다른 답을 적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를 읽을 땐 문두를 확인한 후 바로 작성 방법을 읽었습니다. 그 후 지문에서 ㉠, ㉡, ㉢ 등을 찾아 동그라미 쳐서 보기 쉽게 했습니다. 그다음 사료의 출처를 확인하고 단서를 찾았습니다.
막상 시험지를 보니 생각보다 밑줄이나 표시가 없어서... 당시 사고 회로를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실제로는 검은색 펜만 사용했습니다)
6. 2차 준비
1차 시험이 끝나고 일주일은 임용시험과 연관된 모든 것들에 관심을 끄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는 수험생활 동안 1차 시험지를 채점해본 적이 없습니다... 점수를 알면 커트라인 걱정에 시달리며 2차 준비 의욕이 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2차 시험장에 무조건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2024학년도 대비 2차 스터디는 저 포함 3인으로 구성했고, 수업 실연, 면접 모두 함께했습니다. 시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또다시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2차를 준비할 때 기출 문제를 실연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기출 문제보다 더 중요한 실연 문제는 없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2월 첫째 주에 4개년(2020~2023학년도) 기출 문제를 스터디원 모두가 실연했습니다. 그 후 선생님을 위한 수업 실연 교재의 문제를 순서대로 돌렸습니다. 해당 과목,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은 각자 교과서를 읽으며 공부해오기로 했습니다. 이때 화이트보드가 있는 스터디룸에서 연습했습니다.
이때 저에게 맞는 구상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봤습니다. 맨 앞 조건지에 적어보기도 하고, 자료 옆에 적기도 했습니다. 지도안 빈칸에 적어보기도 했는데, 결국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은 빈 종이에 쭉 구상한 내용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선 별도의 구상지가 주어지지 않았던지라, 지도안 뒷면을 접어 사용했습니다.
1월에는 스터디원들과 협의한 결과 문제는 만들지 않고 시중의 실연 문제집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를 직접 만들면 교과서 성취기준, 자료, 활동을 더 꼼꼼히 볼 수 있고, 출제자의 시선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험 문제와 같은 문제를 만들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체력을 관리하면서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시중 교재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마찬가지로 스터디룸을 예약했는데, 감사하게도 스터디원 선생님의 도움으로 교실을 빌려 연습해볼 수 있었습니다. 1월에 분필, 물백묵, 보드 마카를 모두 사용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판서를 해보고, 넓은 공간에서 성량을 조절해볼 수 있었던 게 실제 시험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은 12월에는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으로 비중을 정말 낮게 잡았습니다. 이땐 4개년 기출 문제만 연습하며 문제 유형을 익혔습니다. 1월에는 비중을 3배로 늘렸고, 면접레시피의 실전 문제를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3명이 모두 다른 문제를 풀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때 전남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교육감 인사말, 비전과 공약을 보며 전남 교육의 지향점, 정책 등을 확인하고 답변에 녹여내려 했습니다. 스터디가 끝난 후엔 제가 풀지 않은 문제도 해설지를 보며 모범 답안을 확인했습니다.
또 평가원 문제의 경우 문제 형식이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답안 틀,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입니다. 그 이유는 ~입니다.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방안은 ~입니다. ~한다면 학생에게/교사에게/교육 공동체에 ~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와 같이 두괄식의 답변 틀을 만들어 연습했습니다. 다음으로 교사의 자질(인성적/전문적), 교육관, 학생관, 미래교육, 생활지도 등 여러 주제에 따라 10장 내외로 정리해 시험장에서 볼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2차를 준비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① 실전처럼 연습하기
- 태블릿 PC나 책을 그대로 들고 실연하기보다, 실제 시험처럼 문제지를 인쇄해 연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모바일로 교재 연습문제를 스캔해 인쇄했습니다. B4로 인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② 피드백은 적당히 취하기
스터디가 끝나면 그날 받은 피드백을 정리하고, 개선할 점을 고민했습니다. 이때 스터디원들의 피드백에 경청하되, 너무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을 수용하다가 나의 강점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발음, 높낮이, 성량, 태도 등을 확인하고 누가 봐도 안 좋은 습관(예: 짝다리, 불필요한 추임새, 반말 혼용, 학생에게 부정적 어휘 사용, 시선 처리 등)을 빨리 발견하여 없앨 수 있도록 합니다. 그 외 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효과적인 동기유발, 자료 활용, 발문은 무엇이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③ 작년 공고문 확인
- 응시한 지역의 작년 시험 공고문을 꼼꼼히 읽고 진행 방식을 파악해야 합니다. 전남의 경우 대기하면서 서적을 열람할 수 있고, 별도의 구상지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점이었습니다. 자신에게 편한 구상 방식을 찾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 2차 시험 실전
(1) 있으면 좋은 준비물
① 따뜻한 물
- 히터를 틀어놓기 때문에 교실이 매우!! 건조합니다!! 저는 대기하는 내내 따뜻한 물을 조금씩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너무나 건조했습니다. 되도록 따뜻한 물을 챙겨가세요. 다음 날 면접도 있어서 실연 날에도 목 관리에 신경 쓰셔야 합니다.
