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가족 24-12, 마음은 고맙지만
“권우성 씨와 어린이날 선물 사러 다녀오겠습니다.”
5월 2일 목요일, 월평빌라 채팅방에 전종범 선생님이 남긴 메시지를 보고 ‘아차’ 싶었다.
해민이는 이제 어린이가 아니니까, 다가오는 어린이날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의식할 이유는 비단 해민이 스스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간 잘 소식하지 못했던 해민이 동생이 떠올랐다. 해민이도 동생이 잘 지내고 있는지 마음이 쓰이지는 않았을까?
어제, 합의하지 않았지만 모처럼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해민이에게 찾아갔다.
“해민아, 어머니께 전화 한 통 드릴까? 어린이날도 다가오는데 채은이가 필요한 게 있으려나?”
해민이가 고민해서 선물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동생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을 ‘딱 맞게’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 여쭤보기로 한다.
해민이와 거실 식탁에 앉아 통화버튼을 누르자 여느 때처럼 얼마 가지 않아 전화를 받으셨다. 하지만 어쩐지 주변이 어수선하다. 어머니가 “말씀하셔도 된다.”고 하시기에 안부를 전하고 해민이를 대신해서 오빠 노릇 하는 것 거들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어머니는 괜찮다며 사양의 뜻을 전하셨다. 더 통화하고 싶지만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아 일단 통화를 마친다. 마음 한편에 찝찝함이 자리했다.
그리고 오늘은 부득이 혼자 통화를 했다. 어제 의논에 이어, 어버이날 의논도 했다.
“어머니, 이제 곧 어버이날인데 어머니, 아버지가 생각나더라고요. 해민이가 저와 함께 하게 되면서 아직까지 외식을 못해본 것 같은데, 불편하시다면 저는 빠져도 되니, 혹시 해민이와 식사 한번 어떠신가요? 저녁때도 괜찮고요….”
어머니는 ‘마음은 고맙지만’ 요즘 한창 농번기라 저녁때도 일이 많다고, 다소 난색을 표하셨다. 사실 갑작스레 드린 제안이기는 했다. 어머니의 뜻에 공감했다.
“그렇다면, 혹시 해민이와 집에 잠깐 들르는 것은 어떠세요? 제가 해민이와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라 찾아뵙고 싶어요.”
어머니는 언제든지 오라고 하셨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조금 이른 하교를 하고 들르는 것도 승낙하시며, 아직 밭에는 와보지 않았으니 밭에도 와볼 수 있겠다고 말하셨다. 그래서 더 기대된다. 기록에서 읽었던 해민이네 밭은 어떤 모습일까? 해민이에게 어머니와 다시 통화한 것을 전하고 함께 선물을 궁리해봐야겠다.
2024년 5월 5일 일요일, 서무결
외식하자고 했으니 어머니께서는 이제 외식날을 생각할 겁니다. 당장은 어렵지만, 여유가 생기면 해민이와 외식부터 할겁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맞아 의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한창 바쁜 철이죠. 마음이야 아들과 늘 함께하고 싶겠죠. 형편 될 때 주선해요. 아들 노릇 오빠 노릇 생각하며 주선하고 의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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