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둘 곳 없어 눈물 흐르는구나.
어디에 가 묻힐지 아득하여라.
이번 13집 Purple Wave에 고 이남이씨의 미발표곡에 얹혀진 경허선사님의 시입니다. 찾아보니 조금씩 단어나 표현이 다른 것을 보면, 아마도 원시가 한시라 번역에 따라 다른 듯합니다. (원문 한시나 출처를 알 수 없지만 경허선사께서 남기신 '경허집'에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
원곡자인 고 이남이 선생님(1948년 8월 3일-2010년 1월 29일)은 1974년 '신중현과 뮤직파워'에서 베이시스트로 데뷔하셨고, 77년 '사랑과 평화'에서 활동하셨습니다. 한국 락의 어르신 중 한 분이신 셈이죠. 그 후에 솔로 활동을 하신 듯합니다. 2001년에는 따님 이단비님과, 그러니까 이번 Color of Merging 을 부르신 분과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밴드에서 함께 활동하셨습니다. 우연일까요? 이번 앨범에 '1982'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분도 1982년 생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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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of Merging'의 시작에서 이외수씨의 목소리가 마치 오래된 LP판에서 나오듯이 소리가 살며시 나옵니다. 이외수씨가 이남이 선생님과 함께 막거리를 드시며 들었던 노래가 기억에 남아 부른 것을 태원님이 녹음하시고, 이번에 재편곡하고 부활이 연주를 한 듯합니다.
그럼 노래가사로 쓰인 경허선사의 시....
경허선사(1849∼1912)는 한국근대 선불교를 중흥시키신 큰선사님이십니다. (일전에 한줄 메모장에서 간단히 최인호씨의 '길 없는 길'이라는 책을 말씀드렸는데, 그 책에 이분의 일생에 대해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크게는 한국 선불교의 역사가, 지금 읽은지 꽤 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대강 내용은 고뇌에 빠진 주인공이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경허선사의 일생을 탐구하고 따라가면서 진정한 정신적 자유를 획득하는 내용입니다.)
경허선사가 용맹정진 끝에 어느날 깨달음을 얻고, 옷과 일상용품을 모두 태운 후, 무애행에 나서십니다. 무애행이라는 것은 '너와 나라는 경계를 짓지 않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깊이 들어가보니 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너무 어렵고 제가 기본이 안 되있어서;;; ) 아무튼, 이것으로 인해 남들 눈에는 그저 '파계승'이라고 보이는 행위를 하고 다니게 됩니다." 문둥병에 걸린 여자와 몇 달을 동침하였고, 여인을 희롱한 뒤 몰매를 맞기도 하였으며 술에 만취해서 법당에 오르는 등 낡은 윤리의 틀로서는 파 악할 수 없는 행적들을 남겼다. 그는 생애를 통하여 선(禪)의 생활화·일상화 를 모색하였다."고 합니다. 훗날에는 머리를 기르시고 유관을 쓰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훈장님이 되시기도 합니다.
(경허선사의 일대에 관한 출처 :http://zen.buddhism.org/kr/master/kyongher.html)
(경허선사의 일대에 관한 평: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
여하간 어찌 되었던..... 시가 내포한 깊은 뜻이야 어떨지 어리석은 중생의 한 사람으로서는 알 길 없으나 단순히 보이는 감상으로는 그저 이별의 아쉬움과, 세상만사 근심을 담아 먼 하늘을 바라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단비 님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에 더 없이 어울리는 가사였지요. 약간의 애조가 묻어나는 목소리인 듯합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Purple Wave 는, 전반부가 가지는 강렬함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패기라던가 젊은 힘이 느껴지지만 (ex돈키호테) 결국 내부에의 고뇌 (ex Head up)나 세상속에서의 소외감 (ex Pluto) 등을 느끼며 종국에는 세상 있는 그대로, 즉 시련이나 미련 슬픔을 받아들이고 (이부분이 이'Color of Merging') 세상을 어찌 살아가는 것, 미래까지 포용하는 (ex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듯합니다. (물론 감상은 각기 나름이고, 저는 비루한 팬일 뿐이라 어떤 의도로 작곡 작사 및 배치하셨는지 알 수 없으나 느끼기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 때문에 'Color of Merging' 앨범 내에서 기-승-전=결 고리에서 전반부와 결말부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저 멜로디와 가사에서 느끼고 흥얼거리게 되는 이 감정이 가장 먼저 다가오더군요.ㅎㅎㅎ
작사 작곡과 부르신 분이 부활 멤버도 아닌 분이지만 앨범 내에서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도 않고. 어떤 하나의 매듭으로 다가오는 느낌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써봤습니다. 아...마무리가 궁색합니다. ^^;; 다른 분들의 감상도 궁금하네요.
첫댓글 잔주가 무슨 뜻인가.. 해가 지니까 남은 낮이라는 뜻인가;;; 하다가 사전을 찾아보니 술에 취해 자질구레하게 늘어놓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분이 스님인데 술얘기라니..?? 해서 경허스님을 찾아봤는데.. 파계승..이셨다고... 올해 입적 100주기라 불교계에서느 행사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가사가 스님의 시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고 이남이님의 노래도 약간 불교음악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남이님 따님의 맑은 목소리도 첫부분 이외수님의 정겨운 목소리도 이 곡이랑 참 잘 어울리네요..