② 핫팩
- 시험장 환경은 감독관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실연 대기실의 경우 히터를 매우 빵빵하게 틀어놓았고, 면접 대기실은 히터를 약하게 틀어 살짝 추웠습니다. 없어서 추운 것보단 있는데 쓸 일이 없는 게 낫기에, 수시로 손을 녹일 수 있는 핫팩을 하나 챙겨가면 좋습니다.
③ 대본(자료 열람 가능한 경우)
-대기 중 수업 시뮬레이션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선생님을 위한 수업 실연 교재 속 4.19 문제와 구상지를 들고 갔는데요... 이왕이면 수업 대본을 가져올걸 싶었습니다. 긴장하니까 구상지만 보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려 해도 집중이 잘 안됐습니다.
(2) 수업 실연
대망의 관리번호 추첨... 바구니 가운데에 유달리 알록달록한 뒷면을 자랑하는 명찰이 보이길래, ‘마지막만 아니면 돼’하면서 뽑았습니다. 마지막 번호였습니다. 전남이 대기실에서 서적 열람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게 참 감사했습니다. 3시 넘어서까지 기다렸던 것 같은데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중학교 역사2 지도서를 한 바퀴 돌리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정작 시험은 동아시아사에서 나왔지만요^^;;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2명씩 구상실로 이동하는데, 3번(6명)까지 구상실로 이동하고 15~2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가관 회의 시간 같습니다) 뒷번호는 체력 관리를 위해 오전에 잠깐 자두는 게 좋다는 조언도 많이 봤는데, 저는 그냥 계속 책을 봤습니다. 개인차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마지막 번호를 뽑은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습니다. 평소에 걱정이 많고 긴장도가 높은 편인데, 긴 시간 대기하면서 긴장이 다 풀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평가실에서 평소 하던 것처럼 아주 편하게 실연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대신 다음 날 면접을 준비하는데 굉장히 피곤하긴 했습니다. 이처럼 관리번호는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번호는 없고,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요인도 아닙니다. 그러니 내가 뽑은 번호에 대해선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갈 땐 두 가지를 계속 되새겼습니다. 첫째는 평가관들은 수험생을 떨어뜨리기 위해 온 분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 수업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발굴해내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있는 그대로 평가만 하는 분들이니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나와야겠다 했습니다.
둘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시험장 사진을 찾아봤을 때 분필 칠판 사진이 잔뜩 나오길래 시험장도 칠판을 쓰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평가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이트보드가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색깔 마카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평가실에 들어간 분과 얘기해보니, 그 평가실은 칠판이 있었다고 합니다. 칠판과 화이트보드를 같이 쓰는 학교였던 겁니다... 이처럼 시험장에서는 내 예상과 다른 일들이 일어날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평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듯합니다. 저 역시 평가실에 들어가자마자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칠판 글씨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터디를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거나 실제 시험에서 잘 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① 다양한 상호작용 보여주기
- 교사->학생, 학생->교사, 학생-학생으로 상호작용을 최대한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이번 실연 조건이 ‘문답식 수업’이었기 때문에 학생의 질문을 넣으면 강점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학생이 교사에게 질문하는 장면을 구상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학생의 질문은 수업과 관련한 내용이라면 정말 단순하고 유치한 거여도 좋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엉뚱한 질문을 정말 많이 하고, 평가관 분들은 더 잘 알고 계십니다.
② 추가 자료 활용
- <자료 1>을 제시할 때 전자칠판에 일본 제국 헌법을 함께 띄웠다고 가정했습니다. 두 사료를 비교하면서 천황, 일본의 변화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찾아보게 했습니다. <자료 2> 역시 실제로 처벌받은 전범이 얼마나 있는지 표로 정리한 자료를 함께 띄워두었다고 가정하고, 학생들에게 일본의 전후처리과정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발문을 던졌습니다. <자료 3>은 사료 이름이 나와 있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라고 명확히 말하고 판서했습니다.
③ 사료 읽기 방법 제시
- 출처 확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 핵심 단어에 동그라미 치기, 사료를 읽을 때 집중해서 봐야 하는 포인트 제시 등
④ 발문
- 학원에서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할 때, “조건을 수행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구쌤의 조언을 기억했습니다. 발문을 던질 때도 학생의 사고력을 자극할 수 있는 발문을 써보려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중심 질문 1번 답을 발표해볼 학생 있을까요?”, “와, 우리 ○○이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요?/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하, 사료 속 ~에서 ~라고 생각했군요! 역사 자료 분석과 해석 역량이 뛰어나군요/더 성장했네요”, “또 다른 의견을/ 의견을 덧붙여줄 학생이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발문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려 했습니다.
확산적 발문은 정말... 끝까지 어려웠습니다. 자꾸 감정이입 질문만 사용하는 것 같아 다른 발문도 연습해보려 했습니다. 그림 자료를 볼 땐 표면적 읽기로 시작해 어떤 장면인지 추측하거나 의미를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제목을 한번 붙여보게 하기도 하고, 사료에 출처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 학생들에게 먼저 이름을 지어보게 하기도 했습니다.
⑤ 수업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 기자재에 전자칠판이 있고, 페들렛으로 추측되는 자료 화면이 있었기 때문에 기자재, 에듀테크 활용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보드에 터치도 해보고,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이는 부수적인 것으로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하면 수업의 디테일을 살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⑥ 활동 평가 기준과 순회지도, 피드백 연결하기
- 순회 지도는 조건에 없더라도 늘 넣었습니다. 순회 지도를 생략하라는 조건이 아닌 이상 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시험에서도 학생 활동 시간에 잘하고 있는 사례, 어려움을 겪는 사례로 두 모둠을 돌아보았습니다. 잘하고 있는 사례는 모둠원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평가 기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가, 협력이 잘 이루어졌는가 등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순회지도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활동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어려움(자료 조사에 난항, 의견 충돌 등)을 생각했습니다. 활동 결과에 대한 피드백도 평가 기준에 근거했습니다.
(2) 면접
면접은 뒤에서 세 번째 번호를 뽑았습니다. 실연 마지막의 충격 때문인지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시간을 대강 계산해보니 제 번호가 점심시간에 애매하게 걸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12시가 넘어도 시험이 쭉 진행되길래 아, 식사는 건너뛰나 보다 했습니다. 앞번호까지 시험이 진행된 후, 15분 정도 후에 대기실로 이동할 거란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5분 있다가 대기실로 이동하라고 하여 굉장히 당황하며 대기실을 떠났습니다. 정말 변수가 많구나 생각하며 복도를 걸었습니다.
시험지를 받고 보니 요구하는 답안 가짓수가 확 줄어 조금 놀랐습니다. 또 제가 열심히 준비한 부분이 나오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내용은 없었기에 조건만 잘 지키며 대답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실연과 다르게 면접은 굉장히 긴장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 연습할 때보다 조금 버벅이긴 했지만, 내용은 문제가 없었으니 큰 감점은 없을 거라고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2차 시험이 끝나고 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허탈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니 잊자며 결과에 대한 불안을 이겨내려 애썼습니다. 미뤄두었던 친구들과의 약속, 취미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8. 마무리
수기를 작성하며 저의 지난 수험생활을 돌아보니, 참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건 너무 TMI인가? 너무 잘난 척하는 것 같은데... 혹시 상처 주는 내용이 있었나?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적고 싶은데...’ 조심스러운 마음에 몇 번이고 수정하다 보니 제출일이 미뤄졌습니다. 혹여 제 글에 정말 그런 내용들이 있었다면 사과드립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이렇게 적는 것이 맞나 싶고, 어떻게든 더 다듬어 제출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부족한 점이 참 많은 글이지만, 모쪼록 제 글이 이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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