원시에 그부분은 "장주長州"입니다. 아마도 음악사이트 가사 서비스에 실수가 있는 듯합니다. ('시름뿐'이라는 부분을 '싫은 꿈'으로 표기 해놓고.-_-;;; ) 원 한시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번역본만 인터넷에 있는 듯한데... 어떤 번역본에서는 저 부분을 '긴 물가'로 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경허스님의 그 파계승 적(혹은 파격적 행위)는 무애행으로 평가하곤합니다. 단순한 파계승이시면 입적 100주기를 기념할 필요가 없겠지요. ㅎㅎㅎ
그렇군요.. 불교에는 문외한이라.. 무애행... 처음 알았네요.
잔주가 아니고 장주였군요ㅋㅋ;; 정확한 가사는 오프에서 씨디 나오면 다시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곡순서...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마지막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가 왜..실렸을까.. 했는데... 앨범 전체를 듣다보니 이해가 가더라구요... 곡 순서도 의미가 있으실 듯 합니다...
첫곡이 return to innocence.. 너를 만나러 가는 중이야... 라는 가사가.. 13집을 만나러 가는 중인 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위에 나무뿌리 양의 글을 읽다가 얼핏 생각났는데... 한... 10 여 년도 더 된 얘기입니다만...
포천의 광릉수목원 쪽에 놀러 갔다가 고 이남이 님께서 운영한다던 찻집이 있다고 해서 친구랑 같이 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고 이남이 님을 잘 모르던 때였으므로 별 정보가 없었는데 같이 간 친구 말이 그 당시 이남이 님께서 불교 음악을 많이 만들고 계신다더군요.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밀짚 모자에 먹물 옷을 입은 두 분의 스님(?)을 배웅하는 이남이 님을 뵌 적이 있는데... 설마 그 중 한 분이.... 에이.... 설마...! 아니었겠죠..??.. ㅎㅎ;;;;
으잌 ㅋㅋㅋ댓글 읽다가 설마...라고 하시길레,그 설마가 설마면 그게 무서운 일입니다. 본격 공포물 되는...ㅋㅋㅋ 경허 선사님 프로필 재확인 요망요. ㅋㅋ 경허선사(1849∼1912)...올해 입적 백주년입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이~~~미지님^^;;;;;;;;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부끄럽구요...부끄럽습니다. 아이~챙피해.
위에 엄연히 입적 100주년이란 말을 써 놔서 읽었고만.... 도대체 생각이란 걸 안하고 글을 읽나 봐요..ㅋㅋ
그런데 인터넷 상엔 경허 선사님 관련 글이 너무 많네요.
그냥 내친김에 최인호 님의 '길 없는 길'이나 사서 읽어봐야 겠어요. ^^
안 그래도 이남이 님과 경헌선사라는 분에 대해서 검색해서 알아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뙇~ 엑기스만 골라서 올려주는 나무뿌리 양 덕분에 미관님 전매특허인 "날로 먹습니다" ㅎㅎㅎ
ㅋㅋㅋ 요건 에리카 님의 전매특허인데... 저기...언니...;;; 경헌선사(X) 경허선사(O).. 오타 나셨쎄요...ㅋㅋㅋㅋ;;;=3=3=3=3=3=3=3=3=3=3
요 한두주?전 '다르마'란 다큐를 보고 무릎을 치며..그래..그래..했었습니다. 그속엔 고려대장경속에 담긴
불교의 중심어란 心 이란거...그리고, 모든건 '변한다'란거..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치유'와 끝없는 자기자신속으로의
탐험 등...이 들어있었지요. 참 공감했습니다. 또한 종교를 초월한 그 무언가를 느꼈다고 봅니다. 그속에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도 들어있었습니다. 이번 Purple Wave는 그야말로 태원님 특유의 음률로, 시어로 세상의 '치유'를 꿈..꿈..!이라
생각코 있습니다. 전 세대를 두루 아울러주신, 보듬어주신 이 앨범이 제게도, 여러분에게도, 태원님 자신에게조차도
위안이 되는 의미가 되리라 또 생각해봅니다.^^
참!! 나무뿌리님의 개인적인 감상에 격하게 공감 보냅니다^^
낼은 경허선사님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경허선사.. 검색해보니 그리 많지 않은 자료에 어휘는 어찌나 또 어렵던지....^^;;
그래서 포기했는데 이렇게 나무뿌리양이 정리해 주니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ㅎㅎ
저도 날로 먹습니다!! 냠냠^^;;
이곡 너무 좋더라구요... 목소리도 참 곱구요...
마음도 차분해지구...
이런정보까지 알려주시니 넘 감사해요~~!!
요즘 많이 배우네요~~^^
경허선사가 사자성어인줄 알았던 무식한 1인이 나무뿌리님의 글로 Color of Merging안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갑니다.고마워^^
모처럼 베이시스트로서의 故이남이님의 사진을 보니 왠지 모를 서글픔도...
故 이남이님이...저희아빠랑 연세가 같으세요...전 Color of Merging 이곡이 예사로 들리지 않네요..
저야말로..들을줄만..알았지...어떤곡인지..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단비양이 이 곡을 부를때....딱! 제 맘과 같았을것 같습니다.....................
ㅠㅠ....................
ㅠㅠ 아빠 세번째 기일이 몇 달 안 남았네. ㅠㅠ
햐~~~~멋진글...음악을 이렇게 들어주는 팬이 있다는걸 아시면 태원님 완전 흐믓하시겠어요. 이미 아시겠지만..마음으로 듣지만 공부도 필요함을 느낍니다...아는 만큼 보이겠져...